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인터뷰 기사: 급한 건 잡았지만 중요한 건 놓쳤다… K방역 2년의 명암.

강국진 기자 자작나무 통신: 취재 뒷 이야기

 

2주 전에 나왔던 인터뷰 기사. 내용인 즉, 방역의 성공은 자영업자의 희생에 바탕한 것인데, 이에 대한 보상이 너무 미흡하다는 점이다. 일부를 아래 옮기면, 

=====

“방역 대응만 놓고 보면 한국은 확진자나 사망자 추이를 보더라도 외국과 비교해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본다. 성과를 거둔 원동력이 뭘까. 결국 국민들의 참여와 협조다. 특히 자영업자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희생 뒤에 보상이 없다. 자영업자들은 정부 방침에 협조했다는 이유만으로 빚에 허덕이고 폐업을 해야 한다. 개인의 자유를 희생했으면 보상을 해준다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 통하질 않고 있다. 소수를 희생양삼아 다수의 행복을 추구하는 좋지 못한 선례를 만드는데 정부가 앞장서고 있다. 방역 성공을 위해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 유지를 희생하는 셈이다...

자발적인 협조가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본다. 불가피하게 강제조치를 해야 할 때는 보상이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중국같은 방식으로 전면봉쇄하고 통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본다. 한국은 중국처럼 전면적인 봉쇄나 통제를 하진 않지만 손실보상을 제대로 해주지 않고 일방적인 희생에 근거했다는 점에서 보면 중국적 요인이 없다고 할 수 없다.”

=====

 

이런 인터뷰를 하고 문대통령이 "긴급지원은 속도가 생명"이라며 신속 처리를 당부한다는 기사를 보니, 너무 남얘기 하듯이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하위 80% 보상도 좋고, 90% 보상도 좋은데, 이런 커트라인에 대한 논의는 부차적이다. 방역협조로 손실을 보면 보상을 해야 한다. 그 나마 선거가 있어서 추경이라도 하는건지.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이 타국가보다 높고, 구조조정의 필요성도 충분히 공감하는데, 그 구조조정을 팬데믹을 핑계로 정부의 강요로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자영업자가 현정부를 지지하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될 지경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인천, 경기 지역의 직업별 지지율 변화를 보면 세금현실화 등으로 자영업자가 지지층에서 대거 탈락했다. 비슷한 양태가 반복되고 있지만, 그 때는 지금보다 명분이 있었다. 공동체의 위기를 특정 계층의 희생으로 극복하면, 당연히 각자도생의 기운만 높아진다. 

 

한국은 경제가 발전하면서 중산층 이상의 복지 필요성에 대한 공감도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조만간 복지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서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젊은 세대의 보수성과 중산층 이상의 반복지가 결합해서 복지백래쉬가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 가장 중요한 복지는 세대간 협약이다. 현재의 노동인구가 번 돈으로 현재의 노인인구가 괜찮은 삶의 질을 누리는게 가장 중요한 복지다.

 

이 복지를 한국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현재 노인 인구의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급률은 40%(현재 노동하는 고령인구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10%)가 안된다. 국민연금 가입률이 70%에 이르는 현재의 50대가 은퇴할 때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노후 생활이 복지에 의해서 지탱되는 첫 시대가 열린다. 복지란 일단 시작해서 궤도에 오르면 되돌리기 매우 어렵다. 

 

코로나 후 복지 확대, 공동체 유지보다 각자도생의 분위기가 커져서, 중산층 노인이 복지에 기반해 삶을 영위하는 첫 세대가 나오기도 전에 복지백래쉬가 도래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Posted by soviden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