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여성의 임금이 오르면 출산률이 떨어진다는 KDI 보고서가 논란이 된다는 기사를 봤다.

여성의 교육 수준이 늘어나면 기회비용이 높아져서 출산률이 떨어진다는 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게리 베커의 유명한 논문이다. 게리 베커는 사회학의 나와바리를 침범해 사회학적 주제를 경제학적 방법론으로 연구하여 노벨상을 받았다.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면, 노동참여율이 높아지고, 결혼이 늦어지고, 출산이 늦어지고, 가임기간이 짧아지고, 출산률이 떨어진다. 여성 임금이 오르면 집에서 애낳고 기르는 것 보다 사회활동하는 것의 유인이 높아지니, 출산률이 당연히 떨어진다. 몇 십년 전에 다 밝혀진 내용이다. 새로운 내용이 없다.

한 편 우리나라는 출산율의 급격한 저하로 노동인구가 줄어들 것을 염려해야 하는 국가다. 이의 해결책은 여성 노동력의 광범위한 투입 밖에는 답이 없다. (이게 아니면 대규모로 이민 인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과 노동참여 등으로 출산률이 낮아서 문제인데, 노동인구의 감소 대책은 여성의 노동참여 밖에 없는 모순적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임금이 오르면 출산률이 떨어진다는 하나마나한 보고서를 내니 욕먹어 싸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여성 지위는 국제적으로 바닥을 기고 있지 않은가.

KDI에서 연구할 주제는 어떤 여성 프렌들리 정책이 여성의 노동시장 유입 촉진과 출산률 증가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지다. 여성 고용과 출산률을 동시에 높이는 복지 대책 밖에는 답이 없다는 소린데, 한정된 예산에서 어느 정책이 우선시되어야 할지, 그 답을 KDI에서 줘야하지 않겠는가.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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