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 기사: 코로나19에 내몰리는 ‘위기의 고졸 청년들’
코로나19로 고졸 청년들이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는 시사인 기사. 경제위기가 닥치면 신규채용이 중단되니 청년실업은 늘어나게 된다. 그 중에서도 저학력층이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다.
대졸이상의 고학력층과 고졸이하의 저학력층의 격차가 증대한 것은 세계적 현상이다.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대학 교육이 더 급속히 팽창하였기에 그나마 상대적으로 학력 격차가 크게 늘지 않았다. 그런데 요 몇 년 사이에 대학 나와도 소용없다는 식의 주장이 만연했다. 상당히 짜증스러웠다.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지난 달에 발표된 4월 고용동향을 보면 대졸 이상의 전년 동기 대비 실업률은 0.7%포인트 줄었는데, 고졸은 0.1%포인트 늘고, 중졸이하는 1.3%포인트 늘었다. 대졸 실업률이 감소한 것은 고용이 늘었기 때문이 아니라 팬데믹이 벌어지면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었기 때문인데, 비슷한 현상이 저학력자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에서 팬데믹의 타격은 저학력층에서 더 컸다.
한국만 그런게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팬데믹으로 저학력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1990-2017까지 76개 국가에서 발생한 사스, H1N1, 메르스, 이볼라, 지카의 효과를 검토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팬데믹이 고학력자에게 끼친 영향은 거의 없는데, 저학력자는 고용률이 낮아졌다.
이 번 팬데믹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대졸 이상은 팬데믹으로 실업률이 2019년 5월의 2.0%에서 2020년 5월 7.4%로 5.4%포인트, 비율로는 3.7배 뛰었는데, 고졸이하는 동기간 동안 4.4%에서 19.9%로 무려 15.5%포인트, 비율로는 4.5배 뛰어올랐다. 고졸은 3.3%에서 15.3%로 실업률이 12.0%포인트, 4.6배 올랐다. 대졸 이상 고학력자와 고졸 미만 저학력자의 실업률 격차가 2019년 5월에는 2.2%포인트였는데, 지금은 12.5%포인트다.
팬데믹 이후에도 고학력자에게 유리하고 저학력자에게 불리한 경제 상황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거의 전국민이 대학 교육을 받으면, 저학력자 대비 고학력자의 공급이 늘어서 학력 간 소득격차가 감소하고, 인적자본의 상승으로 경제구조의 고도화에도 유리하다.
혹자는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괜찮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 동의한다. 하지만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괜찮은 사회는 사회 전반의 불평등을 감소시킴으로써 (그래서 학력 간 불평등 뿐만 아니라 같은 학력 내 불평등도 축소시킴으로써) 달성되지, 대학이 소용없다는 거짓선동을 통해서 달성되지는 않을 것이다. 대다수가 대학을 가는 사회는 세대 간 사회이동도 촉진시킨다는 것이 최근 사회학적 연구의 일관된 발견이다.
장담하는데 학력을 저하시켜서 해결할 수 있는 사회 문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