떢볶기 사먹은 그 돈

정치 2009. 6. 29. 07:30
대형슈퍼 때문에 장사 못해먹겠다는 상인에게 명박통이 충고하셨다.

"산지와 직거래를 트라."

이 걸 본 노회찬씨가 한 마디했다.

"종부세 깎아서 2300만원 돌려받은 거 가지고 시장에 가서 겨우 10만원 썼다."



종부세와 대형슈퍼는 시스템의 문제, 제도의 문제고, 시장에서 10만원쓰고 산지와 직거래를 트는 건, 개인의 노력 문제다. 어떤 어려움 가운데에도 개인이 노력해서 성공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명박통 개인은 모든 시스템의 어려움을 이기고 성공한 개인이다. 어린 시절의 가난도, 건설 현장의 거침도, 김유정의 폭로도, 심지어 BBK까지도 그의 길을 막지 못하였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성공 케이스다.

이 번 간식 투어에서도 어김없이 그의 "나도 한 때는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나도 한 때는 영세상인이었다"는 "나도 한 때는~" 레파토리가 반복되었다.

명박통의 과거 체험 레파토리는 공감이 있고 울림이 있는 스토리가 아니라, 역경을 이기지 못한 답답한 족속들에게 짜증내는 목소리로 들린다. 산지 직거래를 트지 못하고 구멍가게 수준에 머물러 있는 답답이에 대한 짜증. 이렇게 들리는 이유는 이율배반적인 그의 정책 행보 때문일거다.

구조와 시스템, 제도에 대한 무시가 일관적이기라도 하면, 진정성이라도 있다고 치지, 종부세 인하, 법인세 인하, 부자 신문 살리기 법은 어쩜 그렇게도 제도적 보완을 잘 하는지. 그 자신을 포함한 부유층의 이익은 시스템으로 보존해주고, 서민들의 이익은 "산지와 직거래를 트라"는 개인 행동에 대한 충고로 막음질하는 지금까지의 행태.

이런 정치를 뭐라고 불러야 하나? 부자를 위한 케인주의? 우석훈 식으로 토목 신자유주의? 그냥 엠비다움? 뭐가 되었든 부자 세금 깎아서 서민 떢볶기 사먹는 정치를 일컬어 중도라고 부르는 경우는 없다.

명박식 "나도 한 때는~" 레파토리를 들으면 소시적에 쓰던 알흠다운 단어가 생각난다.

"니똥 굵다!"


ps. 민주당은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해야지 왜 개인에 촛점을 맞춘 논평을 내놔서 점수를 까먹는지. 명박옹이 촛불 시위 직후에 가르쳐주지 않았던가? 떢볶기 사먹은 그 돈, 어디서 나온거야?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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