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이 되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고, 포퓰리즘이 만악의 근원인 것처럼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장한다. 오 시장은 포퓰리즘이라는 좌파 이데올로기에 맞서, 공공의 이익을 지키는 투사인양 행동하고 있다.

하지만 포퓰리즘은 딱히 이데올로기적 용어라기 보다는, <정책 소통의 스타일> 내지는 <이익의 주체>에 관한 것이다. 좌파 포퓰리즘, 우파 포퓰리즘, 심지어 중도파 포퓰리즘도 가능하다. 우파 포퓰리즘의 대표적 예가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내건 뉴타운 공약. 무상급식에 맞서 오시장 본인이 내 건 "준비물 없는 학교"도 포퓰리즘 정책이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감세정책도 전형적인 (내가 보기에는 나라 망치는) 우파 포퓰리즘이다.

무상급식과 준비물없는 학교 중 어느 것이 더 좋은지, 어느 것이 우선이 되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무상급식은 투표와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들의 요구임이 입증된 정책이고, 서울시 예산 범위 내에서 충분히 집행할 수 있는 정책이다. 서울시 의회에서도 통과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정책 중에 자기 개인이 선호하는 정책이 우선시 되지 않았다고, 나라가 망한다고 호들갑을 떨며 땡깡을 부리는 오시장의 치기어린 행동을 어떻게 봐줘야 할지 모르겠다. 오시장의 행동이야 말로 민주주의를 흔들고 정치의 기본을 망가뜨리는 땡깡이 아닌가.

현대 민주주의 정치에서 정책에 근거한 정치적 지지는 대부분 포퓰리즘에 의지하고 있다. 포퓰리즘에 대한 전면적 부정은 엘리트주의다. 국민과의 의사소통없이 밀실에서 핵심관계자 몇명이 정하겠다는 얘기다. 의회를 거수기로 만드는 방식이기도 하다. 엘리트 밀실주의가 오시장의 구미에 맞는 스타일일지는 모르나, 민주주의에 걸맞는 방식은 아니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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