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lsky et al. 2018. PNAS

 

사회학에서 유전인자와 사회경제적 성취 연구하는 네임드는 모두 이 논문에 이름을 올린 듯. 

 

이 연구가 이 전 연구와 다른 점은 단순히 유전인자와 개인의 사회적 지위의 관계를 본게 아니라 부모 대비 사회이동을 본 것. 유전인자와 사회경제적 지위가 관련있다는 주장에 대한 비판으로, 교육관련 유전인자가 높은 사람이 더 높은 지위를 차지하는 것은 유전인자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의 세습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됨. 부모나 조부모, 또는 그 전 세대에서 우연이든 뭐든 교육관련 유전인자가 높은 사람이 더 높은 지위를 차지했고, 그 다음 세대는 유전인자가 아니라 상층 가정배경의 효과에 의해서 상위 사회경제적 지위를 획득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삼. 유전인자는 영향이 없고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만 영향을 끼치지만, 유전인자가 세습되고 가정배경 효과도 발휘되어서 마치 유전인자가 사회경제적 지위 획득에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잘못 보일 수도 있음.

 

하지만 단순 사회경제적 지위가 아니라 부모 세대 대비 사회이동을 보면 얘기가 달라짐. 이 경우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의 영향을 통제한 유전인자의 효과를 측정할 수 있음. 

 

아래 그래프는 같은 집에서 자란 이란성 쌍둥이의 소위 "교육관련 다유전정보"와 세대 간 사회이동의 상관관계를 보여줌. 쌍둥이일지라도 교육관련 유전인자가 높은 사람이 부모 대비 상향 사회이동 확률이 더 높음. 같은 집에서 같은 날짜에 태어나도 특정 유전인자가 많은 사람이 부모 보다 더 높은 교육, 더 나은 직업, 더 많은 재산을 쌓는 경향이 있음. 

 

집안 환경과 유전인자의 상호작용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집안 배경을 상중하로 나눠서 봐도 결과는 마찬가지 아래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가족배경의 상중하에 관계없이 교육유전인자가 많은 사람일수록 더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획득함. 

 

 

그렇다고 환경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님. 그런데 이 환경마저도 유전인자와 관련이 있음. 개인의 교육유전인자가 동일하더라도 모친이 교육유전인자를 더 많이 가졌을 때 자녀의 상향이동확률이 높음. 똑똑한 부모 * 똑똑한 자녀 --> 더 높은 사회이동. 개인의 유전인자를 통제한 상태에서 모친의 교육유전인자가 직접적으로 자녀의 성취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닐테고, 교육 유전인자가 많은 부모가 뭔가 다른 환경을 자녀에게 제공해 준다는 것. 즉, 심지어 부모가 제공하는 환경마저도 유전인자의 영향을 받음. 그것도 자기자신의 유전인자가 아니라 부모의 유전인자에 의해서. 

 

미국, 영국, 호주 3개 국가의 5개 자료로 연구한 결과임. 

 

본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유전자를 바꿀수는 없고, 본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부모의 유전자를 바꿀 수는 더더욱 없음.

 

똑같은 부모 밑에서 쌍둥이로 태어나 똑같은 교육성취를 올려도, 특정 유전인자가 많은 사람이 장기적으로 더 성공하는 경향이 있음. 능력의 차이는 불가피하고, 사회경제적 성취의 적어도 일부는 본인의 노력과 관계가 없음. 우수 유전자 타고나기 위해서 도대체 본인이 어떤 노오력을 기울였음? 

 

신분제 사회에서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로 바뀐게, 봉건제에서 자본주의 사회로의 변화. 웬만한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농노, 노예, 인종, 성별 같은 ascriptive characteristics의 영향을 줄이는 것이 더 공정하다는 것은 알 것. 부모로 부터 직접 물려받은 재산이나 신분이 사회경제적 지위를 결정하는게 부당한 만큼, 부모로부터 직접 물려받은 유전인자가 사회경제적 지위를 결정하는 것도 부당함. 타고난 지위인 ascriptive characteristics의 영향을 줄이는 것이 공정이라면, 완벽한 능력주의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공정과는 꽤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아야. 

 

여기에 대한 깔끔한 해결책? 그런 건 없음. 시대별로 지역(=국가)별로 필요로 하는 능력도 다르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도 다 다름. 그런 우연적인 요인에 의해 사람의 삶이 너무 심각하게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는게 유일한 해결책.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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