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왜?

경제사회학 2020. 3. 17. 15:16

이게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이전부터 제가 가지고 있는 a big research question인데 한국 성공의 원동력은 무엇인가라는 점. 

 

코로나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도전에 직면해서 어쨌든 지금까지는 한국 모델이 가장 정상적 대응모델로 인정받고 있음. 이걸 이문덕으로 해석하는 분들도 있는데, 정치적으로는 이해가 감. 하지만, 그건 정치적 레토릭일 뿐.

 

여러 언론에서 보도했듯 상대적 성공의 이유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전문가 집단인 질본이 잘 준비되어 있었고, 민간기업에서 중국에서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바로 검사키트를 개발하였기 때문. 공적 부문과 사적 부문의 유기적 연대가 있었던 것. 한국일보, 신천지, 태극기부대 같은 바보짓도 횡행하지만, 중요한 사회기능이 이 소란에도 불구하고 매우 체계적으로 준비되고 대응한다는 것. 모든 것이 주먹구구식 대응이라는 일반적 인식과는 많이 차이가 남. 이 정도로 체계가 잡혀있는 국가는 많지 않음. 

 

코로나 사태에서 한국 모델이 각광받는 것은 한 현상일 뿐. 저는 BTS 봉준호 코로나 방역 등이 모두 지속적인 발전의 경향 속에서 우연한 기회에 몇 가지 지표가 튄 것으로 이해함.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겠지만, 지난 50년간 전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국가가 한국. 한국 방문 때 마다 여러 사람들에게 주장했던 바임. 이 얘기를 하면 당연히 듣게되는 반박이 헬조선론. 객관적인 수치는 그렇지 않다고 도대체 왜 한국은 지난 반세기동안 가장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을 헬조선이라고 여기는지, 이 인식과 현실의 괴리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질문함. 답은 아무도 제시 못함. 

 

그래서 들게되는 생각이 이렇게 객관적인 수치와 주관적 인식의 불일치가 오히려 발전의 원동력은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 그런데 이런 설명은 자칫하면 문화적 설명론(cultural explanation)으로 빠지기 쉽상. 문화적 설명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비교방법론 연구에서 강하게 지지되는 경우가 별로 없음. 

 

결국 문화로 표현되는 현상까지 포괄해서 설명할 수 있는 제도나 구조에 대한 설명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이게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발전동력에 대한 빅퀘션이라 대답이 어려움. 지난 50년 동안 도시국가를 제외하면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사례가 한국 하나니. 

 

아래 그래프는 2000년과 2018년의 1인당 GDP (PPP) 비교 (그래프 원소스는 OECD). OECD 국가 중에서 구사회주의권은 빼고 그린 것. X축이 2000년의 GDP per capita고 Y축이 2018년 GDP. 모두 로그전환된 소득이기 때문에 트렌드 선에서 위에 있으면 평균 경제성장률이 높은 것이고 밑에 있으면 낮은 것. 

 

보다시피 한국과 아일랜드, 터키가 확실히 트렌드에서 윗쪽에 위치함. 이 중 아일랜드는 선진국 --> 선진국이고, 한국만 중진국 --> 선진국. 터키, 칠레도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중진국. 

아래 그래프는 2018년의 GDP(PPP) per capita와 1년 평균 성장률. 21세기에 평균 2% 이상 꾸준히 성장한 국가는 4개 국 밖에 없음. 작년 GDP per capita가 일본을 앞섰다니, 멀지 않은 미래에 프랑스, 영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있음.  

현재 생각할 수 있는 바는 세 가지. 

 

하나는 민주주의. Acemoglu등이 주장하는 경제발전 원동력이 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키워주는 제도(institution)에 있다는 주장의 차용. 한국은 민주주의 덕분에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넘어갈 수 있는 창의성에 바탕한 혁신 경제의 힘을 얻었다는 것. 민주주의가 만개하여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나오다보니 갈등이 많은 것처럼 여겨지지만, 이는 혁신 경제의 한 측면일 뿐. 그럼 여기서 반박은 왜 민주주의가 먼저 발전하고 오히려 더 심화되어 있는 유럽은 한국보다 덜 발전하는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민주주의가 베버가 효용이 발전을 저해하는 관료제를 설명하면서 도입한 개념인 iron cage가 되는건지? 

 

다른 하나는 아시아 경제 위기 이후 경제 조직 원리가 신자유주의로 변한 것. 각자 도생. 영어 능력을 강조하는 세계화. 대규모 유학. 이런 것들이 삶을 피곤하게는 만들지만, 발전국가 모델에 머물고 있던 한국 같은 사회에서,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사회 조직 원리를 바꿔서 발전을 가져온다는 것. 1997년 아시안 경제 위기가 사회를 리셋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는 설명. 그럼 왜 경제위기를 경험한 남미의 다른 나라들은 위기를 기회로 살린 경우가 하나도 없는건지? 남미는 칠레만 여전히 신자유주의고 다른 나라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한 것인지? 

 

세 번째는 적절한 믹스 모델. 사회학의 embeddedness 이론의 확장판. 사업이 성공할려면 arms-length relations(경제적 계산에만 의존한 단기적 관계)와 embedded relations(밀접하고 지속적인 관계)가 적절히 섞이는 것이 둘 중 하나에만 경도되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 embeddedness 이론의 대략적 결론. 한국은 권위주의 국가에서 민주화로 급속히 이양되면서, 국가주도 발전경제 모델과 개인의 자유방임모델이 적당히 섞여서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것. 헬조선이라는 인식과 실제 경제발전 현상과의 괴리는 이 두 모델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로 이해. 그럴 듯 하게 들리지만, 여기서 "적당히"가 어느 정도인지 질적/양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면 이론적 설명으로써의 완성도가 떨어짐. 그래서 뭐 어떻게 해야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인지 설명할 수 있을지? 

 

또 뭐가 있나요?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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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무명 2020.03.17 2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i)번에서 궁금한 게 있습니다. 유럽의 낮은 성장이라 하셨는데, 서유럽은 1인당 GDP가 높기 때문에 성장률이 줄어드는 것 아닙니까? 한국도 경제 발전에 따라 성장률이 줄어들고 있지요. 2001년에 4.5% 성장했는데 2019년에는 2.0% 성장했습니다. 이것을 보정하시는 것이 어떨까요?

    • 무명 2020.03.17 20:36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를 들면, 영국의 1인당 GDP가 한국과 같을 때의 영국의 경제 성장률을 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 바이커 2020.03.17 2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보정해도 결과 안바뀝니다. 한국의 2000년과 비슷한 소득 수준(2만불대 초반)에 이른 후 18년 동안 영불은 연평균 성장률이 2%내외로 떨어집니다. 한국은 3.4%에 달합니다.

      앞으로 한국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몇 년만 더 영국이나 프랑스보다 성장률이 앞서면, PPP에서 이들 국가보다 앞서는 것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3. 아이누린 2020.03.17 2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문화적 관점에는 좀 뜨악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그것밖에는 설명이 어려울 듯 싶습니다.
    지리적으로 이렇게 다이나믹한 계절 변동성을 가진 그래서 기민한 대응을 반드시 몸에 새겨야 하는 곳이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영향이 있으리라 생각되구요.

  4. 누락발견 2020.03.18 01: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쩌다가 링크 타고 들어와서 댓글까지 적는군요. 헬조선은 너무 많은 내용의 집합인데 잘 모르겠다는 분들이 말하는 공통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작성자 분께서도 동일한 답변을 하시는군요. 특정 국가가 살기 좋다고 하는 것이 경제규모나 경제성장률 같은 수치적인 것 뿐일까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전 사회학쪽은 잘 모르겠지만 본인이 지금 살고 있는 환경에서 겪은 생계적 불만들이 쌓이는 건 여러모로 같다고 봅니다. 미국에 살고 있다 해도 노력하면 이루어진다는 건 돈 없이 가능한 것인지를 묻는다던가 내가 지금 얻는 월급에서의 삶의 질이라던가 차별이나 정치적 문제로 불공평성 느끼고 그러면 비슷한 시각 가질 수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살면서 봐도 못사는 동네에서 경찰이 치한 안지켜주고, 유색인종이라 제도권 이외의 차별로 힘들어 하고 그러면 그런 사람들이 미국이란 나라에 대해서 헬조선과 비슷한 개념의 생각을 안해볼까요? 반면 백인들은 유색인종한테 자기들 일자리 뺏기니 미국보다 못한 나라에서 온 것들이 우리들보다 돈 더 벌며서 다니니 하는 것도 없을까요? 레드넥들 보면 그런 인종들의 집합입니다. 저같은 건 말붙였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열받는 존재더군요.

    전 이 문제를 경제규모나 경제성장률 같은 개념으로 보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이게 한국에서 좀 더 많이 강조되어 단어까지 나왔다는 거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 안해봤습니다. Only in america라는 것도 미국 살면서 들어봤고, 일본인들이 스스로를 잽스라면서 일본 비하하는 것도 이민자들 통해서 들어봤습니다. 누구나 자국 관련해서 안좋은 내용 있고 그게 공유되면서 공감하다 보면 만들어질 수 있는 단어라고 봅니다. 거기에 한국의 헬조선이 끼어있는 수준이라고 봅니다. 근데 한국에서는 혐오가 거의 일상화 될 정도의 무언가가 있는 것에 좀 더 집중하다보면 뭔가 있을까란 생각은 해봅니다. 전 취업만 했을 뿐이지만 이민하신 젊은 분들 보면 한국 이야기만 나오면 나오는 사회현상이나 사회 인식적인 부분에서의 증오와 혐오적인 것들이 꼭 있더군요. 근데 이건 경제랑은 전혀 상관도 없는 그런 부분들이라고 봅니다. 그런 거 없어도 경제는 돌아가고 성장할 수 있지만, 그런 특정 부분들에서 생긴 불합리, 부조리 뭐 그런 것들 때문에 더 이상 못살겠다 싶어서 이민까지 결정한 것일테니깐요. 전 이런 사회, 문화적 부분에서의 결점이 그 사회의 경제적인 부분과 연결되어 있다고는 생각 되지 않는군요.

  5. 잉여 2020.03.18 02: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헬조선 인식은 성장률이 너무 급속하게 추락했기 때문은 아닐까요? 90년대, 00년대, 10년대의 성장률을 비교했을 때 상위중진국~선진국 사이에서 한국은 가장 급속하게 추락한 국가 중 하나가 아닐지요. 원래 낮았던 경우와는 달리, 원래 높았다가 떨어지면 그로 인한 기대조정이 너무 급속하게 이루어져야 해서 나타난 현상 중 하나가 헬조선이 아닌지 하는 생각입니다.

  6. 이상근 2020.03.18 07: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글쓴자와 댓글단자가 동일인일 듯 한건 왜지...?

  7. Paulsk 2020.03.18 0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은 남자는 누구나 군대에 가야한다.한국의 발전기에는 최소한 2년 몇개월을..군대에서 끈기 인내 복종 충성등에 대하여 몸으로 체득하게 되고 여기에 오랜 유교적 사회(어쩌면 발상지인 중국보다 더)의 전통에 따라 자기가 속한 사회(가문 회사 국가등)에 대한 충성심이 더해져서 힘든 노동(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을 감내할 수 있기에 가능한 부분도 있었다고 본다.이런면에서 향후 베트남의 발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매우 유사한 민족적인 성향을 가진 나라이다.단지 그동안의 사회주의 경제에서 탈피하여 경쟁력있는 노동력을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일 수 있겠으나....

  8. Ccc 2020.03.18 11: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정리되지 않은) 생각은 본문의 세번째 가설에 가깝긴 한데, 민주화 이후(혹은 IMF 이후) 한국 사회는 기존의 "국가가 시민이 통제하는" 시스템이 유지되면서, 거기에 더해 역으로 "시민이 국가를 통제하는" 시스템이 얽혀있는 구조인 것 같습니다. 일종의 거대한 국가-기업 형태라고 할 수도 있을 듯 한데, 제가 아는 한 중진국으로 성장한 국가 중에 국가->시민 통제가 잘 이루어지는 곳은 많지만, 반대의 경우도 동시에 성립하는 곳은 한국 외에 딱히 없습니다. 이러헌 특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사례는 최근의 코로나에 대한 대처가 있겠지만, 소위 헬조선 담론 역시 통제되지 않는 것이 불가능한 사회임을 인식한 자조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국가-시민 간의 통제를 지표화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9. Baek 2020.03.18 13: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교수님 말씀을 잘 이해못한 것인지도 모르겠는데, 문화적 설명이 비교연구에 차용된지는 꽤 오래 되지 않았나요? 사회학은 잘 모르겠지만 경제학 논문은 많이 봤습니다. 링크걸어드린 세 번째, 네 번째 논문의 저자인 경제학자 Nathan Nunn의 경우 위에 어떤 분이 댓글에서 언급해주신 Joseph Henrich과도 교류가 꽤 있는 것으로 알고, Robert Boyd처럼 수학 모형을 통해서 문화인류학 연구를 하는 인류학자들과도 많이 교류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https://www.aeaweb.org/articles?id=10.1257/jep.20.2.23

    https://www.nber.org/papers/w16277

    https://scholar.harvard.edu/nunn/publications/distrust-and-political-turnover

    https://scholar.harvard.edu/nunn/publications/understanding-cultural-persistence-and-change

    링크 건 네 번째 논문의 19페이지를 보시면 world value survey 상에서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가 한국이네요(일본이 제일 낮은 것으로 나온 것은 조금 의외네요.) 아이누린님께서는 계절변동성이 문화적 변화를 빠르게 이끌어 내는 원인이 아닐까 추측해주셨는데 이 논문의 19쪽을 살펴보면 한국의 계절변동성은 전 세계에서 중간정도 되는 것 같고 한국은 계절변동성에 비해서 문화의 변동성이 유난히 큰 국가로 보이네요. GDP나 교육수준처럼 깔끔하게 비교할 만한 변수가 명확히 없다는 점이 비교연구를 어렵게 만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구가 불가능하지는 않지 않을까요

    저는 바이커님께서 단순한 추측으로 치부하고 넘어가신 "객관적인 수치와 주관적인 인식의 불일치"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게 중요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아무 근거 없는 제 추측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다른 나라의 제도나 문화에 대해 "피상적" 지식을 쌓아나갔던 것이 문화적 변화를 빠르게 이끌어내고 있지 않나 싶어요. 독일에 교환학생 갔던 어떤 친구는 독일 같은 선진국의 시민들은 절대 인종차별을 하는 법이 없으며, 만약 있다면 그건 가난한 동독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독일 교육시스템은 한국과 달리 입시경쟁에 시달리지 않으며 대학교육은 한국과 달리 토론식 교육이 이루어져 더 창의적이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물론 더 자세히 알고 보면 그렇게 쉽게 단정지을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런 식으로 일본은 어떻다, 스웨덴은 어떻다, 미국은 어떻다 하는 착각을 함으로써 실제로는 '서구'에서도 존재하지 않는 시민의식이나 제도를 모방함으로써 사실은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만들어왔던 것은 아닐까 싶어요. 19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많은 미국의 엘리트들이 유럽에 대해서 열등감을 느끼고 우리도 유럽에 뒤지지 않는 박물관이나 학교를 만들어보자고 했던 것처럼요.

    지금은 가지고 있지 않은 책이라 정확한 사례를 적을 수는 없는데 Albert Hirschman의 Development Projects Observed라는 책에서 봤던 사례가 생각이 나요. 개발도상국에서 댐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공사례로 많이 인용되었던 프로젝트가 있어요(어떤 사례인지 기억이 안나네요..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급하게 이동하느라 책을 두고 왔습니다.). 댐 건설이 그 나라에서는 굉장히 성공적인 경제개발 효과를 가져왔는데 그게 다른 나라에서도 성공적이리라는 보장은 전혀 없고 실제로 그 성공사례를 모방했던 모든 나라들은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부닥쳤다고 해요. 그리고 비용편익 분석을 해보면 당연히 시작하지 말았어야할 사업들이 그런 식으로 많이 시작되었다고 해요.

    그런데 Hirschman은 hiding hand principle이라는 하나의 추측을 제시해요. 인간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에 자신이 마주하게 될 어려움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자신에게 그런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창조적 능력 역시 과소평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댐 건설의 어려움을 과소평가하고 프로젝트 댐 건설에 착수했던 사례들의 경우 비용을 과소평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창조적 방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사후에 발견하거나 사전에 예상하지 못했던 편익을 발견했다고 하더라구요.

    각 나라들은 실제로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갔던 것이지만 자기들은 남의 성공사례를 모방했을 뿐이라고 착각함으로써, 애초에 자신들이 창의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예상했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길을 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물론 이 설명은 현재 당장 정책에 반영할 수 있을만한 지침을 전혀 제공하지 못할 뿐더러 당장에 한국의 예외성을 설명하기도 굉장히 어렵겠습니다. 조금 더 설득력 있는 형태의 논문으로 쓸 수 있는지 가끔 고민해보곤 합니다.

    마지막으로 별개의 이야기를 하자면, 오늘날 국가별 경제발전의 수준이 1500AD의 기술발전 수준과 굉장히 강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한국이 2000년에서 2018년 사이에 원래 자리를 찾아간 것인지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서 예외적으로 탈출한 것인지도 구별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https://www.aeaweb.org/articles?id=10.1257/mac.2.3.65

    • 바이커 2020.03.18 16:18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워낙 구조적 요인에 집착하는 사람이라 편견이 좀 있습니다. 좀 더 오픈마인드로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알려주신 논문들도 잘 살펴보겠습니다.

  10. 대한민국국민 2020.03.18 14: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죄다 빨갱이 천지구만...

  11. 걍댓글 2020.03.18 15: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님이 말하는 50년 발전속 일부도 태극기부대 그사람들이 한거임. 즉, 그런 와중에도 삽질하는 이 전체가 같이 이어진 결과란 것. 마치 좋은 것만 반대 어디서 이뤄낸 결과란 듯 결론 내고 푼건 본인이 어디 한쪽 입장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것 아닌지 중국댓글부대 아니면 잘 생각해보시고 '너 자신을 알라' 소소한 명제부터 다시 성찰도 해봅시다. 많은 지식이 진리가 아닌 현상을 말하는데 원리처럼 착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12. 걍댓글 2020.03.18 16: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천지 욕하는데 어느 시처럼 언제 그리 한번 열정으로 불타보기나 해봤나요? 신천지욕하다 콜센타 상황 등 놓치는게 당신 말하는 잘 준비된 질본이네요. 남탓하는거 돕든 조직말고 객관적 냉철히 일하는 전문가 조직이 되야 하겠습니다.

  13. 전교조 2020.03.18 19: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 대응 잘하는게 현정부가 잘해서 그런건가 아니면 그 전 정권들이 이륙해놓은 인프라때문에 그런건가 생각해보길바람 어떤 학문적인 지식을 갖다붙여도 한국 코로나 사태는 현정부의 무능한 대처로 인해 퍼진것은 팩트임 뭐, 입국금지 했다고해도 언젠가는 퍼졌겠지만 이 정도까지 내수경제에 타격입지 않았겠지

    이 시국에 마스크퍼줘서 한국은 공산주의식 배급제하고있고 북한은 이유도없이 gdp 3배 오르고 한국 보유달러 죄다 중국에게 흘러가서 경제불투명에, 코로나 사망자 대부분이 병원에서 안받아줘 자택격리하다가 죽고 이 때다 싶어 한전 팔아먹고 공수처 설치하고 헌법 개정하고 말도안되는 국가예산편성 날치기 통과하고 60년동안 이륙해놓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공산화시키려고 부단히 노력하고있지

    아무리 권력을 잡았다지만 지들 맘대로 공산화시키면 나라지키려고 군생활했던 예비역 군인과 아직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음? 분명히 내전 일어날 것
    아, 어쩌다가 시리아 꼴이 났는지..

  14. 89292 2020.03.18 19: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 와드박혔나 댓글 신천지랑 꼴통들 천지네ㅋㅋㅋ

  15. 넓은생각 2020.03.18 2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어요.
    50년 발전의 역사속에 부모님 세대가 많은 노력과 희생을 한것임에 틀림없고 또한 그 세대중에서는 아직도 그 시기를 그리워하는 분들이 계시죠. 그리고 많은 목소리를 낼수있는 자유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생각해 본다면 비판은 타당하지만 대부분 댓글은 비난과 욕설이 난무하죠.
    자신의 이익도 좋지만 타인과 함께 발전하며 이타심을 채우는것도 더 나은 인간으로의 방향 아닐까 생각합니다.

  16. 빌바오 2020.03.18 21: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정독을 하고 있습니다.
    별 수상한 댓글로 마음이 상하지 마시고
    좋은 생각을 담은 글을 계속 올려주십시오.
    잘 읽고 잘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바이커 2020.03.19 1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하이텔 시절부터 키워질 해봐서, 저런 분들은 원래 그러려니 합니다.

    • ㅇㅇ 2020.03.19 11:31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단 댓글만 쭉 보던 와중인데 교수님께서 키워질이란 표현을 하시니 뭔가 색다르네요 ㅋㅋㅋ 조만간 본문 정독하겠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글 확인차 들른 거라..

  17. 나그래 2020.03.19 0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긴 뭔데 중증환자들이 드글드글한가??

  18. 나원참.. 2020.03.19 07: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이 2020년입니다...2018년 이전의 그래프로 비교를 하는게 말이 되나요?ㅎㅎ 그리고 한국은 몇가지 부족해서 그렇지 세계에서 바라보는 시선이나 경제는 선진국이라 합니다..당장 오바마,트럼프만해도 그랬고
    2019년 통계부터 보셔요ㅎㅎㅎㅎㅎ
    요 몇년사이 경제성장률, 잠재성장률 낙폭이 가장 크게 떨어진게 한국이고요.
    GDP갭은 7년째 마이너스 기록중이네요
    그냥 경기침체...그 와중에 끝없는 복지에 추경에, 비선실세로 빼돌린 세금, 연금등등등 어떻게 될지 몰라요 미래는....
    당장 빈곤층 살리겠다고 퍼주고 있는데 중간계층은 피터져나갑니다
    청년들이 왜 헬조선이라 얘기하고 다니는지,
    정부가 잘하고 있는건지는 알아보시고 본인 판단에 맡깁니다

    • 2020.03.22 0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대로 읽지 않고 전체 내용에서 본인이 이해할 수 있는 그림 하나만 확인하고 내려와서 쭈루룩 반박글이라며 덧글 다시네요
      자세히 읽어보세요

    • ㅇㅇ 2020.03.22 08: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본인이 찾으시던 2019년 그래프 여기있습니다.
      아쉽게도 본인 의견이 아닌 여기 글쓰신 분의 의견을 뒷받침하네요. 가서 확인해보세요.

      https://countryeconomy.com/gdp/south-korea

  19. 단추 2020.03.19 2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여러 생각을 하게 하는 화두네요.

    여러가지 요인 중에 저는 우선 "교육"의 효과를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다만 통상적인 Human capital로서의 역할보다, 교육의 외부효과를 더 생각해보게 됩니다. 교육을 더 많이 받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범죄율이 낮고 사회의 규범을 잘 따른다고 가정했을 때,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의 negative externality가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교육수준이 충분하지 못한 사람들을 선동하는 정권의 등장입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유럽이나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덜 우경화되어있는 현상이 한 예가 아닐까 합니다.

    이러한 교육의 외부효과가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평균치보다 "전체 분포"가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미국의 Human Capital은 (상류층의 뛰어난 교육수준에 힙입어) 한국보다 뛰어나다고 생각되지만, 교육의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또한 엄청납니다.

    왜 한국의 교육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은가 하는 질문에는, 위에서 말씀하셨던 "신자유주의 경쟁체제"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기도 합니다.

  20. ㅇㅇ 2020.03.22 0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데 경제,사회적 면 빼고 서두에 언급하신 코로나 문제는 한국도 딱히 성공은 아니지 않나요. 상대적 성공이라는 말은 할 수 있겠지만...

  21. ㅁㅁ 2020.03.27 1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헬조선 인식을 갖게된 건 고도성장이 끝나고 경제성장률이 둔화된 탓이 크다고 봅니다. 똑같이 열심히 해도 결실이 예전같지 않으니까요.

    특유의 근면성과 미국의 영향으로 일종의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내 살림살이가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미국은 저 앞에 있고, 계층이동성은 열려있지만 예전같은 성공 신화는 상상하기 힘들죠.

    이 간극을 파고든 것이 통합이 아닌 분열의 정치이고, 높은 스마트폰 보급율과 SNS를 통한 집단간(금수저/흙수저, 남성/여성, 장년층/청년층, 유주택자/무주택자...) 혐오의 확대 재생산이 헬조선 인식 확산에 크게 기여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