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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올해 진행된 불평등 학회에서 형성된 공감대. 학회를 주최한 계봉오 교수의 총평이다. 이 블로그에서 주야장천 떠든 얘기가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대략적 합의라는 것. 

 

사회이동에 대한 연구를 종합하는 두 편의 발표가 있었는데, 하나는 기존 연구를 종합하여 요약한 정인관, 최성수, 최율, 황선재 교수의 논문 (아마도 올해 <경제와사회>에 나올 듯), 다른 하나는 내년 초에 단행본으로 발간될 예정인 박현준 교수의 연구. 

 

두 연구의 결론은 가용한 모든 데이터를 종합하여 한국의 세대 간 사회이동의 변화 경향을 추적해 보았는데, 일반적 인식과 달리 세대 간 사회이동의 확률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세대 간 사회이동이 조금 더 활발해지는 경향도 나타난다. 

 

특히 박현준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경제발전과 직업 구조의 변동으로 인한 구조적 이동을 제외한 순이동 뿐만 아니라, 직업 구조의 변동까지 포함한 절대적 이동에서도 한국 사회의 사회 이동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다소 충격적인 결과를 발표하였다.

 

농민을 제외한 다른 직업계층의 절대적 사회이동은 1980년대 초반 출생자까지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들지 않았다. 부모 세대 대비 자녀 세대의 계층이 높아지는 상향이동의 확률도 계속 높아졌다. 한국 사회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농민에서 다른 계층으로 상향이동하는 숫자가 줄었는데, 이 변화를 마치 한국 사회에서 세대 간 사회이동이 축소된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다. 개천룡의 서사는 홍준표를 비롯한 수많은 농민출신 상향 이동이 더 이상 눈에 띄지 않는 현상을 마치 한국 사회에서 상향 사회이동의 기회가 닫힌 것으로 착각한 결과이다.  

 

사회이동에 대한 논문은 아니지만 저는 대졸자의 직업 지위 취득 확률 변화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는데, 2015년 인구총조사에서 25-34세에 이른 1980년대 출생자까지 대학 졸업자의 관리/전문직 내지는 관리/전문/사무직 취득 확률은 그 이전 세대보다 오히려 높아졌으면 높아졌지 줄어들지 않았다.

 

대학 교육 팽창에도 불구하고 대학 졸업장의 가치가 줄어들지 않았다. 고졸자와 비교한 상대적 가치의 측면에서도, 대학 졸업 후 상위 직업을 취득할 확률의 절대적 가치의 측면에서도 대학 졸업장의 가치는 하락하지 않았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한국 사회의 교육팽창은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회 이동 기회와 더 많은 괜찮은 직업을 취득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나올 수 있는 반론은 가장 최근 코호트는 다르다는 것이다. 90년대생은 달라요라는 것. 하지만 불평등 학회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된 것이 90년대생은 대다수가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의 계층 지위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 90년대생이 25-34세에 이르는 2025년 정도는 되어야 90년대생이 과연 다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90년대생이 다른지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재의 자료는 대학 진학 확률인데, 이 블로그에서도 몇 번 언급했지만 90년대 중반 출생 코호트까지 대학 진학 확률에서 계층 격차가 커졌다는 증거가 없다. 90년대생은 다르다는 결과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뢰하기 어려운 자료나 감에 의존해서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 언론에 계속 나오고 있다. 계층 간 사회이동의 마이너러티 리포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코호트에서 계층 간 불평등이 증가한 유일한 증거는 중학생의 계층간 읽기 점수 격차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변수용 교수의 발표다. 하지만 이 격차 확대도 2000년과 그 이후 자료를 비교할 때만 명백하고, 2003년과 그 이후 자료를 비교하면 격차 확대가 그렇게까지 심하지는 않다. 변수용 교수의 연구도 내년에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계층 간 읽기점수의 격차 확대보다는 전반적인 읽기점수의 점수 하락이 오히려 한국 사회에 문제로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대학진학에서 내신의 비중이 커지고 수능의 비중이 줄어든 제도적 변화가 계층에 따른 점수 격차 확대의 효과를 상쇄시키는 역할을 한 것은 아닌가라는 의심도 든다. 다른 한 편, 객관적 점수를 강조하는 공정담론이 결국 계층 격차를 더 크게 할 것이라는 의심도 커졌다.  

 

도대체 그럼 현실과 인식의 괴리가 이렇게 큰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생긴다. 이건 진짜 사회학적 질문이다. 

 

 

 

 

Ps. 일부에서는 동그라미 재단의 기회불평등 자료로 세대 간 사회이동 하락을 주장하는데, 이 데이터는 1개 시점의 인터넷 서베이 자료다. 사회이동 연구에 쓰이는 여러 자료 중 데이터 신뢰성이 가장 낮은 자료 중 하나일 것이다. 탐색적 연구, 가설추구를 위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지만, 사회이동에 대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자료는 아니다. 이 자료를 이용해서 도출한 가설은 다른 데이터로 확인이 되어야 한다. 실제 이 자료를 이용한 연구 결과들을 보면 도대체 왜 그렇게 성*연령*계층의 결과가 중구난방인지 의구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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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그니 2020.07.18 14: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기사처럼, 문화자본에서 답을 찾는 시도도 있더군요. 데이터와 느낌 사이의 간극... 뭐랄까. 요즘엔 다들, 한없이 투명한 절망 속에서 사는 느낌입니다. 미디어 영향도 있지 않을까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05020600065

    • 바이커 2020.07.18 14: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변수용 교수의 발표에 의하면 한국에서 문화자본과 학업성취의 관계는 다른 나라와 달리 오히려 negative 입니다. 한국은 문화활동하면 성적이 떨어진다는거죠.

    • 최성수 2020.07.19 23:12  댓글주소  수정/삭제

      위에 바이커님이 언급하신 저희 연구(정인관 외)에서 리뷰한 연구들 중에 링크하신 연구(불평등한 미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불평등한 미래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의 문화자본이 점차 기회불평등을 증가시키는 경로가 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기는 아직 좀 어렵습니다. 대표성이 없는 소수의 선별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횡단면 질적연구이고, 다른 계층 청소년들 간 꿈의 차이가 실제로 향후 교육성취, 학력, 노동시장 및 직업 결과에 어떤 독립적인 영향력을 가지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희 리뷰의 결과는 한국에서 문화자본은 서구식의 아비투스-학교계급재생산을 거치는 무의식/반의식적 사회화가 아니라 고도로 전략적인 선택을 통한 인적자본 축적 양태로 이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문화자본과 학업성취 간 음의 관계가 초등, 중학교에서는 안나타나다가 고등학교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 이해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2. mooni 2020.07.18 2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터넷 때문이 아닐까요. 서로 몰라야할 걸 많이 알아버리니까

  3. 종종 2020.07.19 08: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기 점수 감소가 문제되는 케이스 여깄습니다. ㅜㅜ 너무 어렵네요.

    그런데 그간 교수님의 댓글들을 보면 정량평가가 가지는 공정성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변질?되는 것을 경계하시는 듯한데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이 공정할까요. 왠지 우리 사회가 토론할 몫이라 하실 것 같지만 그래도 여쭤봅니다

    • 바이커 2020.07.19 1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기회평등 기획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한 번도 성공한 케이스가 없는데 왜 우리는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4. 그것이 2020.07.19 0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기 자신의 계급이나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으로 인해 오히려 상승이나 이동에 부정적이기도 한 서구사회와 같은 특징이 전혀 없는 단일적인 문화, 인종을 배경으로 한 한국사회의 특징 같습니다. 게다가 본래 오랜 기간 영향력을 발휘한 문명적 배경 역시 대단히 세속적이고 현실적이고요. (이건 중국도 동일)

    게다가 민주화, 정보화 시대 이전에는 잘 몰랐던 것들 (강남, 부유층, 중산층의 삶의 방식)이 잘 알려지고 그것이 소용돌이형 성과지향성과 만나 더 큰 허탈감을 가져오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보편적인 복지국가에 회의적인 이유기도 하고요. 선별적 복지도 지난한데, 이런 강한 경쟁문화 속에서 서로가 모두 상층을 바라보는 마당에 어떤 합의를 통한 복지국가 창출이 가능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것도 어느 정도는 아랫동네(?)는 아랫동네대로 대충 여기서 만족하고 살겠다는 포기를 해야 되는데, 당장 부잣집 도련님 교수님이 행복한 개천시대 열자고 했다가 아직까지도 온갖 욕을 먹는 것을 보면..

    요즘 지지율 하락 1순위 요인인 부동산 문제도 별 것 없지요. 대개 한국인에겐 내 집 갖을 기회를 갖는게 소원이지. 언제 어찌될지 모르는 정부의 주택복지 같은 건 믿음이 안가니까요. 상층은 상층대로 세금 더 내서 분노하고 중층과 하층은 대출은 왜 막느냐, 갭투자는 절대악이냐고 악을 쓰고. 뭐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서구처럼 우리가 집 살팔자는 아니니까 그냥 월세로 살다가 죽어야지 하는 문화가 생길 기미가 없죠.

    • 바이커 2020.07.19 1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국은 재산불평등도 다른 국가보다 큰 편이 아닙니다. 중산층이 어쨌든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재산을 축적하고 있으니까요.

      불평등이 아니라 안정성으로 논의의 초점을 옮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것이 2020.07.19 1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안정성에 대한 한국인의 호의가 매우 낮으니까요. 거기로 가기 위해 필요한 포기자체를 대를 잇는 사회적 죽음 정도로 여길 사람이 안되도 70%는 될 겁니다. 이걸 설득시킬 수 있을까 해보면 저는 좀 의문입니다. 결국 안되면 다수가 원하는 방향에서 조금만 움직이는 수 밖에 없지 않나 싶거든요.

      그리고 정부와 정권의 입장도 좀 애매하지요. 안정성을 이루겠다면 소위 강남의 초상층성은 그저 용인해도 되겠지만 여전히 강남 집값이 대거 떨어지길 바라는 입장을 못 버린 듯 합니다. 원주민 재정착 문제도 없는 재건축까지 열심히 막는것은 강남 살 일 없는 제가 봐도 이해불가하더군요.

    • 그것이 2020.07.19 1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튼 전세대, 계층을 막론한 강력한 상층 지향성이 과연 장기화되는 저성장 시대라고 사라질까 생각해보면 아직까지는 의문입니다.

    • 바이커 2020.07.19 1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https://sovidence.tistory.com/1071

      그것이님이 말하는 안정성이 뭘 말하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자신이 중상층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늘었습니다. 그렇다고 불만이 줄어든 건 아니죠.

  5. 팩트풀니스와헬조선 2020.07.19 1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초에 살만한 곳인지 아닌지를 자기가 맹신하는 정치가가 정권을 잡았느냐 마느냐로 판별하니 통계를 들이대어도 사람들은 보질 않지요. 스스로 만든 담론에 발목을 잡힌 상황이니 심리개선은 요원할 노릇입니다.

    동시에 성장은 불가능하다는걸 알면서도 또한 자신과- 자신이 불가능하면 나는 여기서 멈추더라도, 내 자식은 나보다 더 성공시켜야된다는 동북아의 사고 방식 역시 계급 상승을 추구하는 이중적성향 때문에 착시현상은 더욱 심해질수 밖에 없지요.

    "안정성" 이란 말 꺼냈을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대중의 심리는 어떨까요?
    위의 그것이 님이 말한대로 조국의 개천의 미꾸라지나 나향욱의 개돼지를 먼저 떠올리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안정성이란 대체 무엇일까요. 65세까지 잘리지 않는 낮은 임금의 일자리? 자본 축적은 불가능하나 적절한 월세로 살아갈수 있는 집?

    말타면 경마잡히는게 사람의 본성인데 뭐가 되었든 만족할 수 있는 대중은 없겠지요.

    아랍의 봄의 원인 중 하나가 SNS로 고위층의 소비행태 및 부의 과시를 지켜본 청년층의 분노란걸 생각해보면 말입니다.

  6. 지나가다 2020.07.19 2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특별한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다소 부끄럽긴 합니다만
    이전 세대에서는 한 번 상위 계층으로 올라서면 자신이 발을 디딘 계층이 안정적일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 생기는 인식의 문제는 아닐까요?

    "내가 지금은 남들보다 잘 버는 것 같지만 10년 뒤에도 그대로 잘 벌 거라는 보장이 없는데 내 계층이 올랐다고 볼 수 있느냐" 식의 관점인 거죠

    그리고 그런 계층의 유동성이 이전보다 심해졌으니 진짜 상위계층으로 취급되는 자리는 오히려 더 좁아진 거고, 소득이 높은 사기업 재직자보다 소득이 낮은 공무원이 자신의 계층에 대한 확신을 하며 살 수 있는 사회가 된 것 같고요.

  7. . 2020.07.19 2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불평등 연구회 온라인 심포지움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학회와 관련없는 일반인이 참여해도 되는 게 맞는지 고민이 되어 결국 접속하지 않았는데, 좋은 내용이 많아 후회가 되네요. ㅠㅠ

  8. 푸른 2020.07.19 23: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수님.. 자료집 링크가 외부접근 제한으로 뜨는데요...

  9. .... 2020.07.20 18: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차 때문에 전체 다 참여할 수는 없었지만 너무나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