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 육아

복지국가 2017.01.18 09:25

경향신문기사: 할머니 허리 휘는 독박 육아


문재인 전대표가 워킹맘의 근무시간을 현재의 나인투식스에서 오전 10시-오후 4시로 줄여야 한다고 했다가 비판을 받고 있다. 욕먹어 싸다고 생각한다. 


육아를 위해 업무 시간을 줄이면 일자리 경험을 통해 인적자원을 쌓는 기회가 줄어들고 장기적으로 노동시장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설사 당장의 소득 손실은 보전해줘도 장기적 손실은 피할 수 없다. 커리어를 발전시키고 싶은 여성이 취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다. 


여기서 생각해볼 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노동시간이고 다른 하나는 돌봄서비스의 책임이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지난 15년간 25% 이상 줄어들었고 앞으로도 줄어들겠지만 여전히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긴 편이다. 워킹맘에게 특별한 혜택을 줄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노동시간 감소를 통해 정상적 가족생활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또 다른 과제로는 유연노동시간제와 아이가 아픈 것 등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반차, 조기퇴근 등) 임시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직장문화를 확립해야 한다. 


학교 등하교 시간과 방과 후 프로그램도 워킹맘의 출퇴근에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 진보 교육감이 등교 시간을 9시로 늦추는 정책을 피는 경우가 많은데, 학생 인권을 위한다지만, 사실은 워킹맘의 정상적 출퇴근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정책이다.  



생각해볼 또 다른 점은 한국에서 육아 뿐만 아니라 많은 돌봄 노동이나 관계가 독박이라는 것이다. 위에 링크한 경향신문 기사에서 직장맘의 모친이 육아의 독박을 쓰는 경우를 보여줬는데, 육아 만이 아니다. 


부모 공양은 장남이 경제적으로 독박을 쓰고 큰며느리가 실제 돌봄노동의 독박을 쓰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명절, 제사 등도 기본적으로 장손과 맏며느리 독박 문화다. 독박을 거부하면 가족관계 파탄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친구 보증 잘못서서 재산 날리는 경우도 과거에는 많았다. 


국민대 사회학과 계봉오 교수와 한양대 최율 박사, UPenn의 박현준 교수 등의 연구 결과를 보면 가족구성원의 경제적 독립성이 유지될 때 가족관계가 더 잘 유지된다. 경제적으로 감정적으로 책임이 분산될 때 관계 유지가 더 잘된다는 것이다. 


즉, "경제적 복지 + 가족관계 및 돌봄서비스의 책임 분산"이 한국에서 부족한 사회관계와 신뢰의 회복, 사회적자본을 늘리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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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mberg news; Chicago Tribune; MarketWatch

Time


지난 20년간 미국의 회사연금은 은퇴 후 매월 일정 금액을 보장받는 DB (Defined Benefit) 시스템에서 회사와 노동자가 같이 일정 금액을 연금 펀드에 넣고 그 투자의 성과에 따라서 은퇴 후 받는 액수가 정해지는 DC (Defined Contribution)으로 변화. 


이 변화의 장점은 연금에 저축된 돈이 노동자 개인의 것이라 회사를 바꿔도 연금이 따라 간다는 것. 


잠재적 문제점은 연금에 가입할지 안할지, 가입하면 얼마나 투자할지, 투자하면 그 돈을 어떻게 운영할지를 개인이 결정해야 한다는 점. 


과거에는 직업만 가지면 연금액수가 자동으로 결정되었는데, 이제는 개인의 선택 범위가 크게 늘어남. 그에 따라 생기는 변화가 교육 수준에 따라 연금 가입 결정, 투자 금액 결정에 차이가 생긴다는 것. 


과거에는 교육 수준과 연금은 어떤 직장을 가지는가라는 소득과 노동시장에서의 위치에 의해서는 영향을 받았지만, 이제는 여기에 더해 현재의 즐거움을 희생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미래 지향적인 자세, 파이낸셜 지식, 주변에 연금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있는가 등이 연금을 결정함. 


그 결과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불평등의 증가로 인해 소득이 줄어들고 그에 따라 연금에 투자할 돈이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금융지식의 부족, 당장의 어려움 때문에 돈이 있어서 미래에 대비하지 경향이 커짐. 연금체제 변화가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의 은퇴 대비를 더 어렵게 만든 것. 


지금까지 미국은 고령인구의 불평등 수준이 노동인구 보다 낮았음. 하지만 연금 체제의 변화로 앞으로 고령 인구 내의 불평등이 더 늘어날 것. 


또한 저소득, 저학력층의 미사회보장제도 의존이 심화될 것이기에 사회보장연금의 변화가 이들 고령 인구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끼칠 것. 




이렇게 떠들지만 미국의 연금 변화에 관심있는 한국 분들은 아주 드물 것. 


중요한 것은 이 연구의 저자입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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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기고문



아래 그래프에서 x축은 상위 10% 소득자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 y축은 시장 소득 대비 재분배 실시 후 지니계수의 감소 정도. 보다시피 소득세 누진율이 높은 국가가 불평등 감소정도는 더 적다. 



...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은 불평등 지니계수를 떨어뜨리는 주된 효과는 세금이 아니라 세금으로 이뤄지는 공적부조의 총금액에서 나온다는 사실이다. 그게 그거 아니냐고? 그렇지 않다. 


세금 효과는 시장소득에서 세금을 낸 후에 남는 소득의 불평등과 시장소득의 불평등을 비교해 그 감소 정도로 측정한다. 세금이 누진적이고 진보적일수록 효과가 크다. 


반면 공적부조 효과는 세금을 모두 낸 후 정부로부터 받는 현금 지원이 불평등을 얼마나 줄이느냐로 측정한다. ... 재분배 효과는 공적부조 현금 지원의 절대액수가 높을수록 크다. ...  


복지국가는 세금이 누진적이고 진보적이라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먼저 모두가 세금을 많이 내서 전체 세수가 커야 하고, 다시 이를 공평하게 재분배해 각 개인과 가정에게 돌아가는 공적지원 액수가 높아야 유지할 수 있다.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시사인 천관율 기자의 기본소득 관련 기사


... ‘재분배의 역설’이라는 개념이 있다. 스웨덴의 발테르 코르피와 요아킴 팔메 교수가 1998년 논문에서 제시했다. 저소득층에게만 선별복지를 할수록 저소득층의 복지 혜택이 오히려 줄어들고, 소득을 가리지 않고 보편복지를 할수록 저소득층의 혜택도 늘어난다는 역설이다. 핵심은 중산층이다. 저소득층 선별복지에는 얻을 것 없는 중산층이 반대하지만, 전 국민 보편복지에는 중산층도 세금 부담보다 혜택이 많으므로 지지한다. 따라서 보편적 복지 지출은 중산층까지 연합하는 다수파를 만드는 반면, 선별복지는 정치적 공격에 늘 취약해진다. ... 


기본소득은 보편복지 중에서도 가장 알기 쉬운 모델이다. 기본소득 지지자들은, 일단 한번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중산층의 지지가 확보되기 때문에 후퇴는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수혜 블록이 다수파를 형성하는 순간 정책을 되돌리기는 매우 어렵다. 그런데 ‘일단 한번 도입되면’이야말로 진정한 난제다. ‘188조원 증세’와 ‘이건희에게도 30만원’을 한 번에 설득해낼 방법은 없다. ... 


이 블로그에서 늘상 하던 얘기. 중산층에게 복지를 주는데 저소득층이 묻어가는 복지가 지속 가능한 복지임. 저소득층에게 무엇을 해줄까가 아니라, 중산층에게 복지 혜택을 주는데 이 혜택이 저소득층에게도 돌아가도록 정책을 고민해야. 


중산층 복지가 진짜 복지임. 



문제는 세금. 


강 교수는 “중산층과 소상공인을 증세까지 포함한 기본소득 정책의 지지자로 포섭해내느냐가 핵심이다. 수혜를 분명히 체감하도록 정책의 혜택을 정확히 주면서 과감하게 ‘증세 동맹’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재벌에게 세금 걷어 복지를"이라는 환상을 버리고 모두가 세금을 더 낼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국에서 재벌이 얼마나 부당하게 돈을 버는가를 밝히는 것도 필요하지만, 상위 10%, 상위 20%가 누구인지를 지속적으로 밝히고 이들의 사회적 책임도 인식하도록 만들어야. 한국에 예전보다 조금 길게 와있으면서 느끼는 문제는 상위 10내지 20%의 문제에 대한 인식이 사회과학자들에게도 별로 없다는 것. 


내가 피케티에 대해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1% vs. 99%라는 구도(이게 피케티의 가장 큰 업적이기도 함)가 현실의 실체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얼마나 유용할지 의심스럽다는 것. 상위 10%나 20%가 상위 1%대비 자신들은 약자고 피해자고 책임이 없다는 인식이 지속되는 한, 한국에서 복지의 증대, 불평등의 축소는 난망일 것.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Quartz 리포트. 핀란드 뉴스


핀란드 사회보장국에서 2016년 11월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 것이라는데, 모든 성인에게 매달 800유로(대략 100만원)를 준다는 계획. 


완전히 시행하기 전에 중간 단계로 1달에 550유로(대략 70만원)을 준다고 함. 


기본소득은 다른 사회보장 제도를 대체하게 될 예정. 이는 기본소득으로 다른 사회보장제도를 폐지하자는 과거 프리드만등 우파의 생각과 동일. 


기사에도 써있지만 1970년대에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기본소득을 실험했었음. 지금의 혁명적 생각이 사실 70년대의 아이디어를 반복하는 것.


국가적 차원에서 기본소득을 실제로 계획하는 건 핀란드가 처음. 이게 실제로 시행되고 작동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혁명적 실험인 것은 분명함.  


미국에서 기본소득이 실패한 이유는 기본소득을 지급하면 노동시간이 줄기 때문. 노동공급이 기본소득에 탄력적임. 캐나다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관찰되었음.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기본소득을 지급받은 후 노동공급을 줄인 계층은 병자나 주부였음. 노동시간을 줄이고 레져 시간을 늘림으로써 가족의 전반적 웰빙이 좋아지는 그룹. 그래서 나타난 결과가 기본소득을 지급받은 가족의 자녀들의 학업성적이 높아지고, 가족의 건강이 호전됨. 


현 시점에서 기본소득이 다시 각광받는 이유는 자동화 기계화 경제발전 둔화 등으로 인해 노동유인 정책으로 삶의 질을 보장하기 어렵게되고 있기 때문. 노동 공급이 문제가 아니라 일자리 자체가 없다는 것. 앞으로 로봇이 나오면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 것.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없는 계층의 수가 상당히 커진 것. 좌파적 입장에서 이들을 돌보는 프로그램이 필요함.  


다른 한편으로는 저숙련 노동자들은 일해봤자 경제에 별로 도움이 되지도 않음. 차라리 기본소득을 주고 정치적 안정을 이룩하여 잘나가는 고숙련 기술자, 고학력 노동자들 끼리 경제를 이끌어가는게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등장하고 있음. 이게 우파의 생각. 


 


핀란드는 자원이 있지만 한국은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PPP로 따져서 핀란드의 1인당 GNI는 $40,000, 한국은 $34,600임 (소스는 월드뱅크). 한국에서 복지를 못하는건 자원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치적 의지와 합의가 없기 때문.  


한국에서 기본소득 논의를 지금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다른 복지 국가와 우리의 차이를 좀 진지하게 비교할 필요는 있음. 늘상 얘기하지만 한국만큼 발전했는데, 한국만큼 동료 시민을 돌보는데 인색한 나라는 인류 역사상 없었음. 인류 역사 사상 최악의 수전노 국가가 한국. 


박근혜 정부가 엉망진창이지만 노인 기본연금 20만원 지급은 잘한 것.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김종인의 중앙일보 인터뷰


뭐 다 동의. 


미래 팔아서 현재의 복지를 막는 건 반복지세력의 오래된 논리. 2060년이면 앞으로 45년 뒤. 1970년의 시점에서 2015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었듯, 현재의 관점에서 2060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는 것. 


보수는 미래 팔아서 복지를 막고, 진보는 (특히 환경 문제 관련) 미래 팔아서 발전을 막는 논리를 피는 경우가 많음. 둘 다 잘못된 것. 


인구문제 들먹이며 복지에 반대하는 논리도 황당한 것. 45년 전 1970년대에는 산아제한 정책을 폈음. 지금은? 앞으로 45년 뒤 어떤 인구문제를 맞닥뜨릴지는 지금 알기 어려움. 인구학자들의 장기 인구 예측은 지금까지 한 번도 맞은 적이 없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게 인구 예측임. 여기에 근거해서 현재의 복지를 막는 건 사기에 가까움. 


문형표 장관은 복지 파괴, 전연병 대처 미흡 등 기본적인 자질이 의심스러움. 


... 

-하지만 연금이 고갈되는 사태가 정말로 닥친다면 문제 아닌가.

“(탁자를 치며) 그런 식으로 미래를 자꾸 팔아 먹지 말라, 이거다. 자꾸 미래 세대 운운하는데 정치인들이 이렇게 (현 세대는 뒷전이고) 미래 세대를 강조하는 나라를 여태껏 본 적이 없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세대 간 도적질’ ‘세금 폭탄’이라는 표현을 썼다.


“상식을 벗어난 이야기다. 연금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사람이나 할 소리다. 내가 노인 세대를 먹여 살렸기 때문에 나도 노인이 되면 후세대에게서 받을 권리를 갖게 되는 거다. 은퇴한 노인 세대가 일하는 젊은 세대에게 의지하는 게 도적질이라면 공적연금 같은 건 다 없애버려야 하질 않나.”


-그럼에도 후세대의 부담을 줄이는 작업은 필요하지 않나.


“지금 국민연금 보험료율(기여율·월급에서 보험료로 내는 돈의 비율)이 9%인데 그 수준으론 연금을 유지할 수 없다. 이를 꾸준히 높이는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 기금이 너무 많이 쌓여 있다는 것도 고민이다. 2040년께엔 2000조원이 넘게 쌓인다. 이렇게 돈을 쌓아 놓고선 보험료 올리자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할 것이다.”


-국민연금으로 내는 돈과 받는 돈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보험료율은 15%까진 올라야 한다. 소득대체율(가입 기간의 평균 소득 대비 받을 연금액 비율)도 현재의 40%론 노후 생활이 안 된다. 지금은 최고 145만원밖에 못 받는다는데 이는 최저생계비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생계를 걱정하는 빈곤 노인이 50% 가까이나 되는데 정치권이 그들을 길바닥으로 내몰면 되겠나.”


-국민연금도 결국 받는 만큼 걷는 부과식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현재의 고령화 추세가 이어진다면 기금을 쌓아 놓는 건 의미가 없어진다. 국민연금이 지금은 기금이 쌓여 적립식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론 부과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걷는 보험료에서 연금을 지급하고도 돈이 남으니까 기금이 쌓이는 거다. 논란이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부과식을 주축으로 하지 않을 수 없다. 독일도 1957년에 연금제도를 개편하면서 완전부과 방식으로 바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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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오늘 기사: 노인 연령을 올리자고? 


이와 관련있는 오늘자 폴크루그만 칼럼


크루그만의 포인트는 복지 혜택을 받는 노인의 연령을 올리면 가난한 노인들만 피해를 본다는 것. 지난 수십년 동안 평균 수명을 늘었지만 이는 고학력 고소득층에 집중. 저학력, 저소득층은 평균 수명이 늘지 않았음. 복지 수령 연령을 올리면 복지에 의존해 근근히 삶을 영위하는 저소득층만 피해를 봄. 


한국도 마찬가지. 소득에 따른 평균 수명 격차가 큼 (요기 요기 참조). 고소득층은 오래 살고 저소득층은 수명이 낮음. 노인 연령을 올리면 가난해서 복지 혜택을 필요로 하는 노인층이 받을 수 있는 총복지 수혜 연수가 더 줄어들고, 이들의 빈곤도가 더 높아질 것. 노인 연령 기준을 올리는 건 노인 빈곤 해결과는 거리가 먼 주장. 


노인복지를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이런 이상한 얘기부터 나오는 이유가 뭔지. 




조선기고: 최병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 세금 복지가 아닌 공동체와 종교·기업이 참여하는 대안적 복지가 참된 복지가 될 수도 있다. 이제 선거 때마다 복지 공약으로 부풀려지는 '정치 복지'에서 벗어나 보자.


복지 지출에서 정부를 통한 지출이 가장 효율적임. 뭔 놈의 공동체와 종교, 기업이 참여하는 대안적 복지인지. 공공 복지를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민영화 하겠다는 소리인데, 국민연금가지고 장난치고 싶어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움. 이런 식의 주장은 2000년대 초반에 미,영 보수에서 하다가 이제 하지도 않는 얘기. 


참고로 복지가 줄었다고 떠드는 미국의 경우 21세기 들어와 1인당 소득에서 복지 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이 12%에서 17%로 늘었음. 1인당 복지 지출은 1980년대 중반 이후 2배 이상 증가했음. 미국만 해도 정부 복지를 줄이기는 커녕 2배 이상 늘린 것임. 다만 복지의 포커스가 현금 지원에서 노동 지원으로 바뀐 것이 특징일 뿐임.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서울신문 기사


좋은 기사다. 


서울신문 기사의 아래 그래프에서 괄호 안의 수가 명목적인 소득대체율이고 그래프 오른쪽의 숫자가 실질대체율이다. 보다시피 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실질대체율은 50%에 가깝거나 그 이상이다. 한국은 단지 23%.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명목대체율도 대부분의 국가가 50%가 넘는다. 


기사에서도 써있듯 명목대체율이 낮은 국가들은 앞으로 오히려 인상할 계획이다. 



복지 논쟁에서 무상급식이 깃털이라면 연금은 몸통이다. 깃털인 무상급식을 그토록 망가뜨릴려고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하면 몸통도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상급식은 찬성하면서 연금 대체율 50% 인상을 반대하는건 복지의 변죽만 울리는 것이다. 정작 중요한 복지 논쟁에서는 복지 확대가 아닌 긴축 재정 논리에 찬성하는 모순이다. 




나는 도대체 왜 복지부가 연금 적립금 고갈 시점을 가지고 통계 장난을 그렇게 심하게 치는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적립식으로 연금을 운영하지 않고 있고, 적립 연금은 언젠가는 고갈될 수 밖에 없고, 그 자체는 복지 유지에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복지부도 누구보다 잘 알텐데.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고 현 세대는 1%만 연금 부담을 늘리겠다는 건 무책임하다고 비판할 수 있는데, 이것도 핀트가 빗나간 얘기다. 연금 부담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릴 수 밖에 없다. 1% 연금 부담 인상은 시나리오로 따져보면 그렇다는 얘기일 뿐이다. 2060년까지 지속적으로 연금 부담분을 높이는 개혁을 하는게 당연하다.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든 그렇지 않든 이건 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적립 연금이 연기금으로 주식 등에 투자되고 있고, 이는 복지 기금으로 간접적으로 주식 등 자산 부자들의 살을 찌우는 역재분배 효과를 지닌다. 복지 연금이 불평등을 줄이기 보다는 불평등을 높이는 효과다. 복지부에서 연금의 적립금을 계속 유지하려는 진짜 이유가, 혹 현정부와 복지부는 국민 전반의 복지보다는 자산부자들의 재산을 지키고 늘려주는데 더 신경쓰는건 아닌가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한국은 국민 연금 강화가 절실하다. 노후 보장으로 삼자정립, 내지는 삼발이 원칙이라는게 있다. (1) 공적 연금; (2) 회사 등 사부문에서 보장해주는 연금; (3) 개인이 축적한 부, 이 세가지로 노후를 대비한다는 거다. 


미국이 다른 나라보다 공적 연금의 보장성이 낮지만, 많은 노동자들이 401k로 칭해지는 회사에서 보장해주는 추가적 연금이 있고, 여기에 개인 자산이 있다. 이런 것들을 모두 합치면 미국의 노후 보장 정도가 유럽에 비해 많은 사람이 지레 짐작하는 것 만큼 크게 떨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국은 회사 등 사부문에서 보장해주는 연금이 없고 (퇴직금이 일종의 그런 기능을 하지만...), 개인이 축적한 부의 효과는 매우 작다. 공적 연금을 강화하는 것은 한국이 중복지 국가로 가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한국이 복지에 쓰는 돈은 GDP의 10% 정도다. OECD 평균은 22%다. 중복지 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쓰는 돈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 이 비용은 세금과 연금의 인상을 통해서 나올 수 밖에 없다. 연금에 내는 돈이 늘기 때문에 연금 소득 대체율 인상에 반대하는 건, 그냥 복지를 하지 않겠다는 소리와 다를 바 없다. 


미래세대를 핑계로 복지를 반대하는 것, 역사가 유구한 복지 반대의 논리다. 한국도 똑 같이 반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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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언론에서 복지 문제를 세대 갈등 문제로 몰아가는데, 한국에서 복지에 돈을 많을 쓰지 않으면서 그래도 복지를 할려면, 노인들에게 복지를 몰아주는 수 밖에 없음.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은 한국이 이런 식의 복지로 간다는 의미라고 예측한 과거 포스팅 참조


나는 소득 대체율 50% 인상에 찬성. 민주당이 잘했다고 생각함. 


소득 대체율 50%는 가입 기간이 40년에 달할 때 그렇게 된다는 것. 현재의 장노년층은 연금 가입 기간이 짧아서 이 만큼의 연금을 받을 수 없음. 설사 군대 갔다오고 대학나와서 27세부터 일하기 시작한다고 해도 62세까지 한 번도 실업을 겪지 않고 일해도 국민연금 가입 기간은 35년임. 40년 채우는게 장난 아님. 즉,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50%를 받지 못함. 


그리고 국민연금이 완전히 정착되기 전에는 소득 대체율을 높게 줘야 연금이 연금으로 기능하게 됨. 한국같이 노인빈곤율 때문에 당장 사람이 죽어나가는 국가에서 연금을 현실성있게 주는게 잘못된 정책이 아님. 


노인세대는 연금 몇 푼 안내고 받아가기만 한다고 불만인 분들이 있는데, 노인세대 장년세대는 가족복지 틀에서 그 전 세대 노인을 봉양했던 세대임. 즉, 복지라는 국가 제도가 없던 시절에 가족의 의무 속에서 복지 비용을 사비로 지불했었음. 가족복지가 무너지고 제도로써의 복지가 확립되지 않은 과도기에 노년을 보내는 현노년층, 그 중에서도 적립된 자산이 없는 노년층은 아주 비참한 삶을 살고 있음. 


가족 돌봄이 일종의 복지 "제도"였던 시대에서 복지로 노인의 생계를 꾸리는 시대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가족복지 시대에 부양자의 입장에 섰던 세대가 연금복지 시대의 피부양자로 더 많은 이득을 보는게 당연함. 노인에게 돌아가는 복지는 3세대의 세대 간 합의에 근거하는 것. 변화하는 세대 간 합의에 대한 이해 없이 젊은세대에게 부담을 넘긴다고 비판만 하면 곤란. 




그리고 미래 세대는 현 노인 세대보다 연금에 가입한 기간이 길어서 추후에 설사 소득대체율이 낮아져도 실제 매월 받는 금액은 높아지게 됨. 연금으로 삶을 영위하는데 문제가 없음. 


연금이 일정 시점에 고갈되는 것도 큰 문제일지는 의문임. 대부분의 국가가 연금을 적립해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현근로세대의 불입금으로 현은퇴세대를 부양하고 있음. 즉, 적립된 연금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복지를 운영하고 있는 것임. 대부분의 복지국가에서 자신이 낸 돈으로 자신의 연금을 적립하는 비중은 작음. 


2060년은 먼 미래의 일임. 미국에서도 복지를 망가뜨릴려는 모든 시도가 장기 전망을 가지고 짐짓 심각해 하는 것에 근거하고 있음. 미래 세대를 걱정해서가 아니라 복지 자체를 싫어해서임. 1970년과 현재 사이의 변화만큼 세상이 변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45년 뒤에는 아주 많은 것이 변해있을 것임. 로봇의 등장 등 생산성이 더 발전하면 노인 복지에 들어가는 비용이 추가로 인하될 수도 있음.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가장 평등한 불평등이 세대 간 불평등임. 누구나 나이를 먹기 때문에 불평등이 연령에 따라서 결정된다면 설사 공시적으로 매우 불평등한 사회일지라도 생애소득의 측면에서 매우 평등한 사회가 될 수 있음. 




ps. 

- 한겨레신문: 공포와 괴담에 떠내려가는 ‘50% 국민연금’의 진실

- 한국일보: '폭탄 돌리기'된 국민연금 4가지 쟁점.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주간동아 기고글


개천에서 용이 안나는 가장 중요한 이유


... 현재의 중·장년층인 산업화 세대가 경험했던 높은 상향사회이동은 아마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넘어오면서 경제가 성장하고 고소득 화이트칼라 비중이 높아지는 건 모든 나라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자녀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높은 소득, 높은 지위의 직업을 갖게 된다. 직업구조가 고도화하면서 상당수 인구가 세대 간 상향사회이동을 경험하는 현상을 구조적 이동이라고 한다. ...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건 과거 세대가 유난히 진취적이었기 때문도, 현재 세대가 현저히 소극적이어서도 아니다. 사회구조 변화의 산물일 뿐이다. ... 모든 사회가 산업화 이후에는 상향사회이동률이 떨어진다. 우리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지금보다 상향사회이동률이 높은 사회를 만들 수는 있다. 사회학과 경제학계 연구에 따르면 선진국 중에서도 불평등이 낮고 복지 수준이 높은 나라에서 상향사회이동률이 높다. ... 부모 세대의 결과의 평등 없이 자녀 세대의 기회의 평등은 주어지지 않는다. ... 개천을 돌보지 않으면 용도 나올 수 없다.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