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금복 결과 발표 중에서 별로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급격히 변화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드러내는 수치 중 하나가 지역별 소득이다.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과도 많이 다를 것이다.
아래 그림은 시도별 가구소득의 평균과 중앙값이다. 가구소득이 서울, 울산, 세종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평균값으로 보면 서울과 세종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경기도와 울산이다.
그런데 중앙값으로 보면 서울(4652만원)보다 가구소득이 조금이라도 높은 지역이 인천(4897만원), 광주(4722만원), 대전(4781만원), 울산(5040만원), 세종(6571만원), 경기도(5381만원)다. 서울의 가구소득 중앙값은 전국 평균(4652만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서울의 중위값이 낮아진 이유는 아마도 서울에 1인 가구가 많은 가구구성 효과와 서울의 양극화가 다른 지역보다 높은 이유가 섞여 있을 것이다. 서울은 매우 잘사는 사람과 매우 못사는 사람들이 뒤섞여 있는 전형적인 글로벌 대도시의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2018년과 비교해서, 전국적으로 평균소득이 1.6% 증가하고, 중위소득은 1.9% 증가했는데, 서울은 둘 다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중위 소득은 1.9% 떨어졌다. 서울보다 중위 소득이 더 낮아진 지역은 울산 밖에 없다.
이에 반해 경기도는 평균소득과 중위소득이 모두 높은 중산층 지역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서울의 중위 소득이 1.9%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경기도의 중위소득은 4.1% 올랐다. 전국 평균의 두 배가 넘는다. 평균값과 중위값의 격차는 일종의 불평등 지표로 볼 수 있는데, 서울은 그 격차(로그 평균 - 로그 중위)가 전국에서 가장 크고, 경기도는 그 격차가 가장 작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서울과 경기도를 수도권으로 같이 취급하지만, 두 지역의 성격이 상당히 달라지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못사는 지역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중앙값 기준으로 가구소득이 가장 낮은 지역은 경북(3775만원)이고, 그 다음이 놀랍게도 부산(3979만원)이다. 그 다음이 전남이고. 대도시 중에서 부산이 가장 중위소득이 낮고, 그 다음이 대구(4218만원)다. 한국에서 경남을 제외하면 이제 영남 지역의 가구 소득이 가장 낮은 편이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은 한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산은 경남과 비교해서 평균값은 조금 높긴 하지만 별 차이가 없고, 중위값은 경남보다 확실히 낮다. 경남이 부산보다 오히려 조금 더 중산층 지역에 가깝다. 부산은 서울 다음으로 불평등이 큰 지역이다. 도시의 평균 소득 수준, 불평등 정도로 봤을 때 부산이 전국에서 가장 나빠 보인다. 소득은 그리 높지 않은데, 불평등은 심한 도시가 되고 있다.
정리를 하자면,
한국을 대표하는 두 대도시, 서울, 부산은 집값은 비싸고, 중위소득은 낮으며, 이로 인해 불평등은 심화되는 모습이 강화되고 있다. 앞으로 대도시의 사회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서 세종시가 공무원 중심의 중산층 도시, 울산이 블루칼라 노동자 중심의 중산층 도시, 경기도가 사무직 노동자 중심의 중산층 지역이다. 경기도에서 지지를 받는 정당이 중산층의 정당이고, 경기도의 여론이 전국 여론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다.
지역적으로 경기, 인천, 충북, 대전 등 서울 인근 지역의 소득이 가장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018년 대비 2019년의 전국 중위소득 증가율이 1.9%인데, 경기는 4.1%, 인천 5.2%, 충북 8.4%, 대전 6.2%다. 수도권 집중의 광범위화라고나 할까? 이 경향이 장기적으로 관찰되는지 아니면 일시적인지 추가로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이에 반해 영호남의 발전은 상대적으로 늦은 편인데, 그 중에서도 대구-경북, 그리고 부산 지역이 한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Ps. 전남은 중위소득은 -0.2%로 마이너스 성장인데, 평균소득은 6.2% 올라서 성장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일시적으로 데이터가 튀는 것인지, 아니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