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0.06.12 21세기 경제의 최대 과제 (12)
  2. 2009.11.11 "낮은 출산율은 축복이다." (7)
  3. 2009.08.01 "높은 사망률 덕분에 유럽이 발전" (18)
  4. 2009.06.17 파이의 크기와 분배 (7)
  5. 2009.06.02 복지와 경제성장 (7)
Mark Thoma: 어디서 새로운 쓸만한 일자리가 창출될지 의문

일전에도 몇 번 얘기했지만, 20세기에 인류가 경험했던 높은 경제성장과 그에 따르는 삶의 질 개선은 인류 역사에서 매우 이례적인 경우였다. 자본주의 이전에는 그런 경우가 없었으며, 자본주의가 늘상 그랬던 것도 아니다. 19세기와 비교해서도 20세기의 발전은 그야말로 눈부신 발전.

경제발전의 혜택이 다수 대중에게 돌아가 절대다수가 "중산층"이 된 것도 20세기의 특이한 현상이다. 19세기는 이렇지 않았다.

21세기에도 우리의 기대 수준은 여전히 20세기다. 문제는 20세기에 이룩했던 눈부신 발전을 이끌었던 것과 같은 동력을 21세기에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20세기 "산업사회" 속에서 "회사"라는 관료제 조직 내에서 "승진"이라는 사회이동을 보장하던 시스템이 지금 무너지고 있는데, 이를 대체할 새로운 대안은 없다. 이 현상은 1970년대 부터 시작되었는데, 지금까지, 닷컴 , 부동산, 금융 등으로 옮겨다니면서 뭔가 새로운 모색을 하다가 실패하곤 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나락으로 떨어진 것은 아니다. 소수의 유능한 사람들은 더 높은 생산성으로 더 높은 임금과 수준높은 생활을 누리고 있다. 문제는 중간층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 산업사회에서 서비스경제로 넘어갔는데, 서비스경제가 만들어 내는 일자리가 너무 양극화되어 있다.

명박 정부에서 건설로 땜빵용 일자리만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판하지만, 솔직히 다른 대안도 별로 없다. 미국에서 현재 최악의 불황 상태는 벗어났는데, 신규 창출된 일자리는 대부분 센서스 조사를 위한 임시방편 땜빵용 일자리. 고용시장은 여전히 암흑이다. 민간부문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고 있다.

세계적으로 성장보다 분배에 더 이목이 쏠리는 이유도 이 때문. 그런데 분배 정책을 이끌 수 있는 국가의 힘은 20세기보다 약화되었다. 국가 간 자본과 노동 이동의 장벽이 낮아졌기에, 지나친 분배 위주 정책은 그나마 있는 괜찮은 일자리마져 해당 국가에서 빠져나가게 할 것이다. 지금 희망찬 설계를 하고 있는 나라들은 모두 개도국이다.

1등 만이 아니라 2등도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는, 이 딜레마를 21세기에 어떻게 타개할지에 달려있다. 일부에서는 녹색성장을 얘기하지만, 불행히도 아직은 답이 없다.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국내에 소개가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이코노미스트지에서 낮아지는 출산율이 인류에게 축복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인구학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이미 알던 얘기지만) 상당히 재미있는 기사였다.

예전에는 인구규모와 경제성장을 연관시켜서 생각하지 않았는데, 축적된 연구성과들이 둘의 상관성을 보이고 있다. 출산율이 낮아져 2050년 정도에 90억 정도로 인구가 안정화되고, 그 이후에 인구가 줄어들면, 불평등도 줄어들고, 교육수준도 높아지고, 자본축적률이 높아져 투자도 늘어나고, 소득도 높아진다... 등등등.

게다가 이코노미스트지는 인구가 줄어들면 인간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력도 줄어들어서 온난화 문제도 완화된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지구상에 너무 많아서 환경이 파괴되는데, 인구가 줄면 좋은거 아닌감?..이라는 도발적 질문.

이코노미스트의 Leaders 섹션(돈내야 볼 수 있음)에서 내리는 결론은 인구가 줄면 환경문제가 자동해결된다는 것은 아니고, 정부의 개입과 기술의 발전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거다.



ps. 예전에 이코노미스트지가 온난화론은 거짓이라는 식으로 기사를 내보냈던 것을 기억한다면, 온난화 부정론자 내지는 회의적 환경주의자들이 들으면 실망할 얘기.



기사는 http://www.economist.com/node/14743589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http://www.voxeu.org/index.php?q=node/3823

아시아가 아닌 유럽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발전한 이유는? 전쟁, 흑사병, 지저분한 도시의 질병 덕분!

농담이 아니고, 산업혁명이 유럽에서 일어난 원인을 찾는 이론이다. 최근에 특히 주목을 받는.

논리인즉 이렇다. 산업혁명 이전의 인류의 복지 수준은 농업생산력과 인구수에 의해서 결정된다. 인구가 늘면 1인당 식량이 줄어서 피폐해지고, 인구가 줄면 동일한 농업생산력 대비 1인당 식량이 늘어서 풍족해진다. 이른바 Malthusian Trap. 산업혁명 이전의 인류 경제사는 요 한 마디로 정리 끝. 그렇다면 유럽은 어떻게 맬더시안 트랩에서 벗어났는가?

유럽은 아시아와 달리 호전적이었는데, 전쟁으로 사람이 죽으면 살아남은 사람에게 돌아갈 잉여농산물이 늘어난다. 총균쇠에서 나오듯이 유럽인들은 동물과 같이 살아서 각 지방민들은 나름의 면역체계를 발전시켰는데, 전쟁으로 군인이 이동하면 질병도 같이 이동해서 점령지의 사람들을 죽인다. 전쟁 자체보다 인구 이동으로 인한 질병 때문에 사망률이 높아진다.

특히 14세기의 흑사병 덕분에 유럽 인구의 절반 정도가 죽자, 1인당 잉여농산물이 늘었고, 그 덕분에 농업 이외에 다른 산업에 종사할 잉여인력이 발생하고, 잉여인력은 도시에 모이게 된다. 흑사병이 얼마나 당시 유럽인들의 복지에 혁혁한 기여를 했던지, 흑사병 직후(15세기)의 경제수준을 유럽인이 되찾은 시기는 19세기 초라는 계산도 있다. 도시화의 진전은 경제 발전을 촉진하고, 발전된 산업 덕분에 생겨난 잉여 자본으로 군주들은 그들에게 가장 이득이 남는 산업인 전쟁을 벌인다. 전쟁은 다시 질병의 확산, 사망률의 증가를 가져와서 맬더시안 트랩을 막는다.

한편 아시아에서는 똥을 모아 거름을 만들었지만, 유럽은 창 밖으로 똥을 버려서 길바닥이 똥바닥이었다. 덕분에 도시의 사망률은 특히 높았다. 똥통 속에서 사는데 어떻게 오래 살 수 있겠는가. 이는 다시 농촌 지역에서의 높은 출산율에도 불구하고 전체 사망률을 높은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게 만들고, 덕분에 인구 증가로 인한 잉여농산물 감소가 일어나지 않게 되고, 산업발전을 더욱 촉진한다. 똥독으로 가난한 도시인이 죽으면 부유한 농촌 출신이 그 자리를 메꾸는 시스템.

아시아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지 않고 식민지가 되는 굴욕을 겪은 이유는, 평화적이고, 질병이 없었고, 청결했기 때문이다. 이 글의 저자는 다음과 같은 "제3의 사나이"의 오손 웰즈의 대사로 글을 마무리한다.

“보르지아 가문이 30년간 지배할 때 이탈리아는 전쟁과 테러, 살인과 유혈극으로 시달렸지. 하지만 그들은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 르네상스를 낳았네. 형제애가 남달랐던 스위스는 민주주의와 평화를 누리며 500년을 보냈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게 뭐가 있나? 뻐꾸기 시계 뿐…”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미국(유럽) 경제의 성장률은 1970년대 이후 그 전과 비교해서 현저히 감소했다. 그러다가 1990년 후반 이후 급속히 성장한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일컬어 "신경제"라고 한다

사람들은 1970년대 이후 왜 성장률이 줄었을까 묻지만, 실상 진짜 질문은 도대체 왜 20세기에 경제성장률이 그토록 높았을까 물어야 한다. 20세기의 경제성장률은 인류역사에서 전에 없던 현상이다. 수많은 발명과 사상이 만개하던 19세기의 성장률도 1970년대 이전의 20세기를 따라가지 못한다.

미국의 집안을 그린 영화를 보면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50년대의 모습은 지금과 비슷하지만, 그로부터 60년 전인 1890년은 완전히 다르다. 지금은 방2개인 집에 5명도 못살게 법으로 정하고 있는 곳이 많지만, 당시에는 7-8명이 조그만 방에 사는게 당연했다. 뉴욕의 거리에는 돼지새끼들이 우글거렸는데, 사람들은 돼지가 있는게 좋다고 여겼다. 이유는 돼지가 똥을 먹어서 거리를 청소하기 때문이다. 냉장고가 없으니 모든 집안이 음식 썪는 냄새로 진동을 했고, 집에 상하수도가 모두 없으니, 인간과 쓰레기가 구분도 되지 않았다.

파이를 키우는게 우선이고, 그렇게 큰 파이를 결국 다 같이 나눠먹어 모두가 좋아진다는 성장 우선 경제 논리는 인류 역사에서 오직 20세기의 일부 짧은 기간 동안만 실현된 찰라의 논리다. 그 짧은 기간을 제외한 수천년의 인류 역사가 파이를 키우는 것 보다 분배가 더 중요한 경제 원리였다.

며칠 전에 포스팅한 신경제에 논의는 21세기도 정보통신의 발전 때문에 20세기와 같은 비약적 성장이 이루어지는 세기가 될지 아니면 성장보다는 분배가 더 중요한 이슈가 될지에 대한 논의이기도 하다. 신경제라 일컬어졌던 1995년 이후의 빠른 경제 성장이 실제로는 단지 통계상의 오류에 불과했다면 1970년대 이후 지속된 느린 경제성장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고, 이는 다가올 21세기는 20세기와 같은 영광의 세기는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복지국가는 빠른 성장 속에 같이 사는 분배시스템을 구축한 경우다. 이 경우 설사 성장이 조금 느려져도 안정된 사회로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성장 속에 분배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사회는 경제 성장이 느려지는 시점에, 사회적 불안정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아래 한국의 복지 비용에 대해서 "대학생"님이 복지를 확대하면 경제 성장에 방해가 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셨기에, 그림 하나 올립니다.

x축은 국가별로 복지의 GDP 대비 비율이고, y축은 1960-1992년 사이의 1인당 GDP 성장률입니다. 보다 싶이, 적어도 선진국 내에서는 복지와 성장은 별로 관계가 없습니다.



이 자료는 Lindert. 1996. "Does Social Spending Deter Economic Growth." Challenge 39:17-22.에서 캡쳐한 것입니다. Lindert는 Growing Public이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학자죠.

객관성을 기하기 위하여 다른 연구들도 소개하자면, 후진국까지 포함하여 분석하면 불평등이 커질수록 성장이 빠르다는 연구결과도 많습니다.

하지만 복지를 늘리면 경제 성장이 안된다는 주장은, 우리나라에서 만연한 것 만큼 모두가 인정하는 주장은 아닙니다.

미국의 역사를 봐도 불평등이 줄어들던 2차대전에서 1970년대 중반까지의 성장률이 불평등이 늘어난 80년대 이후의 성자률보다 높죠. 적어도 한국 정도 잘사는 국가를 포함한 선진국 사이에서 복지수준과 경제성장은 별로 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