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

정치 2009. 6. 30. 07:11
"닥치고 경제"

작년인가? 심상정 전의원 관련 행사에서 지난 대선을 요약하는 시대정신으로 김헌태 전KSOI 소장이 쓴 단어다. 이어서 김소장은 명박시대의 시대 정신을 규정하는 단어로 다음과 같은 말을 했었단다.

"각자도생"

우석훈 선생도 이 말을 이어받아 칼럼에서 한 번 써먹은 적이 있다.

이 말 만큼 명박시대의 정책, 명박시대의 시대 정신, 명박시대의 갈등을 잘 요약하는 말이 없다.

명박시대의 시대 정신은 지난 명박통의 간식투어에서도 여지 없이 발현되었다. 가카께서는 영세상인을 위한 대책에 답하여 산지 직거래를 트는 등 각자 알아서 살 길을 찾으라고 일갈하셨다.

망루에 올랐던 철거민들도, 공장을 점거하고 있는 쌍용의 노동자들도, 그들을 몰아내려 공장진입을 시도하는 노동자들도, 모두들 이 번 경제위기에 어떻게든 알아서 살아남아야겠다는 굳은 결심이 있다. 타인을 고려할 수 없는 각자도생 상태다. 이러니 사회 갈등은 극단적으로 강화될 수 밖에 없다. 비열한 거리, 정글의 세계가 명박시대의 시대정신이 되었다. 명박의 삶 자체가 각자도생의 전형이 아닌가.

각자도생이 만인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면 억울하지라도 않겠지만, 명박시대의 각자도생은 고소용s라인의 외곽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된다. 감세로 12조를 나눠먹은 사람들은 서민의 십시로 자신들을 위한 일반을 차렸다. 각자도생은 각자도생이나, 모두가 아닌 "서민들은 각자도생"이다.

홉시안 딜레마가 다른게 아니다. 모든 사회구성원이 각자도생을 위해 극단적인 경쟁을 벌이는 사회에서 경쟁을 통해 사회가 발전하는게 아니라 사회 전체가 공멸을 길로 들어선다. 각자도생을 위한 경쟁 때문에 아무도 살지 못하고 망하는 사회의 모습이 홉시안 딜레마다.

명박정부의 중도 깃발은 명박통의 시장방문, 대한늬우스, 그의 4대강 정비 추진을 위한 라디오 연설을 볼 때, 서민을 위한 중도정치로의 전환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직도 혹시나 하는 기대를 버리고 싶지는 않다마는, 민주주의 탄압에서 각자도생 경제의 강화로 포인트를 바꾼 것에 불과한 듯 하다.

홉시안 딜레마의 극복은 "연대"다. 홉스는 딜레마의 극복방안을 제시하지 못했지만, 게임이론의 죄수의 딜레마는 그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다보면 모두가 감옥에 갇힌다는 죄수의 딜레마는 홉시안 딜레마와 같은 의미다. 죄수가 풀려나기 위해서는 막힌 벽을 뚫고 대화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입을 맞춰야 한다.

연대는 지도력이 발휘될 때 이루어진다. 민주민생연대로 민주주의의 위기와 각자도생에 맞서는 시대정신을 제시하는게 진보개혁세력의 시대과제다. 촌스러워보여도 이거 이외의 답은 없는 듯하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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