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게 있을리가. 창의성을 기르는 방법을 알면 그 교육하고 있는 사람들이 벌써 창의적인 뭔가를 개발해서 대박을 치고 있겠지. 마치 영재 교육과 비슷한 것. 영재를 교육한다는 그 사람들이 모두 둔재인데, 어떻게 영재를 교육한다는 것인지.
미국에서 창의성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연구한 가장 잘 알려진 학자 중 한명이 아마 Scott. E. Page일 것이다.
이 분이 "창의성을 길러주는 교육"같은 이상한 얘기를 한게 아니다. 단순 반복 태스크가 아니라 정답이 없는 복잡 태스크에서 어떤 조건이 가장 해결책을 길러주는가를 연구했다 (최근 책은 The Diversity Bonus).
그 결론은 "다양성"이다.
페이지 교수의 주장은 인지 다양성을 갖춘 팀을 구성하면 그 팀의 문제해결 능력이 올라가고, 뭔가 혁신적 해결책이 나오고, 생산성이 올라가더라는 주장이다.
다양성이 항상 좋은건 아니다. 숙련기능이 중요한 업무에서 다양성은 생산성을 깎아먹는다. 동질성이 더 중요하다.
다양성이 중요한 영역은 한 가지 깊은 지식으로 해결책이 안나오고 여러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multidimensionality가 있는 문제, 그리고 문제의 복잡성이 분명한 몇 개의 요소로 분해하기 어려운 indecomposibility가 있는 문제다. 팀장이 팀원에게 각각 할일을 지시하는게 아니고 팀원이 문제, 정보,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해결책을 공동으로 모색해야 해결책이 나오는 그런 문제다.
페이지 교수의 오래전 책(The Difference)을 보면 정답이 없는 새로운 문제를 제기했을 때 100명 중에서 비슷한 능력을 가진 상위 1-5등으로 구성된 팀보다는,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상위 50등 안에 드는 사람들을 섞어둔 팀이 해결책을 더 잘 내더라는 사례도 있다.
한국에서 창의성을 높이고 싶으면, 아무도 모르는 개인의 창의성을 길러주는 그런 교육을 떠들게 아니고, 이종교배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다양성 수용 교육과 업무환경을 길러주도록 노력하는게 최선일 것이다.
Ps. 다양성 얘기하면 당연히 identity diversity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페이지 교수의 주장은 cognitive diversity에 대한 것이다. 다만, identity diversity와 cognitive diversity는 연결되어 있다. 당연하지 않겠는가, 인지다양성을 갖춘 사람이 identity diversity를 거부하면 이상한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