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보고서 원문

연합뉴스

 

아래 글에 종종님이 댓글로 기사를 링크해줘서 알게되었는데, KDI에서 "우리날 중산층의 현주소와 정책과제"라는 보고서를 냈다. 내용은 네가지다. 

 

1. 2010년대 이후 중산층은 줄어든게 아니라 늘었다. 전체 소득 중 중산층의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이에 반해 소득상층이 전체 소득 중 가져가는 비중은 줄었다. 빈곤층도 줄었다. (그러니 당연히 불평등은 줄어든다)

2. 주관적으로 자신을 중산층으로 여기는 비율도 높아졌다.

3. 하지만 계층이동성 인식은 낮아졌다. 

4. 그런데 연간소득 변동률로 본 소득이동성은 줄었다.

 

아래 그래프가 기사에서 제시한 KDI 보고서의 소득이동성 자료다. 

 

이 내용 중 1,2,3은 이 블로그에서 계속했던 얘기다. 2008년 이후 불평등은 줄었고, 자신을 중상층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늘었다. 상층의 소득이 훨씬 크게 증가했다는 주장들이 많은데, 이 번 보고서에서도 밝혔듯이 그렇지 않다.

 

이 보고서에서 4가 새로운 내용이다. 그러니 4의 의미에서 대해서 조금 알아보자. 

 

이 보고서에서 소득이동성은 연간 소득의 격차이다. 연간 소득을 로그로 전환한 후 그 차이를 절대값으로 바꾸어 평균을 낸 것이다. 시장소득 이동성이 .30이면 아주 대략 연간 가구 소득이 30% 정도씩 증감한다는거다. 보고서에서 사용한 방법은 Fields & Ok (1999)가 이렇게 보는게 제일 낫다고 주장했던 그 방법인데, Fields & Ok은 논문에서 자신들이 연구하는 소득이동은 세대내 이동 (intragenerational mobility)의 측정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니 KDI 보고서는 세대 내 이동으로 세대 간 이동에 대한 기대가 떨어지는 것을 설명하는 셈이다. 왜 그렇게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Fields & Ok이 제시한 소득이동은 소득불안정으로 인한 변동과 경제성장으로 인한 소득 증가 모두를 포괄한다. 그러니 소득이동성이 높아진다고 반드시 좋은게 아니다.  Fields & Ok은 원 논문에서 미국 소득이동의 두 시기를 비교해서 소득이동성이 낮았던 70년대가 높아진 80년대보다 바람직하다고 기술한다. 

 

동일한 방법으로 유럽 5개국을 비교했던 Ayala & Sastre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과 비슷한 소득이동성을 보이는 국가는 이태리(.278)와 스페인(.295)이고, 독일(.192)과 프랑스(.166)은 한국보다 훨씬 낮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소득이동성에 끼치는 경제성장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다. 노동시장 유연성, 낮은 사회복지, 높은 불평등으로 인한 소득 불안정 때문에 이태리와 스페인의 소득이동성이 높다. 

 

한국에서 소득이동성이 2011-2019년 사이에 낮아진 것은, 계층이동의 가능성이 줄어드는 지표가 아니라 소득불안정성이 줄어들어 안정적 수입이 늘었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 이 스토리가 중산층이 늘어난 경향과도 일치한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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