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진보측 후보의 선거 운동 내용이 그리 진보적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는가보다. 선거의 승패 요인은 잘 모르지만, 한국은 앞으로 여러 이슈에서 보수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사회의 정상화다. 경제가 발전하고 사회 안정성(stability)이 높아지니 현상태에 대한 만족감이 증가하고, 변화보다는 현상 유지를 선호하게 된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변화다. 

 

한국사회가 다른 선진국과 크게 다른 점 중 하나로 신뢰의 부족을 꼽는다. 그런데 21세기 들어 역동적 변화를 겪은 한국 사회의 신뢰도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대인신뢰가 높은 사회는 다른 사람과 같이 사업이나 기타 일을 도모하는 경향이 있고, 사회적 참여가 높고, 민주주의도 발전하고,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구구절절 연구된 바다. 그런데 한국은 21세기들어 민주주의, 경제 모두 어느 국가보다 발전했다. 신뢰가 낮은데도 불구하고 뭔가 다른 이유로 발전한건가? 아니면 발전과 더불어 신뢰도 높아진건가?

 

이 번 주에 한국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를 하는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ociology of Korea라는 학회가 펜실베나아 대학에서 있어서 발표할 내용인데, 한국의 신뢰도는 아래와 같이 변화했다.

 

"귀하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묻는 신뢰도에 대한 국제 표준화된 질문이다. 자료는 KGSS다. 보다싶이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21세기 들어 꾸준히 한국의 타인에 대한 신뢰도는 증가했다. 

다른 국가에서는 잘 묻지 않는 "귀하는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래와 같이 변화했다. 

매 번 학계와 언론 모두에서 저신뢰 사회라서 문제라고 얘기하지만, 한국에서 신뢰도는 꾸준히 상승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예외적 패턴이 있다. 모든 집단의 타인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는데, 청년 남성의 신뢰는 하락했다. 21세기 초반 모든 집단 중 최상위였던 청년 남성의 타인에 대한 신뢰가 현재는 최하위다 (아래 그래프는 학력, 소득 등 여러 변수를 통제한 결과다). 

 

이렇게 된 이유는?

 

한 가지 가설은 정상화다. 일반적으로 타인에 대한 신뢰는 연령과 정비례한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을 못믿는게 아니라 더 잘 믿는다. 한국에서 21세기 초반에 청년 남성의 타인에 대한 신뢰가 높았던게 이례적이었다는 것. 당시 노무현 후보의 등장 등 같이 도모해서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분위기가 청년 남성에게서 높았던게 청년 남성의 타인에 대한 신뢰가 예외적으로  높았던 이유일 수 있다. 

 

이 가설을 지지하는 근거 중 하나는, 이러한 변화가 최근 청년 남성에서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60, 70, 80년대 출생자를 거치며 같은 나이대일 때 최근 코호트로 오면서 타인에 대한 신뢰가 꾸준히 낮아졌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래도 왜 청년 남성은 다른 집단과 달리 타인에 대한 신뢰도의 절대값이 낮아졌는지는 잘 설명이 안된다. 그래서 정상화 가설과 비슷한 얘기이긴 한데, 다른 가설은 21세기 초반 86세대와 70년대 출생자 예외론이다.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선민의식의 다른 한 측면은 타인에 대한 예외적인 신뢰와 공동체 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예외적 상황에서 정상적 상황으로 변화하는데, 21세기 초반 86세대와 70년대 생들의 예외적 상황이 너무 컸기 때문에, 정상화되는 현재가 이상해 보인다는 가설이다. 

 

또 어떤 설명이 가능할른지?

 

 

Posted by soviden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