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문제란 패턴화되어 반복되기 때문에 일회성이 아니라는 의미. 어쩌다가 떠오른 이슈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것. 젠더 이슈는 구조적 문제라 결국은 성평등이 강화되는 쪽으로 해결이 되게끔 되어 있다. 

 

이 블로그에서 오래 전부터 여성 문제를 지속적으로 거론하는 이유는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이 문제가 떠오를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두 가지, 객관적으로 여성의 지위 문제가 비슷한 발전 수준의 다른 나라보다 현저하게 낮고, 행위 주체에서 이 문제를 참고 넘어가지 않을 critical mass가 형성되었다. 

 

여성 문제는 지금보다 과거에 더 심각했다. 그런데 지금 젠더 이슈가 부각되는 것은 이 문제를 끌고갈 주체의 형성 때문이다. 객관적 조건과 주체 형성, 둘 중 하나만 부족해도 정치적 힘을 발휘하는 주요 문제가 되지 못한다. 복지 이슈에서 중산층을 포함해야 한다고 계속 말하는 이유도, 주체의 문제 때문이다. 객관적 조건이 아니고. 

 

사회학에서 구조와 행위자 문제에 대한 이론들이 꽤 있는데, 저는 사회변동과 관련해서는 둘을 합쳐서 하나의 구조로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미래의 변동이 보인다. 

 

 

 

 

박원순 사건으로 시작된 민주당의 위기가 단기적인 측면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매우 심각한 위기라는걸 깨달아야 한다. 일시적인 위기가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20~30년 정도의 코호트를 통채로 상실할 수 있는 중대 위기라는걸 깨달아야. 

 

보수도 젠더 이슈가 중요한걸 몰라서 망한게 아님. 여연의 과거 연구 결과를 보면 박근혜 행정부 시절에 이미 젠더 이슈가 중요하니 꾸준히 이 문제에서 전향적인 제안을 해야 한다고 말하였음. 알면서도 못한 것. 

 

한국이 어쨌든 진보화되는 이유 중 하나는 86세대 이후 최근 20대의 등장 전까지는 모두가 진보였기 때문. 여야 정치권에서 목소리 좀 높인다 싶은 사람의 다수가 과거 운동권 출신. 현재 30대 초중반에서 50대를 아우르는 25~30년 세대가 대략 진보적 정책을 지지하는 거대 코호트다. 나이가 들면 보수화되긴 하지만 코호트의 특징은 그대로 남는다. 

 

그런데 이유가 무엇이든 현재의 20대는 이전과는 뭔가 다른 코호트가 등장했다. 그런데 이 새로운 코호트는 젠더에 따라 정치적 의견이 분화되어 있다. 만하임이 세대 유닛 (Generation Unit)이라고 말한 정치적 세대 내 분화가 제대로 등장한 첫 케이스가 현재의 20대일 것. 세대 내 분화가 이렇게 뚜렷한 케이스 처음 본다. 

 

한국이 앞으로 더 진보화될 것이냐, 아니면 보수로 회귀할 것인가는 세대 내 분화 경향을 보이는 20대가 정치적으로 어떤 세력과 함께 하냐가 될 것. 1980년대 후반 출생자부터 2000년대 중반 이 전 출생자까지 약 20년의 세대가 성별에 따른 세대 내 분화 경향을 보이고 있음. 

 

코호트의 변화 경향을 분석했을 때, 젠더 이슈가 정치적으로는 가장 크리티칼한 문제임. 

 

 

 

 

류호정 의원의 복장을 가지고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이 뭐라 하고 이게 기사화된 모양인데, 억울해도 방법이 없다. 민주당 소속 주요 단체장 3명, 그 중 2명은 유력 대선후보가 성범죄로 낙마한게 사실이고, 최근 박원순 전시장의 성범죄는 제대로 대처를 못한 정도가 아니라, 피해자에게 단체로 2차 가해를 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노정했기 때문. 

 

민주당에서 일부 지지자들의 경거망동을 경계하며 성평등 메시지를 내보내고, 여성의 대표성을 높이고, 노동시장의 성별 격차를 해소하는 노력을 얼마나 지속할 수 있냐가 매우*3 중요함.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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