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MS에서 2007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전공을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동일 전공을 선택할 것인지를 꾸준히 물어봤다. 

 

그래서 이공계 위기론이 기승을 부리던 2007-2008년과 그로부터 10년 후 문송합니다의 시절이 도래한 2017-2018년의 응답을 비교해봤다. 아래 그래프가 동일한 전공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의 비율이다.  

2007-08년에는 이공계 전공자들이 동일한 전공을 선택하겠다는 비율이 가장 낮았다. 공학계는 44%, 이학계는 39%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인문사회계는 각각 47, 51%였다. 그로부터 10년 후 인문사회 전공자들은 동일 전공을 선택하겠다는 비율이 이 전보다 낮아졌는데, 그렇다고 큰 변화가 있는건 아니다. 

 

이에 반해 이공계 전공자들은 10년 전에 비해 동일한 전공을 선택하겠다는 비율이 급등하였다. 공학계는 무려 58%로 44%에서 14%포인트, 비율로는 30% 이상 증가하였다. 10년만에 전공에 대한 태도가 크게 변화했는데, 그렇다고 실제로 각 전공의 가치가 10년 만에 이렇게 변하였을까? 

 

아래 그래프는 대학에서 배운 전공 지식이 현재의 일자리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 응답의 비율이다. 위 그래프에서 동일 전공을 선택하겠다는 비율이 급증한 공학계는 전공 지식이 일자리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 비율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다. 그에 반해 인문사회계 전공자들이 자신들의 전공 지식이 업무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줄었다. 

 

인문사회계는 예전보다 딱히 전공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일자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줄었고, 공학계는 예전보다 전공 선택을 잘했다고 여기지만, 공학지식이 일자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정도가 크게 늘지는 않았다. 전공 지식의 업무 활용도 측면에서 공학 지식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지만, 글쓰기와 비판적 사고를 강조하는 인문사회 지식에 대한 평가는 더 주관적이다. 그런 면에서 인문사회계의 전공활용도 긍정 응답 하락은 현재의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일관되지 않은 태도 변화는 사람들의 가치 판단이 얼마나 스토리에 영향을 받는지 보여준다. 이공계 위기론이 팽배하던 10여년 전에는 이공계 선택을 후회하다가, 분위기가 바뀌어 이공계가 각광받으니 답변이 바뀐다. 10년 뒤에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알겠는가. 

 

이러한 변화의 패턴은 아래 포스팅에서 강조한 스토리텔링이 사람들을 행동하고 선택하게 만드는 한 사례가 아닐지.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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