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번 주 불평등학회에서 발표할 내용인데,
지난 번에 여성차별 논문을 발표하고 난 후 가장 많았던 반박이 여성소득불이익이 여성의 선택 때문이거나, 통계적 차별 때문이고, 선호기반차별(taste-based discrimination)은 없다는 것.
통계적 차별은 정보의 부족에 의한 "합리적" 차별임. 남녀 모두 동일하게 대우하고 싶지만, 여성이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경력단절이 많은데, 개인 고용주의 입장에서 여성을 고용하면 평균적으로 (즉, 통계적으로) 여성의 회사 내 인적자원에 투자한 것이 낭비가 됨. 어떤 여성이 경력단절 결정을 내리지 않을지 알 수 있다면 그 여성을 고용하겠지만, 그런 정보가 미비한 상태에서 최대한의 합리적 결정은 여성 보다는 남성을 고용하는 것.
즉, 자신은 차별할 생각이 없지만 다른 사람이 차별해서, 내지는 사회시스템이 여성의 경력을 이어주지 않아서, 여성의 경력단절이 생김. 이 상황에서 개인 고용주로써는 어쩔 수 없이 통계적으로 남성 노동자를 선호하게 됨.
통계적 차별은 부인하는 사람이 별로 없음. 합리적 결정이라고 생각하니까. 현재의 생산성도 아니고 미래의 불확실한 결정에 대한 성별 평균의 격차에 기반한 차별이지만, 상당히 많은 분들이 심지어 차별하는게 옳다고 생각
의견이 갈리는 지점은 통계적 차별을 넘어서는 선호기반차별이 있냐는 것. 좋게 말해서 남성 선호, 나쁘게 말해서 여성 혐오에 기반한 차별이 있냐는 것. 선호기반차별은 여성의 경력단절을 촉진하고, 통계적 차별로 이어지는 순환의 한 연결고리이기도 함.
이를 검증해야 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고용주의 선호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음. 남의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이 번 연구에서 남성선호의 명백한 지표인 성비를 대리변수로 사용. 지역별 성비의 격차가 지역별 여성소득격차의 정도와 관계가 있는지를 살핌으로써 간접적으로 선호기반 여성차별을 검증.
성비는 1990년대 후반 출생자의 성비를 사용하였음. 1990년에 자녀를 가진 사람의 대략적 연령을 30대 초반이라고 가정하면, 이들의 나이는 지금 50대 후반으로 의사 결정의 정점에 위치해 있음. 이들 집단의 남아선호와 현재 사회에 간 진입한 20대 대졸 초임 노동자들의 성별 소득 격차가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살펴봄.
여기서 중요한 가정은 지역별 문화의 연속성임. 1990년대 후반 지역별 남성선호 문화가 연속성을 가진다는 것. 지역을 하나의 제도로써 보는 입장.
하여간 그랬더니 16개 광역시도를 사용하든, 230여개 시군구 자료를 사용하든 지역별 90년대 후반의 성비와 2010년대 대졸 초임의 성별 소득 격차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을 가짐 (clustered standard errors 구함). 성비가 100인 지역의 여성불이익이 15.8%인데, 성비가 130인 지역의 여성불이익은 24.2%임. 이 불이익은 지난 연구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대학전공, 출신대학, 학점, 영어성적 등을 모두 통제한 것.
한국의 여성차별은 통계적 차별로 온전히 돌릴 수 없는, 남성선호(여성혐오)에 의한 부분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