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기사: "한국 25∼34세 대학 이수율 70% 'OECD 2위'..석박사는 3%뿐"
국회 보고서 원본: 청년층의 교육 이수 현황과 시사점.
국회 보고서 작성에 사용한 OECD 원자료.
한국의 대학 이수율이 높다는 기사가 나오니까, 사람들이 많이 얘기하는게 교육 받아도 소용없다는 것.
아래 그래프는 2009년과 2019년 사이의 25-34세의 교육 이수율 변화다. 국회 보고서에 나온 그래프다. 보다시피 고등교육 이수율이 9.2%포인트 증가하고, 고교 이하는 9.2%포인트 감소. 안그래도 높은데, 지난 10년간 한국의 고등교육 이수율이 다른 나라보다 더 높아졌다.
그럼 이렇게 고등교육 이수자의 비율이 높아진 결과, 고등교육 이수자가 고졸자보다 일자리를 구하기 더 어렵게 바뀌었을까? 아래 그래프는 2019년 학력별 25-34세의 고용률이다. 보다시피 대졸자의 고용률이 고졸자보다 높다.
OECD 평균은 고졸 고용률 78%, 대졸 85%로 고용의 측면에서 대졸 프리미엄이 7%포인트인데, 한국은 10%포인트다. 25-34세 청년층에서 OECD 평균보다 한국의 대졸 프리미엄이 더 높다.
그럼 여기서 당장 OECD 평균보다 낮은 고용률을 문제삼을 것이다. 하지만 OECD 원자료를 보면, 고용률이 OECD 평균보다 낮은 건, 청년층의 특징이 아니라 전연령층에서 관찰된다. 고용률이 가장 높은 45-54세에서도 한국의 대졸자 고용률이 OECD 평균보다 8%포인트 낮다. 25-34의 9%포인트 격차와 거의 다를 바 없다. 전반적으로 고용률을 높이는 정책을 쓰면, 청년층도 같이 헤택을 받는거지, 청년층만 딱 떼어내서 고용률을 높이는 방법이 있는지 모르겠다.
교육 수준의 증가와 함께 중요하게 살펴볼 것은 2009년과 2019년 사이에 고용률이 어떻게 변화했는가다. 이 기간 동안 대졸자의 OECD 평균 고용률은 84%에서 85%에서 1%포인트 증가했다. 한국은 동 기간 동안 74%에서 76%로 2%포인트 늘었다. 대졸자 비중은 다른 나라보다 더 크게 증가했는데, 대졸 청년층의 고용률은 다른 나라보다 더 빨리 늘었다. 그러니 대학 나와도 소용없다는 헛소리는 이제 그만.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캐취가 있다.
고학력 청년 여성의 고용률은 10년간 64%에서 72%로 8%포인트 늘었는데, 고학력 청년 남성의 고용률은 84%에서 81%로 3%포인트 줄었다. 전반적 고용 상황 개선에도 불구하고 고학력 청년 남성의 고용 상황은 악화된 것. 그 이유는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으로 인한 경쟁 격화다. 2009년만 해도 고학력 청년층 고용의 남성 프리미엄이 20%포인트에 달했는데, 2019년에는 프리미엄이 9%포인트로 절반 이상 줄었다. 10년 사이의 변화치고는 매우 빠르다.
이런 측면에서 청년 남성의 안티페미니즘은 물질적 이해의 반영이기도 하다. 고등교육이 증가하면서 진보적 태도가 늘어나는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에서 대졸 청년 남성들이 보수화되었는데, 그 배경에는 경제적 처지의 변화도 작용하는 듯.
청년 여성들은 남성의 여전한 프리미엄에 스트레스 받을 것 같고, 청년 남성들은 과거와 비교해 줄어든 고용률과 남성 프리미엄에 스트레스 받을 듯. 레퍼런스 포인트의 격차가 성별 태도의 차이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