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경제의 성장률은 1970년대 이후 그 전과 비교해서 현저히 감소했다. 그러다가 1990년 후반 이후 급속히 성장한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일컬어 "신경제"라고 한다

사람들은 1970년대 이후 왜 성장률이 줄었을까 묻지만, 실상 진짜 질문은 도대체 왜 20세기에 경제성장률이 그토록 높았을까 물어야 한다. 20세기의 경제성장률은 인류역사에서 전에 없던 현상이다. 수많은 발명과 사상이 만개하던 19세기의 성장률도 1970년대 이전의 20세기를 따라가지 못한다.

미국의 집안을 그린 영화를 보면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50년대의 모습은 지금과 비슷하지만, 그로부터 60년 전인 1890년은 완전히 다르다. 지금은 방2개인 집에 5명도 못살게 법으로 정하고 있는 곳이 많지만, 당시에는 7-8명이 조그만 방에 사는게 당연했다. 뉴욕의 거리에는 돼지새끼들이 우글거렸는데, 사람들은 돼지가 있는게 좋다고 여겼다. 이유는 돼지가 똥을 먹어서 거리를 청소하기 때문이다. 냉장고가 없으니 모든 집안이 음식 썪는 냄새로 진동을 했고, 집에 상하수도가 모두 없으니, 인간과 쓰레기가 구분도 되지 않았다.

파이를 키우는게 우선이고, 그렇게 큰 파이를 결국 다 같이 나눠먹어 모두가 좋아진다는 성장 우선 경제 논리는 인류 역사에서 오직 20세기의 일부 짧은 기간 동안만 실현된 찰라의 논리다. 그 짧은 기간을 제외한 수천년의 인류 역사가 파이를 키우는 것 보다 분배가 더 중요한 경제 원리였다.

며칠 전에 포스팅한 신경제에 논의는 21세기도 정보통신의 발전 때문에 20세기와 같은 비약적 성장이 이루어지는 세기가 될지 아니면 성장보다는 분배가 더 중요한 이슈가 될지에 대한 논의이기도 하다. 신경제라 일컬어졌던 1995년 이후의 빠른 경제 성장이 실제로는 단지 통계상의 오류에 불과했다면 1970년대 이후 지속된 느린 경제성장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고, 이는 다가올 21세기는 20세기와 같은 영광의 세기는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복지국가는 빠른 성장 속에 같이 사는 분배시스템을 구축한 경우다. 이 경우 설사 성장이 조금 느려져도 안정된 사회로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성장 속에 분배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사회는 경제 성장이 느려지는 시점에, 사회적 불안정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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