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Happiness Report 올해 보고서가 며칠 전에 출간되었다. 

 

OECD 국가로 한정해서 한국인의 행복도가 낮다는 보고서가 나올 때는 언론에서도 많이 다루고, SNS에서도 뜨거운 주제가 되었지만, 전세계 국가를 포함한 보고서는 나와도 대체로 조용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의 행복도가 낮지 않기 때문이다. 전체 143개 국가 중에서 한국은 52위로 높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심각하게 낮은 것도 아니다. 일본이 51위, 포르투갈이 55위다. 비슷한 경제발전 정도의 국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은거지, 절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월등하게 사람들이 불행하게 느끼는 국가가 아니다. 

 

전에 비슷한 내용의 포스팅을 했더니 어떤 분이 "매우 만족"의 응답비율이 다른 국가보다 낮아서 한국은 불행한 국가라고 하더라. 이러저러하게 기준을 바꿔서 어떻게 해서든 한국은 불행해야만 한다는 강박.

 

행복을 측정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어제 오늘 느끼는 특점 시점의 감정이고, 다른 하나는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다. 보통 0-10점으로 물어보고 이걸 Centril ladder라고 한다. Centril ladder의 평균값으로 국가 간 비교를 많이 한다. 이 때 삶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은 1인당 GDP다. 사회적 관계, 신뢰 등 다른 요인은 무의미하다는게 아니고, 경제발전이 만족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다. 

 

한국은 21세기 동안 가장 발전한 국가다.2006-2010년의 행복도와 비교해서 한국인의 행복도는 0.414 포인트 올랐다. 가장 많이 오른 순으로 분류해서 48위인데, 한국보다 더 행복도가 증가한 국가들이 어떤 국가인지를 보면 한국의 행복도 증가가 상당히 큰 폭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선진국 중에서 한국보다 행복도 증가분에서 앞서는 국가는 거의 없다. 아이슬란드와 대만 정도. 이 번 보고서에서 행복도 1위를 차지한 핀란드가 0.162 포인트 늘었고, 일본은 전혀 변화가 없다. 2012년 보고서에서 일본은 한국보다 국가 간 랭킹에서 13단계 행복도가 높았지만, 지금은 차이가 없다. 연도별로 1단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한다. 미국은 .545 포인트 줄었다. 

 

한국은 2020년 보고서와 비교하면 랭킹이 61위에서 52위로 올랐다. 전체 연구대상 국가 숫자가 153개에서 143로 줄긴 했지만, 백분위 40등에서 36등으로 올랐다. 한국이 경제는 발전했지만, 예외적으로 불행한 국가라는 인식은 이제 거둘 때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연령대별 행복도에서 한국은 젊은층의 상대적 행복도가 장년층이나 노년층보다 높은 국가다. 국가별 랭킹에서 전체는 52위인데, 30대 이하 젊은층(Young)은 52위, 노년층(Old)은 59위다. 30대와 40대 초반(Lower Middle Age)은 45위로 상대적 랭킹이 가장 높다. 86세대가 속하는 장년층(Upper Middle Age)은 55위로, 젊은층이나 젊은 장년층보다는 낮다.

 

아래 그래프는 2024년 보고서의 부록에 실려있는 연령대별 Centril ladder 점수 값 변화다. 연령대별로 증가폭은 다르지만 모든 연령층에서 2006-2009년 대비 2020-2023의 값이 높다. 청년층의 만족도는 항상 가장 높았다. 청년층의 불만이라면 노년층이나 장년층에 비해 상대적 증가폭이 높지 않다는 정도.

 

아래 그래프에서 명확히 보이는 노년층 삶의 만족도 증가는 2008년 이후 지속된 취로사업 등 노년층 소득 확대를 위한 정책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요약하면, 경제는 계속 발전하는데 삶의 만족도는 지속적으로 낮아진다거나, 전체 경제는 좋아지고 다른 연령층은 꿀을 빠는데 젊은층은 더 불행해지는 그런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개선되었고, 다른 국가와 비교해서 낮지 않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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