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에 오컨의 법칙(Okun's Law)이라는게 있다. 논리학에서 쓰는 오캄의 칼(Occam's razor)와는 다른 법칙. 1960년대에 제시된 일종의 경험칙으로 고용의 증감은 GDP증감의 절반 밖에 변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용이 이처럼 변동이 심하지 않고 status quo에 끈적하게 달라붙어 있는 이유는, 침체시에 사람짜를 경우 호황시에 적절한 사람 구하는게 말처럼 쉽지 않고, 노동시간을 조정하면 해고없이도 기업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의 경기침체는 경기 침체의 정도보다 고용침체가 더 심한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는 살아나도 고용은 늘지 않는, "고용없는 성장" 패턴을 보이고 있다. 더 이상 오컨의 법칙이 작용하지 않는다.

드롱은 그 이유로 경기침체의 속성에 덧붙여 노동시장의 변화를 가설로 제시한다. 이제는 생산력이 더 이상 숙련노동자에 의해서 담보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브랜드, 기계, 일처리하는 프로토콜, 조직 등에 속한다고 간주하고, 노동자는 1회용 용기가 되어버렸다는 점을 든다. 고용이 철밥통은 아니더라도 나무밥통은 되었는데, 이제는 1회용 종이 용기에 불과하다는 거다.

고용끈적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

(employment stickiness를 칭하는 용어가 있을 텐데, 몰라서 그냥 고용끈적성이라고 내 맘대로 쓴다. 아시는 분은 좀 가르쳐주시라.)

그 덕분에 미국에서 이 경기침체에 1인당 생산성이 급증했다. 눈꼽만치라도 생산성이 떨어지는 노동자는 해고해 버린 결과다. 경기침체 이전에는 해고할려면 눈치라도 봤지만, 이제는 해고가 얼마나 떳떳한가.

해고를 통한 생산성 증가. 이 시스템이 얼마나 지속가능할까?



자세한 내용은 브래드 드롱의 논문급 칼럼 참조.

아래 애니메이션은 지나가다님이 소개한 Technological Threat. 보다가 뿜었음.^^

애니메이션 내용과 관련해서, 중간매니저의 감소에 대해서는 Peter Cappelli의 연구 참조. 하급 화이트칼라직의 감소에 대해서는 David Autor의 연구 참조.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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