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해야 하는거 아닌가?
2심에서 뒤집어진다면 좋겠지만, 아닐 수 있는 경우를 대비해야 하는거 아닌가? 이렇게 여당 전체가 올인하는게 옳은가? 억울했던 아니었던 한명숙도 결국 손절매 당했다. 1심에서는 무죄였지만, 2심에서 유죄였고, 대법에서 확정되었다. 대법까지 가서 결과가 바뀌지 않으면 다른 방법이 없다. 그 때 가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할 것인가?
많이 얘기하지 않지만 노무현 대통령 시절 한 가지 패턴이 있었다.
경제에 집중하던 시기에는 지지율이 오르고, 정치 이슈가 터지면 지지율이 떨어진다. 노대통령 시절에는 야당에 의해, 또 본인이 제기해서 지속적으로 정치 이슈가 공론의 중심에 있었다. 이렇게 가면 어려워진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초기의 낮은 지지율에 비해 후반기에 상당한 수준의 지지율을 유지했다. 그 비결은 2008년의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소득불평등이 줄어드는 등, 4대강 삽질의 성과가 나타났고, 정치 보다는 경제 이슈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촛불, 2009년 용산참사 등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 시기의 후반기는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박정희 후광 외에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었던 절반의 힘은 여기에 있었다.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올해 대북정책의 실질적인 결과가 나타나고, 예타면제 등 확장적 재정과 소득주도정책의 성과도 나타난다면, 현 정부의 지지율은 상당한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고, 2020년 총선에서도 괜찮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총선은 촛불혁명으로 야당을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현 집권 여당에 대한 평가이다. 적폐청산이 총선의 주요 이슈가 되기 어렵다. 민주당이 오래 집권하는 미래는 어떻게 될지 그 맛을 보여줘야 한다.
정치적 효과면에서 총선결과는 김경수 지사의 재판 결과보다 더 크다. 이 기회를 김경수 지사의 억울함을 풀자고 위기에 빠뜨리는게 과연 정치적으로 올바른 결정인지... 여당에서 올인하지 않아도 김경수 지사의 2심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 또 법적으로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동지에 대한 의리, 부당하게 느껴지는 결과에 대한 감정적 대응은 이해하지만,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이, 20년 집권을 노리는 집권당이 어떻게될지도 모르는 결과를 두고 올인하는거는 아니지 않은가? 우상호 의원이 사법탄핵은 민주당이 좀 과했다라고 얘기했다는데, 변화의 신호이기를 바란다.
이런 생각이 법알못의 인상비평이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