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주의(meritocracy)라는 단어를 만든 영국 사회학자 마이클 영이 1973년에 출간한 책의 제목이 <대칭적 가족(the symmetrical family)>이다.  

 

여기서 마이클 영은 21세기에 가족은 3가지 발전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예측한다. 

 

(a) 한 가지 부담을 지는 부인과, 한 가지 부담을 지는 남편. 

(b) 두 가지 부담을 지는 부인과, 한 가지 부담을 지는 남편,

(c) 두 가지 부담을 지는 부인과, 두 가지 부담을 지는 남편. 

 

여기서 부담이 되는 두 가지 일은 각각 가사노동과, 임금노동이다. (c)에 이르면 대칭이 완성된다고 마이클 영은 예측한다. 이 책을 읽은 건 아니고, Richard Reeves가 쓴 Of Boys and Men이라는 책에서 본 인용이다. 리브스는 Opportunity Hoarding (한국어로는 <20 VS 80의 사회>로 번역되었다)의 저자로 상위 10%가 어떻게 기회를 독점적으로 쌓고 나머지 90%를 소외시키지는지에 대해 논의하였다. 

 

많은 국가에서 (b) 단계로의 이동은 거의 이루어졌고, (c) 단계로의 이행이 더디게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도 화제가 된 골딘의 <커리어 그리고 가정>도 이 단계에 대한 책이다. 여성이 두 가지 부담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던 사회에서 두 가지를 모두를 선택하는 사회로의 이행이 어떤 시점에 이루어졌는지, 미국 사회를 분석한 책.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이 대칭적 가족으로 가는 첫 번째 변화라면, 남성의 가사노동 부담 증가가 대칭적 가족의 완성으로 가는 두 번째 변화다. 굳이 단계를 나누자면 그렇다는 얘기고, 실제 남성의 두 가지 부담은 (a) - (b) - (c) 단계에서 점진적 변화를 보일 것이다. 

 

마이클 영이 1970년대 초에 예측한 이러한 변화는 모두 여성의 니즈를 반영한다. 남성의 니즈가 아니고. Of Boys and Men는 이 와중에 나타나는 남성의 위기에 대한 책이다. 상당히 중요한 문제를 지적한 책으로, Reeves가 제기한 아젠다의 영향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질 것 같다. 

 

이러한 변화에서 잊지말아야할 것은, 한국은 아직도 두 번째 단계로의 이동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c) 단계로 어떻게 진입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긴 골딘의 책이 한국에서는 (b) 단계의 문제는 없다는 식으로 소비되었듯이  리브스의 책도 조만간 번역되어 비슷하게 소비될 것 같다는 기우가 든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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