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숲님의 가카께 책 추천하기를 이어받아, 가카의 요즘 고민을 덜어드릴 책을 한 권 추천한다.

제목은 "Growing Public: Social Spending and Economic Growth Since the Eighteenth Century." 우리말로 직역하면, "공공부문의 증가: 18세기 이후의 사회지출과 경제성장" 쯤 되겠다. 저자는 Peter H. Lindert다. 2004년에 캠브리지대 출판사에서 나왔다.

이 블로그에서 이 전에 소개했던 책이고, 그 내용도 직,간접적으로 여러차례 얘기하였지만, 포퓰리즘 때문에 나라망할까 걱정하시는 가카의 근심을 덜어드리기 위한 충정의 발로로 다시 한 번 소개해 드린다.

이 책에는 무엇보다 가카께서 좋아하실 내용이 많다. 많은 국민들이 스웨덴은 부자가 교통신호 하나 위반해도 억만금을 물린다는, 부자들이 세금을 엄청많이 내서 복지국가가 유지된다는 의식이 팽배하다.

하지만 최고소득세율을 높여야 복지 국가가 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반박하는 증거가 여기 있다. 아래 그래프는 이 책의 238쪽에 나온, 최고소득세율과 GDP 대비 전체 사회지출의 상관관계다. X 축의 오른쪽으로 갈수록 복지 국가라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복지국가의 최고소득세율은 높지 않다. 오히려 미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낮다. 상관관계를 계산하면, zero거나 오히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게) negative다.


복지국가와 세금의 상관관계는 다른 데서 발견된다. 아래는 같은 책의 240쪽에 나온 그래프다. 복지국가는 부자에게 세금을 많은 것이 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세금을 많이 걷는다. GDP 대비 전체 사회지출이 많은 국가(즉, 복지국가)일수록, 총 소득 중 세율이 높다. 아래 그래프에서 Y축은 직접세와 간접세를 모두 포함해서 총 소득 중에서 세금으로 지출되는 돈의 비율이다.

복지국가는 부자에게 징벌적 과세를 함으로써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공공지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 같이 세금을 더 낼 때 가능하다.

감세 정책은 부자의 세율을 "더" 깎아줘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세금을 낮춰서, 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돈은 없애고, 국가의 재정을 악화시키기에 문제가 되는거다.


가카가 좋아하실 내용은 이것만이 아니다. 아래는 242쪽의 그래프. 이 그래프의 x 축은 위 두 개의 그래프와 같고, y 축은 담배 1보루에 매기는 세금의 액수다. 보시다시피 총 사회지출과 담배세율은 정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여기에 보여주지는 않지만 243쪽에 보면 술에 매기는 세율과 사회복지의 상관관계도 나온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복지국가일수록 가카께서 한 때 고려하셨던 죄악세의 비율이 높다. 복지국가의 높은 세율은 상당 부분이 높은 간접세 때문이다.


이처럼 가카의 탁월함을 보여주는 증거가 수록된 챕터의 제목은 "공짜 점심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Keys to the Free-Lunch Puzzle)"이다. 복지 포퓰리즘으로 나라 망할 것을 걱정하시는 가카의 고민에 딱 들어맞는 내용 아닌가?

가카의 실수인 감세정책은 한나라당이 뒤집겠다고 하니 그냥 모른척하면 된다. 가카께서 진심으로 재정적자가 걱정이고, 포퓰리즘에 맞설 용기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죄악세 인상, 부가세 인상을 실행하는 용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 캐나다 멀루니의 케이스에서도 보듯, 부가세 인상은 정치적 자살의 지름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가카가 언제 그런 것 신경쓰셨나. 오직 국가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고결한 지도자 아니신가.

이어지는 챕터에서는 20세기 후반에 스웨덴이 겪었던 경제 위기는 복지와 전혀 무관하다는 증거도 제시된다. 스웨덴의 위기는 (가카와 만수흉아가 장난치기 좋아햇던) 외환관리의 문제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 책은 18세기에 시작된 빈곤 구제, 공공교육의 확대, 20세기 중반의 폭발적 복지 확대, 소위 얘기하는 복지의 위기에 대해 논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역사는 공공지출, 사회지출, 복지 확대의 역사이기도 하다. 복지 확대를 막겠다는 것은 자본주의를 막겠다는 것 만큼 무모하다. 자본주의의 안위를 불철주야 걱정하시는 가카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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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이커 sovid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