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기사: 與 "우클릭 비난도 감수"… 美민주당처럼 뉴딜로 장기집권 큰그림.
조선에서 나온 아주 훌륭한 기사. 네 바로 이렇게 해야 합니다.
이 블로그 만들고 10년 넘게 지속적으로 말한 주제가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한국 사회 변화를 위해서는 사이좋게 정권 교체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민주당 장기집권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것, 다른 하나가 MB의 4대강이 나쁜 것이 아니며 진보는 토건울렁증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 이 얘기 한국가서 처음에 했을 때 많은 분들이 황당해 했음. 뭐 민주당이 제 얘기듣고 전략을 바꾼 것은 아니지만, 지금이라도 토건을 포함한 뉴딜로 민주당 장기집권을 획책한다는 조선 기사를 보니 좀 뿌듯함.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전세계적인 경제 마비가 지속되면 필연적으로 거대한 사회적 변동을 가져올 것. 사회변동을 꿈꾸는 세력이 범할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짓이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것.
한국에서 박정희가 추앙받는 이유 중의 하나가 그가 1960~70년대에 대통령을 했기 때문임. 이 때는 전세계적으로 미국 민주당의 뉴딜, 마셜 플랜의 영향력이 여전히 강력할 때임. 대공황으로 시작된 미국 민주당이 노선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던 시절. 박정희가 군사권위주의였지만 1960~70년대 미국 민주당의 노선이었던 경제성과의 공동 향유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지 않음. 요즘 떠들고 있는 기본소득이 미국에서 1960년대에 검토되고 실험되었다는 것을 기억할 것. 많은 사람들이 욕하는 "새마을 운동"에도 시민사회의 자율성이라는 좌파적 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 요소가 있음. 박정희의 묘에 침을 뱉는 것과 그가 아직도 많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이유는 구분해서 파악해야 함. 박정희가 보수 경제 이념이 지배한 80년대에 등장했으면 그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임.
이와 달리 민주당이 집권했던 김대중-노무현 시대는 세계적으로 보수 이념이 우위를 점할 때임. 복지 확대, 시장보다 국가와 시민사회의 강화라는 아젠다를 실천하기 어려운 때였음.
이렇게 어떤 시대냐가 매우 중요함. 국내 정치가 전세계적 조류와 독립적일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음. 국내 정치는 항상 세계적 조류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음.
지금은 김대중-노무현 시대와 달리 완전히 혼란기.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딱 들어맞음. 코로나 이후 각국은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실험할 수 밖에 없음. 개인화되고 자발적인 계약 관계를 가정하는 우버, 타다 등의 Gig-economy가 쇠퇴하고, 아프면 집에서 쉬고 집에서 일하고 시민사회의 신뢰를 중시하는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고 실험될 것. 어떻게 될지는 저도 모름.
그럼 무엇을 해야 하는가?
중후장대 토건도 필요하지만, 두 가지를 확실히 해야 함. (1) 경제적 안정, 복지의 제도화, (2) K-뉴딜을 뒷받침할 세력의 조직화.
(1)과 관련해서 한국의 문제는 공시적으로(cross-sectionally) 내지는 세대간이동으로 측정된 불평등이라기 보다는 개인의 생애사를 가르는 불안정이라는 점을 감안한 정책이 나오고 법으로 통과되어야 함. (앞으로 이와 관련된 얘기 좀 할 예정임.) 구체적인 안은 나와봐야 알겠지만 전국민 고용보험같은 정책이 논의된다는 것은 좋은 신호.
(2)는 정말 어려움. 미국 민주당은 뉴딜 당시에 노조 강화. 소비자 운동 강화. 두 가지로 자본에 맞서는 세력을 키웠음. 미국에서 소비자 운동이 커진 이유는 유럽과 달리 노조가 약해서 노조 강화가 한계를 가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으로 민주당에서 소비자 운동을 밀어준 측면이 있음. 한국은 기업형 노조가 되어서 지나치게 경제 투쟁적이고 정치성이 상대적으로 약함. 과거보다 노조를 국정파트너로 삼더라도 한계가 분명함. 소비자 운동의 전통도 없고 설사 만든다고 해도 어떤 단체가 이끌지도 불분명.
결국 남는 것은 정치 밖에 없음. 정치 고관여 행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당원을 확대하고 지역구 활동을 늘려야. 한국에서 진보 정치가 지속될려면 지역구를 튼튼히 하고 각종 정치 모임을 늘려야 함. 비례대표 공중전만 좋아하다가는 폭망할 것. (뭐 이것도 예전부터 하던 얘기). 이렇게 하는게 좋아서가 아니라 정치 고관여 외에는 다른 조직 대안이 없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