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양권모 칼럼: 문재인 정부의 토건 본색


차마 이럴 줄 몰랐어요. ‘토건 대통령’ 때의 삽질을 문재인 정부에서 겪게 될 줄 짐작이나 했겠어요. ... 개발과 토건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이 자유한국당 뺨치는 것 같아요. ... 모욕적으로 들리겠지만 이런 토건 잔치는 ‘MB 따라하기’ 같아요.


이 문제로 화난 진보 분들도 많고, 문재인 정부 비판안하고 뭐하냐고 한 마디씩 하는 분들 많은 듯. 


최저임금 문제로 어용지식인 벌써 다 죽었냐고 한 마디 한 적 있는데, 이 번에도 마찬가지. 어용지식인도 아무나 하는거 아닌 듯. 그러길래 토건 욕은 왜 그렇게들 하셨는지. 


이 블로그에서 꾸준히 얘기했듯, MB의 4대강이 꼭 나쁜게 아님. 경기가 다운되고 마땅한 수단이 없을 때는 삽질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함. 특히 경기 하강으로 불평등이 확대될 때는 삽질이 불평등을 줄이는 효과도 있음 (요기서도 얘기). 이 얘기 하고 다니다가 민주당 인사들과 진보 분들에게 욕도 많이 먹었지만 문재인 정부도 결국 삽질을 하고야 마는 것. 


일자리 통계를 통해서도 여러 번 얘기했듯, 건설경기만 과거 정권처럼 유지되었으면 작년 일년 내내 떠들었던 고용참사도 그 정도가 상당히 달랐을 것. 고용에 가장 큰 문제가 생긴 집단은 최저임금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저소득 여성층이 아니라 40대 남성임을 기억할 것. 한국의 경제 구조상 40대가 무너지면 가계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감. 이들 완화시켜주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함.  


올해도 상당한 수준으로 최저 임금이 인상됨. 작년처럼 일자리에 문제가 있는데 최저임금이 오르면 보수 측에서 생난리를 칠 것은 명약관화. 최저임금은 이미 올리기로 했고, 복지도 확대해야 하는데, 어떻게 이런 정책을 필수있는 정치적 동력을 유지할 것임? 40대 남성의 고용을 유지하고, 자영업의 반발을 억누를 가장 좋은 수단이 무엇임? 지역에 돈 풀기에 삽질보다 더 나은 수단이 현재 있음? 추세적 경기 하강을 예측하면서 돈을 풀지 말라는 것은 또 뭐임? 


작년 연말 통계로 민간소비가 증가하니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나오는데, 1년 내내 종말이 다가오는 듯이 얘기하다가 이제서야 뭔가 다른 얘기가 나오는 것. 작년에도 삽질을 해서 경기를 유지했으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평가도 달랐을 것. 올해 삽질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작년에 삽질 예산을 대폭 줄인 것이 문재인 정부의 패착. 


물론 예타면제가 가진 문제점들이 있음. 하지만 삽질을 안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현재 나은 정책임. 복지확대와, 최저임금인상, 소득증대 정책은 그것대로 또 해야. 


진보의 토건울렁증을 이 번 기회에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람. 





Ps. . 소득주도성장으로 진보의 성장 울렁증도 극복했으면. 1인당 GDP로 경제 성과를 측정하는걸 많이 비판하는데, 문제가 있는거 다 알고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보는 딱 한 가지 지표만 선택하라면, 1인당 GDP임. 많은 문제가 있지만 이것보다 더 나은 지표는 아직 없음. 온갖 삶의 질을 측정하는 인덱스를 살펴보면 가장 큰 결정 요인은 역시 1인당 GDP임.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래퍼 곡선

경제사회학 2019.01.05 13:16

한경기사: 아서 래퍼 인터뷰


미국에서 보수주의자들의 주장을 들을 때 왜 저렇게 황당한 소리를 할까라는 의문을 가진 적이 가끔 있음. 주니어 부시의 감세 정책이 그 중 하나. 


다 망한 감세 정책을 또 다시, 더욱 격렬하게 시행해서 완전히 망한 곳이 있는데 바로 나님이 사는 캔사스. 이 전 주지사였던 Brownback이 2012년에 state income tax를 왕창 깎았더니 주의 수입이 줄어들고, 인근 다른 주에 비해서 경제 성장률도 낮아지고, 교육과 시설투자는 폭망. 주 경제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름. 


오죽 했으면 공화당이 지배하는 캔사스 상원에서 감세 정책을 취소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경제인 연합회에서 세금 좀 더 걷자고 청원하고, 공화당의 최고 아성 중 하나인 이곳에서 2018년 선거에서 민주당 주지사가 당선되었겠음? 정말 말도 안되게 상황이 좋지 않았음.  


캔사스 경제 폭망의 직접적 피해를 나님도 입고 있는 중. 주의 flagship 대학인 이곳의 재정이 말라서 교수들 조기 은퇴시키고, 월급 동결하고, 직원 새로 안뽑고, 연구비 지원 줄이고 (이 와중에 미식축구 프로그램은 확장하고...). 


이전 주지사가 이렇게 폭망한 경제 정책을 확립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 학자가 한 분 계셨으니 그 분이 바로 한경기사 인터뷰의 대상인 Arthur Laffer. 그 악명 높은 래퍼 곡선의 창시자. 


이처럼 래퍼의 말을 그대로 정책에 실행했다가는 쫄딱 망한다는 생생한 증거가 있고, 미국 언론에서도 여러 번 보도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 보수 언론은 래퍼를 인터뷰하고, 보수 네티즌들은 그 걸 또 좋다고 퍼나르고 있으니... 참. 




그럼 래퍼 곡선은 이론적으로 완전히 틀렸는가? 


그건 아님. 세금이 지나치게 높으면 경제 활력이 떨어짐. 문제는 지나치게 세금이 높은 그 지점이 어디인가 하는 점. 


래퍼 곡선은 Inverted U-curve임. 세금이 오르면 그에 따라 국가의 재정수입이 늘어나는데, 일정 수준이 넘어가면 경제 활력이 떨어져 세금 인상이 오히려 재정수입을 줄인다는 것. 따라서 세금이 이 지점 이상일 때, 세금 인하가 경제활성화와 재정수입 확대를 가져옴. 


그럼 질문은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Threshold가 어디냐인데, 지금까지의 역사적 경험과 실험적 연구에 따르면 세금이 적어도 70%는 되어야 함.  


1억이상 소득자에게도 실효 세율이 10% 조금 넘는 한국에서 래퍼 곡선에서 말하는 세금이 경제효율을 떨어뜨리는 지경에 이를려면 멀고도 멀었음. 미국 하원 의원이 제안하는 것처럼 최고 세율을 지금보다 30%포인트 높은 70%까지 높여도 래퍼 곡선에 따르면 별 문제가 없음. 


지금 그렇게 하자는 거임? 


이론적으로 래퍼 곡선은 논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틀리지 않은 주장이 될 수도 있지만, 래퍼 곡선의 효과가 발생하는 Threshold와 세율이 크게 동떨어진 현실에서, 래퍼 곡선에 근거해서 정책을 제안하는 것보다 더 바보같은 주장도 많지 않을 것.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민주당에서 추진하는 정책 중에서 가장 실패할 가능성이 큰 것이 지역균형발전 정책이라고 생각함. 아마 말만 그렇게하고 실제로는 하지도 못할 것으로 예상하긴 하는데, 진짜로 할까봐 무서운 정책이기도 함. 


요즘 지역 연구하는 사람들이 왜 대도시에 고급인력이 몰리고 고급인력이 몰린 대도시의 생산성이 더 높아지는지 논의하고 있는데, 명확한 결론은 없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이 고급인력끼리 몰려 있을 때 나오는 시너지 효과가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집값이 오르고 지역이동률이 높아져서 학력/소득/생산성이 높은 사람은 대도시로 몰리고, 학력/소득/생산성이 낮은 사람들은 대도시로 오지 못하는 sorting 효과 때문이 아니라, 생산성 높은 노동자끼리 좁은 공간에 모아두면, 아이디어 교환이 활발하고, 좋은 건 서로 빨리 베껴서 생산성이 더 크게 오르는 externality 효과 때문에 지역 격차가 커진다는 것. 


지역 격차 확대가 sorting 때문이면 이해찬이 얘기한 것 같은 공공기관의 지역분산이 고급인력을 분산시켜 지역 균형발전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지역 격차 확대가 externality 때문이면 공공기관 지역분산은 한국 전체의 생산성을 낮추는 패착임. 


경제 성장에서 혁신의 중요성이 커질수록 생산성 높은 노동자의 집중에 따른 externality 효과의 중요성은 커짐. 이 때문에 최근 전세계적으로 지역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함. 


실제로 대규모 도시 지역과 다른 지역간의 생산성 격차가 벌어지고 그로 인해 불평등이 커지는 것은 현재 전세계적 현상임.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고. 전세계적으로 지역 생산성 격차와 불평등이 커진다는건 일국 내에서 정책으로 조정할 수 없는 공통된 요인에 의한 변화가 있다는 것. 이러한 요인은 활용해야지 저항해서는 안됨. 


한국의 경쟁력은 고급인력의 수도권 집중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 다른 나라보다 더 수도권에 모든 인력이 집중되어 있어서 국가 전체적으로 고급인력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 좋은 구조를 가지고 있음. 


지속적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정책보다는 수도권의 생산성, 이동편의성을 높여주는 정책이 낫다고 생각함.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데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펴서 고급인력의 분산을 유도하는 것은 국가 전체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 


21세기들어 한국 경제 성장의 81%가 메트로 도시 지역에서 나왔고, 전체 경제 성장의 50%가 서울에서 나왔음. 서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밖에 안된다는걸 생각하면 서울의 생산성이 타 지역보다 2.5배 정도 높은 것. 


아래 그래프는 그 나라의 수도가 전체 GDP에 기여하는 정도. 소스는 요기. 보다시피 OECD 국가 중에서 수도의 GDP 기여분이 가장 큰 국가가 한국임. 한국은 서울이 망하면 국가가 망하는 그런 나라임. 이거 바꾸기 어려움. 바꾸는게 바람직한지도 모르겠고. 




또한 한국은 완전히 도시 국가임. 아래 그래프는 OECD Regions and Cities at a Glance 2018에서 가져온 것. 위 그래프의 원소스도 OECD 리포트임. 


보다시피 GDP의 80%가 메트로 시티에서 나옴.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음. 이러니 농업노동자가 일부 증가한걸 가지고 한국이 농업국가로 돌아가는거 아니냐는 식으로 칼럼쓰고 그걸 또 되뇌이면 한심해 보이는 것. 전세계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도시화된 OECD 국가가 바로 한국임. 





Ps. 그리고 일반적 오해와 달리 한국의 지역불평등은 다른 나라보다 큰 편이 아님.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이강국 칼럼: 소득주도성장을 업그레이드 하라

한겨레 기사: 소득주도성장, 재정이 열쇠다


다 맞는 소리.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게 한꺼번에 시행되기 굉장히 어렵다는 것. 


블로그 9년 넘게 하다보니 어차피 했던 얘기 또 하는 것. 이 번에도 했던 얘기 또 할텐데, 그래도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론적 논의를 현실에 적용하면 그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  


자본주의는 하나의 고정된 제도가 아니라, 각 사회마다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고, 자본주의 발전에 한가지 제도가 장땡이 아니라 미국식 자유경쟁, 스웨덴식 복지, 독일식 중도(?), 일본식 집단주의, 모두 나름 잘 작동하더라는게 Variety of Capitalism (VoC).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게 국가 내 여러 제도는 친화성이 달라서, 독일식 노동시장 제도에서는, 어릴 때 부터 자기 길을 정해주는 교육제도와, 강력한 실업보장 복지가 친화성이 있고, 미국식 자유경쟁 제도에서는, 대학까지는 물론 그 후에도 경쟁하는 교육제도와, 노동유연성이 친화성이 있다는게 제도주의적 입장인 VoC의 내용. 





한국에서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소득주도성장"은 지금까지 보수가 내세웠던 "성장(하면 결국 모두 이익)" 패러다임에 도전하는 새로운 국가 경제 체제임. 


이렇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한 두 가지 제도를 바꾸면 이 새로운 제도는 기존 제도와 삐걱거릴 수 밖에 없음. 국가의 모든 제도는 서로 친화성을 가지고 상호보완하는 기능을 일정정도 가지고 있는데, 패러다임을 바꾸는 제도를 도입하면 기존 제도와 마찰을 빚고, 제도적 친화성이 무너지면서 혼돈이 초래됨. 


다른 제도도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게 재구조화될 때까지 일정 정도의 마찰은 불가피함. 다른 제도까지 모두 재구조화되면 그 이후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메인이 되어서 과거로 돌아가는게 어려워짐. 이강국 교수의 칼럼, 한겨레 기사 모두 새로운 패러다임의 구축을 위해 제도적 보완을 서두르라는 것. 다 맞는 소리이긴 한데, 이거 할려면 시간이 걸림.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존버". 


제도를 바꿀 때 존버의 중요성을 극단적으로 강조한 이론이 칼 맑스의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론." 존버에 방해되는 세력을 억누르고 장기간 버티면 결국 사회주의를 넘어 공산주의 사회로 이행할 것이라는게 맑스의 이론. 이게 변형되면서 스탈린도 나오고, 문화혁명도 나오고, 김일성 일가의 독재도 나오지만, 맑스 이론의 함의가 틀린 것도 아님. 문화혁명 없었으면 지금의 중국식 발전도 없었을 것. 


박정희의 18년, 전두환/노태우의 12년 총합 30년 존버로 한국 사회 시스템을 완전히 그들의 판으로 만들었음. 박정희의 경제개발5개년 계획은 뭐 스무스하게 진행된 것 같음? 생지랄을 하면서 관철한 것임. 아래 얘기했던 삼당합당 이후 30년까지 계산하면, 해방 후 80년 중 장장 60년을 박정희가 만든 시스템으로 한국 사회를 구성한 것.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아니라 군부독재 30년이 한국 사회를 만든 것. 






진보에게 돌맞을 소리하자면, 박정희가 시작한 이 시스템이 극악한 것은 아님. 나름 작동하는면이 있음. 그러니 60년 동안 유지하고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것. 하지만 여기서 머물수는 없다는게 진보의 생각. 


소득주도성장이라는게 이렇게 60년 동안 만든 경제체제를 바꾸기 위한 시작임. 기존의 많은 제도와 갈등을 빚을 수 밖에 없음. 


예를 들어 소득주도성장은 자영업자와 갈등을 빚을 수 밖에 없음. 70~75%의 경제활동인구가 노동자인데, 이들의 소득이 오르면 자영업자의 소득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 소득주도성장의 주요 대상은 고용주가 아니라 피고용자, 노동자임. 한국에서 자영업자 비율이 30%에서 20%대 초반으로 낮아졌는데, 타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앞으로 7~8%포인트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큼. 복지국가는 모두 자영업 비율이 10% 초반대임.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시행할 때 자영업자의 최소 1/3, 최대 1/2이 아마 버티기 힘들 것.   


이 갈등을 견디고 소득주도성장을 보완하는 제도를 앞으로 20~30년간 시행하면 한국 사회를 완전히 바뀌는 것이고, 그러지 못하고 기존 체제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공격에 무너지면 결국 기존 시스템으로 굴러가는 것. 






한 사회가 근본적으로 체제를 바꿀려면 한 세력이 얼마나 오랫동안 일관되게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지 다른 나라 역사를 보면서 대충 따져본적이 있는데, 한 30년 걸림. 진보가 앞으로 30년간 정책적 주도권을 쥐면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 그 기간 동안 정책적 mismatch를 극복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의 변화를 이끌어야 함. 


지금의 소득주도성장 노선은 분배와 성장을 모두 포괄하는 진보의 패러다임임. 이 패러다임이 실패하면 진보는 보수의 자장 안에서 움직이는 것. 진보라고 해봤자 보수와 별 차이가 없다는 것.


작년 최저임금 논란서부터 시작해서 최근에 블로그를 좀 과격하게 쓰는건 그 때문임.  






많은 사람들이 진보의 성공을 바랄텐데, 그렇다면 당연히 나오는 질문은 그럼 문재인 독재하자는 얘기인가? 프롤레타리아트 독재, 군부 독재와 비슷하게 진보 독재하자는 주장인가? 문빠가 문화혁명하자는 소린가 (노무현 때 이런 얘기 많았다는거 기억하시는지)? 독재 없이는 이러한 체제 전환에 성공할 수 없는 것인가? 


사실 독재 없이 체제 전환에 성공하기 어려움. 그런데 독재가 아닌 민주주의로 체제 전환에 성공하는 케이스가 있는데, 조건이 있음. 바로 전쟁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 2차 대전 이후 모든 자본주의 국민국가가 복지국가로 전환된 것이 그 예임. 그 바탕에는 국뽕이 있음. 전쟁보다 국뽕 함양에 좋은 사건이 없음. Thomas Piketty의 주요 주장 중 하나가 바로 전쟁으로 인한 자산의 파괴와 복지 도입이 20세기 매우 예외적인 20세기 복지국가 등장의 배경이라는 것. 


여기서 우리가 배워야할 함의는 현재 북한과의 갈등은 위험 요소가 아니라 기회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 소득주도성장의 몇 가지 조치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더라도 대북문제로 국민적 집단 목표가 형성되면 이 부작용을 넘어설 수 있음. 


복지국가가 국민국가와 함께 발전했다는 것은 큰 함의가 있음. 국뽕없이 평화적 민주주의적 체제 전환 없음. 국뽕을 보수의 무기가 아니라 진보의 무기로 전환해야 함. 한가지 주의할 점은 그러다보면 소수자의 인권에 무심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는 함. 


어쨌든 박정희, 전두환에게 3S와 레드컴플렉스가 있었다면 지금의 진보에게는 쇼비니스트적 민족화합과 대북 국뽕이 있음. 이 번 기회를 놓치면 보수의 자장을 벗어나 진보의 새로운 경제 체제를 한국 사회에 도입할 수 있는 더 나은 기회는 아마도 진보에게 상당 기간 오지 않을 것임. 





정리하면, 진보에게 한국의 경제 체제를 바꿀 수 있는 지금보다 더 나은 기회는 지금까지 없었음.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제도를 도입하면 기존 제도와 마찰이 불가피함. 보완적 제도의 도입을 통해 가능한 빨리 극복해야 할 것임. 하지만 일정 기간 그 마찰의 부작용을 버티는 존버가 필요함. 여기서 실패하면 한국의 진보는 보수의 손바닥에서 노는 손오공이 되는 것. 





Ps. 

쓰다보니 너무 선동적인 것 같은데, 원래 거대담론은 좀 선동적인 법.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북한. 


콜리어의 The Bottom Billion이라는 책을 보면 똑같이 못살고 정치적으로 불안한 국가에 둘러쌓인게 얼마나 경제발전에 나쁜지 나옴. 


콜리어의 책에 어느 나라가 못사는 10억에 들어가는지 나열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다른 책을 보면 북한도 여기에 들어감. 그런데 전세계 빈곤 국가 중에서 북한 만큼 유리한 위치에 있는 국가가 없음. 


북쪽으로는 우방이자 세계 경제 2위의 커다란 시장인 중국이 있음. 과거 같았으면 중국과 북한이 저임금 상품시장을 둘러싸고 경쟁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중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북한과 중국은 경쟁 대상이 아님. 동남아로 빠져나가던 중국 투자가 북한으로 갈 가능성이 있음. 


남쪽으로는 동족이자, 언어, 문화 등의 이질성이 낮고, 범정부 차원으로 북한에 투자하고 기술 이전 등 노하우를 전수할 의향이 있는 경제선진국 (GDP 규모 세계 12위) 남한이 있음. 


Land-locked country도 아니라서 설사 단기적으로 남한과 사이가 나빠지더라도 해상 수출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 


세계 경제 1위의 미국은 이미 북이 핵을 포기하면 대규모 민간 투자를 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하였음. 세계경제 3위인 일본과 북한이 수교를 맺으면 과거 한국-일본의 수교 때와 마찬가지로 일본이 식민 보상금을 지불하여 북한이 경제발전의 종자돈으로 삼을 가능성이 큼. 


관여도는 다른 나라보다 낮지만 러시아도 세계 11위 경제 대국임. 적어도 북한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없음. 


세계 경제 1,2,3위가 모두 북한 이슈에 매달리고 있고, 같은 민족이 세계 12위 경제대국으로 핵을 포기하면 경제 원조를 제공할 의사가 분명함. 


후진국 중에 경제발전을 위하여 이보다 더 나은 지정학적 조건을 갖춘 나라는 없음.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으로 예상됨. Catch-up 경제발전에 실패하기 어려운 조건임.  





통일의 대상인 남한이 있는 것이 후진국인 북한으로써는 체제에 대한 위협인데, 남북한 경제 격차가 지나치게 큰 것이 오히려 북한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는 아이러니. 


북한은 깡통 깡패 국가임. 어느 나라도 이런 나라와 통일하고 싶어하지 않아 함. 과거에 중국이 북한을 흡수할려고 한다는 식의 걱정들이 있었는데, 뭘 모르는 소리. 어느 나라가 2천5백만 빈민층을 받아들이고 싶어하겠음? 중국은 자국 내 지역불평등으로 이미 충분히 골치가 아픈 상황임. 


남북한 경제 격차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통일이 되면 과거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었던 극심한 혼란이 예상됨. 이 때문에 남한도 북한과의 급진적 통일을 원치 않음. 북한 체제 안정이 남한의 이해와도 일치함. 젊은층이 통일을 원치 않아서 문제가 아니라, 극좌 극우 일부에서 너무 통일을 원할까봐 걱정. 


이러한 상황을 종합할 때 앞으로 북한에서 대량 학살만 없으면 개발독재를 지원하는 꼴을 참고 봐줘야 할 수도. 





또 한가지 열불 터지는 장면은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부르짖던 북한의 군부 인사들이 자본가로 변신하는 것이 될 듯. 몰락한 동구 사회주의 국가가 자본주의로 이행할 때 사회주의에서 호의호식하던 엘리트들이 자산을 불하받고 자본가로 변신하였음. 


북한이라고 다를 이유가 없음. 김씨 가문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발전을 도모하면 사회주의 엘리트가 자본주의 엘리트로 변신하는 social mobility의 linearity가 과거의 다른 사회주의 국가보다 더 심할 것. 


사회학에서 말하는 상대적 지위(relative rank)는 변하지 않지만, 경제가 발전하면서 전체 인민의 절대적 경제 지위가 상승(absolute mobility)하는 효과가 있기에 용인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어쨌든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이런 짜증나는 미래가 어서 오기를 기원함.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한겨레 기사: 폼페이오, "북 비핵화 땐 한국만큼 번영토록 조력."


한국에서 보수가 가진 두가지 사상적 기둥 중 하나가 반북 이데올로기, 다른 하나가 박정희의 개발독재 신화. 촛불혁명으로 박정희 신화가 무너졌고, 최근 일련의 대북 외교로 첫번째 기둥도 무너지는 중. 


박근혜의 몰락으로 박정희 개인에 대한 신화는 무너졌지만, 북한이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발전을 하게되면 박정희 신화의 코어인 개발독재는 오히려 그 정당성을 더 확보하게 되는 아이러니. 


Catch-up economy인데 민주주의를 하면서 경제발전을 이룩한 케이스는 네델란드를 따라잡은 영국, 영국을 따라잡은 미국 등 제1세계 케이스 밖에 없음. 한국을 포함한 후발주자는 모두 개발독재을 통해 정치적 안정과 경제정책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이에 바탕해서 경제가 발전하였음. 





부시 주니어 시절에 (트로츠키주의자 출신) 네오콘들이 이라크를 침략할 때 내세웠던 논리가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심으면, 경제발전과 민주주의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그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체제 변혁의 도미노가 일어난다는 것. 


알다시피 이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고 외부로 부터의 제도이식, 민주주의의 외부 이식, 민주주의 제도 이식을 통한 자본주의 발전 등의 아젠다는 작동하지 않는걸로 결론남.  


네오콘의 실패를 보고 사회과학 전반에서 일었던 반성과 과제 중 하나가 제도(institution)가 어떻게 발생하고 안착되는지 우리는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 기껏 한다는 소리가 뭔가 중요한 분기점이 있고, 이 분기점에서 지리적 조건과 제도적 친화성이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 





네오콘이 실패한 후 체제 변혁 아젠다는 금기 사항이었는데, 북핵 문제의 해결방식으로 독재체제 용인 하의 경제발전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체제 변혁 아젠다가 이론적 논쟁 한 번 없이 제시되는 중. 


북한을 자본주의 체제에 안정적으로 편입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의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는 능력을 보여준 김씨 일가의 세습체제를 상당기간 용인하는게 비용이 적게들고 성공 가능성이 더 높은 길이라는게 지금까지 박정희(와 중국공산당 1당 독재)와 같은 개발독재가 주는 교훈. 동구 사회주의의 몰락과 여러 독재체제의 몰락이 보여주듯, 체제붕괴 후 상당 기간의 혼돈과 인명피해 없이 안정적으로 체제 이행한 케이스는 하나도 없음. 





보수 인사들이 신봉하는 근대화 이론에 따르면 경제발전은 민주주의의 충분조건은 아닐지 몰라도 최소한 필요조건. 김정은 독재 하의 경제발전은 개발독재를 옹호했던 분들의 이론적 승리와 더불어 정치적 패배를 안길 것. 반대로 박정희 개발독재를 비판하며 대북 유화책을 지지했던 분들에게는 이론적 패배와 정치적 승리를 안길 것. 


북미 회담 장소가 하필 또 다른 개발독재의 성공 사례인 리콴유의 싱가폴인 것도 재미있는 역사적 우연. 


어찌되었든 이러한 아이러니 속에서 박터지는 논쟁이 이어지는 상황이 어서 오기를... 





Ps. 동구 사회주의가 몰락한 후 1990년대와 2000년대 초에 이행기 경제와 체제에 대한 사회학 논문이 쏟아져 나왔음. 북한 경제가 변화하면 한국은 Development 이슈 이후 다시 한 번 전세계 사회과학계의 주 연구 대상이 될 듯.  


북한에 센서스를 할 돈이 없어서 한국 통계청에서 돈을 대고 대신 센서스 자료를 받는 계획도 한 때 얘기되었는데, 이건 어찌되고 있는지.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조선일보 기사


조선에서는 올해의 최저임금 인상을 IMF에서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한 듯이 기사를 냈는데, 실제 IMF 보고서를 읽어보면 그렇게까지 부정적이지 않음. 


IMF의 평가는 올해 인상은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데, 추가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임. 


IMF 보고서 전문


IMF는 한국의 경제 성장에 대해 전망하며, 다음과 같이 말함. 


"In 2018, growth is forecast at around 3 percent, with private consumption growth benefitting from the large minimum wage increase, and from policies supporting employment and social spending."


높은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음. 


또한 IMF는 2018년의 최저임금 인상이 한국의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평가함. 다만 일부 저숙련직, 특히 소비자가 인상이 어려운 분야에서 실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하고 있음. 


재미있는 것은 IMF 보고서에 한국 정부 IMF 관계자의 평가서가 첨부되어 있는데, IMF의 평가에 대해 동의하는 부분과 동의하지 않는 부분을 기술하고 있음.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한국정부 입장에서 IMF 스태프들의 "2018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환영"한다고 되어 있음 (맨 마지막 페이지). 


한가지 기억할 것은 IMF의 평가도 최저임금의 효과를 실제 데이타를 가지고 평가한 것이 아니라 전망에 불과하다는 것. 2018년 한 번 정도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한 것이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고 오히려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 IMF의 전망. 다만 2020년까지 1만원을 인상하는 정책은 위험하다는 것. 





Ps. 그리고 조선이 얘기하지 않는 것 중 하나가 IMF는 한국 정부의 복지 확장 재정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 ("Staff supports the government's intention to increase the share of spending towards social welfare" p.26). 정부의 사회복지 확대가 소비 기반 경제 성장을 이끌고 경제의 재균형을 가져올 것으로 IMF는 전망함.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2016년 J of Econ Perspectives 논문


아래 표는 최근 올림픽 개최를 위해 들어간 비용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이 최고로 돈을 때려박은 올림픽.


저자들의 리뷰에 따르면 올림픽 개최로 인한 단기 수익은 물론 올림픽 개최 비용에 미달하고, 장기적 경제 이익을 따져도 올림픽 개최 비용을 카바하지는 못함. 올림픽으로 돈을 번 케이스는 개최하겠다는 도시가 하나 밖에 없었던 LA 등 극소수에 그침. 


심지어 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국민들이 느끼는 국뽕(feel-good effect, or civic pride)의 경제적 가치도 올림픽 개최 비용을 상쇄하지 못한다고 함. 어떻게 계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의 국뽕 가치는 34억달러에 달하지만, 개최 비용은 110억달러가 넘어간다고. 그래도 국뽕의 가치가 올림픽으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효과 중 하나.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한 사전평가로 실시하는 경제적 가치 평가는 모두가 이권자들의 농간으로 과대계상되었다고 함. 



이렇다보니 민주국가의 올림픽 개최 의욕이 점점 줄어들고 권위주의 정권의 올림픽 개최가 늘어나는 실상. 


한국도 88 올림픽이 군사정권의 선전무대로 활용되었고, 이 번 동계올림픽도 이명박 정권의 성과로 추진되었던 것. 


올림픽의 최대 효과 중 하나가 국뽕이다 보니, MB가 개최권을 따고, 박근혜 정부에서 준비했던 올림픽의 성과를 현정부가 향유하는 걸 보는 야당과 보수언론의 심사가 좋을리는 만무. 


의도했던 바는 아니었지만 박근혜 탄핵 덕분에 현정권이 올림픽을 준비하고 그 성과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그나마 막판 준비가 제대로 되었을 것. 최순실이 깊게 개입해서 올림픽을 준비했으면 어떠했을지 상상이 되시는지. 


올림픽 국뽕에 분통 터지는 보수 분들은 이 판을 바로 자신들이 깔았다는 것을 상기해야.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동아일보 기사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마구 줄고 있다는 기사. 





그런데 어떤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일까? 


동아일보가 사용한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6년 12월 대비 임금근로자가 25만명 증가하는데, 그 중 상용근로자가 40만1천명 증가한 반면, 임시근로자는 10만2천명, 일용근로자는 4만9천명이 각각 감소. 


최저임금이 오르자 기업이 일제히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를 줄이고 상용근로자는 늘리는 것으로 파악됨. 


비임금근로자는 늘지 않았으며, 그 중 자영업자는 1만 8천명 증가하였으나, 무급가족종사자는 1만5천명 감소. 


최저임금이 오르니 무급가족 노동자가 줄어드는 이유는, 기업들이 급격하게 상용근로자를 늘리다보니 소득이 없는 무급노동자로 일하기보다 상용근로자가 되어 월급을 받는 것이 가계경제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으로 분석됨. 


이를 모두 합치면, 최저임금의 급속한 상승으로 일용직, 무급가족종사자,일용근로자 등 소득이 낮은 노동자는 16만6천명이 감소한 반면, 고용이 안정되고 소득이 높은 상용근로자는 40만명 증가. 기업가 정신을 나타내는 자영업자도 1만 8천명 증가. 


나쁜 일자리가 줄어들고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는 현상을 두고, 최저임금으로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비판하면 도대체 어쩌라는 얘기? 


혹자는 전년 동월 대비가 아니라 11월 대비로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할텐데, 그렇게 봐도 결과는 마찬가지임. 상용근로자는 늘고, 임시/일용직은 줄어듦.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이 이렇게 훌륭한 결과를 낳을 줄은 꿈에도 몰랐음.  





* 물론 이런 식으로 침소봉대, 일부 통계만 cherry-picking하여, 별 관계도 없는 최저임금과 연계시키는 분석은 완전 엉터리임. 


최저임금 효과가 보수언론과 보수야당에서 주장하듯 그렇게 쉽게 나타나면 사회과학자들이 미쳤다고 지금까지 죽어라 논쟁하고, 분석할 때마다 결과가 달라지겠음? 




Ps. 미국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아편성분 함유 진통제 과다 복용에 대한 참여 관찰을 마치고 복귀하였습니다. 걱정해 주신 분들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아편의 효과가 좋긴 하더군요)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Vox 보도. Ganong & Shoag 논문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미국에서 지역별 경제성장률이 소득이 높은 지역은 낮고, 소득이 낮은 지역은 높아서, 1990년대 이전까지 상당히 지역별 격차가 줄어듦. 


미국에서 1940년대에는 남부가 해안지역이나 중부보다 훨씬 못살았는데 흑인의 대이동(Great Migration)과 남부 선벨트의 발전으로 인하여 그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음. 


그런데 지역별 격차 감소가 1990년대 이후에는 지역별 격차 감소 정도가 약화되고, 그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지역 이동의 감소임. 


예전에는 못사는 지역에서 잘사는 지역으로 사람들이 옮겼는데, 이제는 그 경향이 완전히 사라졌거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잘사는 지역에서 못사는 지역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  



저자들은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을 집값에서 찾고 있음. 


아래 그림에서 빨간색은 고학력자가 지역을 옮겼을 때 소득이 늘어나는 정도고, 파란색은 저학력자가 지역을 옮겼을 때 소득이 늘어나는 정도임. 여기서 소득은 단순 소득이 아니고 잘사는 지역의 집값 상승으로 인한 실질 소득 감소분을 감안한 후의 소득 상승분임. 


보다시피 고학력자는 잘사는 지역으로 옮기면 소득이 늘지만, 저학력자는 잘사는 지역으로 옮기면 집값 대비 소득이 늘지 않음. 이렇게 되면 학력별, 능력별 지역 분리가 심화됨. 



엔리코 모레티의 주장과는 달리 저소득층은 IT 산업 등이 몰려있는 해안 지역으로 이사해서 얻는 실질적 이득이 별로 없음. 시간당 $15 벌어봤자 하꼬방같은 집의 엄청난 렌트비 내다가 마는 것.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거지만, 저소득층만의 문제는 아님. 나님도 열심히 계산해봤는데 소득이 상당히 오르지 않으면 현재 살고 있는 작은 대학도시에서 대도시로 이주했을 때 생활수준 향상이 거의 별로 없음. 오히려 생활 수준이 낮아짐 (자산 축적은 다른 얘기지만...). 


한국에서 서울의 집값이 너무 비싸져서 신혼 중산층이 경기도를 떠나고, 고연령 고소득층이 서울로 몰리는 것과 비슷한 현상임. 


여기에 대한 대안으로 두 가지 해결책을 제시함. 

1) 고소득 지역에 주택 공급을 늘리자. 

2) 저소득 지역으로 공공 기관을 이전하자. 


1)은 그렇게 되면 고소득 지역으로 더 인구집중이 되어서, 결국은 집값이 더 오르고 국토 균형 발전이 저해된다는 것. 지역별 격차를 오히려 악화시킬 것. 


그래서 저소득 지역으로 2) 공공 기관/교육 기관 이전을 최선을 대책으로 제안. 


한국은 이미 2)를 하고 있음. 


실제로 인구 이동 패턴을 분석해보면 서울에 거주하던 고학력 전문직이 지방으로 이전하는 경향이 2000년대 들어 상당히 나타나고 있음.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