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기사: "고등학생 자녀 가구, 소득 증가분만큼 사교육비 부담도 늘어나"

김현철 (2020) 논문 원본

 

기사에서 나온 사교육비 부담 증가와 더불어 살펴볼 것이 고등학교 자녀가 있는 가구 중 저소득층의 사교육비 증가율이 고소득층의 사교육비 증가율보다 높다는 것이다. 

 

논문에 기재된 아래 표를 보면 200만원 이하 소득층은 2007년에 고교 자녀 사교육비 투자가 100일 때, 2018년에는 151로 50% 넘게 증가했는데, 7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은 2007년 대비 2018년에 1.5% 감소하였다. 

 

전반적으로 소득상층보다는 소득하층에서 과거보다 사교육비에 더욱 많은 투자를 한다. 

 

이러한 변화의 의미는 저소득층의 사교육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늘었다는 것. 기사에 쓰여있듯 이렇게 교육에 올인하는 것이 저소득층의 가계경제에 도움이 안되니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것과 더불어 이 결과로 부터 알 수 있는 함의 중 하나는 저소득층에서 소득이 증가할 때 교육투자를 더 많이 하였고, 따라서 교육투자의 계층별 격차가 줄었다는 것이다. 논문을 보면 2007년에는 고교생 자녀가 있는 700만원 이상 소득층이 200만원 이하 소득층 보다 사교육이 6.8배 더 많은 돈을 썼는데, 2018년에는 그 격차가 4.3배로 줄어든다. 

 

이 격차 감소의 함의가 무엇일까? 교육투자의 효과도 체감한다. 달리 말해 사교육비 투자를 5만원하다가 10만원할 때의 효과가 사교육비 투자를 100만원 하다가 105만원하할 때의 효과보다 훨씬 크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소득계층에 따른 고등학생의 성취 격차가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여기에 또 한가지 기억할 점은 한국에서 2009년을 기점으로 가구소득 불평등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소득 불평등은 줄어들어 저소득층의 소득이 고소득층보다 더 빨리 증가했고, 이들 저소득층의 교육 투자도 고소득층보다 더 빨리 늘었다. 

 

따라서 이 결과는 1990년대생은 교육성취가 계층에 따라 과거보다 더 강하게 세습된다는 주장에 반하는 증거 중 하나다. 저소득층이 고교 자녀에게 과거보다 교육투자를 더 많이 하고, 계층에 따른 교육투자의 상대적 격차가 줄었는데, 대학 진학은 과거보다 더 강하게 세습된다는게 논리적으로 말이 되나? 

 

교육사회학 전문가인 최율, 최성수 교수가 페북에 사교육 확대가 일반적 예상과 달리 교육불평등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는데, 이 논문의 결과는 이 분들의 추측이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일전에도 한 번 언급했지만, 한국은 전국민이 교육투자에 올인할 준비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어떤 자원이든 자원이 주어지기만 하면, 모두가 그 자원을 활용하여 경쟁을 격화시키고, 그로 인한 계층간 격차는 줄어든다. 경쟁의 격화는 피곤한 일이지만, 계층 격차를 완화시키는 효과도 나타나는 것이다. 

 

조심스럽긴 하지만, 최근 교육불평등이 더 커졌다는 일련의 불만은 실제 계층별 격차가 커졌기 때문이 아니라, 과거에는 교육 세습에서 배타적 이득을 누렸던 중상층이, 계층 격차 완화의 필연적 결과인 새로운 경쟁의 등장에 저항하는 목소리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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