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기사: 박 대통령 지지율 31.5% ‘최저’…문재인은 대권 지지도 1위


한겨레 인터넷판 1면 기사인데, 선거 직후 여론조사는 조심해서 해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선거 후 여론조사는 두 가지 편향이 일관되게 관찰되는데, 


하나는 승자 편향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적 선망편향(social desirability bias)으로 투표했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높은 것.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고, 미국에서도 거의 항상 이런 경향을 보인다. 




선거 직후 여론조사를 하면 실제 투표율은 60%에도 못미치지만 투표했다는 응답이 근 80-90%에 달한다. 둘 중의 하나다. 응답자가 거짓말을 하거나, 투표를 한 사람들만 응답하거나. 둘 다일수도 있다. 


투표가 국민의 의무 중 하나라는 여론이 있기에 투표를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는 인식이 있다. 투표를 하지 않고도 했다고 대답할 수 있다. 


다른 가능성은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정치, 투표와 관련된 여론조사에 응답을 거부할 수 있다. 투표를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선거 결과에 관심이 있을 것이고 정치 관련 여론조사에 더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선거 직후 여론조사는 미국에서는 확실히 승자 편향을 보인다. 아마 한국도 그럴 것. 


승자 편향은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승자를 찍었다는 비율이 실제 득표율보다 훨씬 높은 경향이 있고, 다른 하나는 승리한 정당의 지지율이 그 전보다 유의하게 높아지고, 패배한 정당의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역시 응답자들이 거짓말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보다는 승리한 정당을 지지한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기 때문에 여론조사에서 selection bias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싶다.  




따라서 지금 새누리당 지지율이 폭락한 것이 이러한 편향의 일시적 반향이지 아니면 실제 정당 지지율에서 더민주당이 새누리당보다 앞선 것인지 알기 어렵다. 지지정당이 하루 아침에 바뀔 가능성이 크지 않기에 전자의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선거의 바람이 잦아든 후 여론조사가 나와야 실제 변화를 알 수 있을 것. 


박대통령 지지도도 폭락했는데,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 때도 보궐선거를 치르면 항상 당시 여당이 패배하고 그 직후 노대통령의 지지도가 상당히 떨어졌다. 반대로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는 보궐선거 후 당시 여당의 승리로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갔다. 실제 지지도의 변화와 선택 편향 두 가지가 중첩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문재인과 안철수의 지지도가 모두 뛴 것은 국민들이 이 번 선거를 두 야당의 공동 승리로 인식한다는 의미다. 두 야당의 지지자도 그렇게 믿고 있다는 것이고.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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