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포스팅 제목은 제가 지은게 아니고 매일노동뉴스 유형근 교수 기고문 제목이다. 기고문은 올해 5월 <한국사회학>에 실린 논문의 요약이라고 할 수 있다. 일독을 권한다.
아래 포스팅에서 "민주노동당이 지난 대선에서 계층에 기반한 핵심 지지층을 확보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노동자’를 중시하는 가치에 기반한 지지층도 확보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는데, 진보정당의 계급적 기반이 붕괴했다는 주장이 학술적 연구에서도 지지된다.
논문에서 유형근 교수는 세 개의 질문을 던진다. 하나는 진보정당의 계급적 기반이 있었는지, 다른 하나는 계급적 기반이 통시적으로 바뀌었는지, 마지막으로 진보정당의 노조효과가 있었는지다.
첫 번째 질문의 답이 아래 그래프인데, 21세기 초에 생산직 노동자의 진보정당 지지도가 고용주나 다른 노동자보다 확실히 높다. 이 분석은 인구학적 변수와 가구소득, 정치 태도를 통제한 뒤에도 유의하다.

그런데 이러한 계급적 기반은 최근 연도에서는 사라졌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 진보정당 지지와 직업으로 측정한 계급의 상관성이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노조원이면 진보정당을 더 지지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임노동자만 대상으로 분석을 했을 때, 21세기 초에는 생산직 노동자, 전문가, 매니저, 사무원에서 노조 효과가 유의했는데, 2016-23에는 사회문화전문가에서만 유의하고 생산직 노동자의 노조효과는 없다. 현재 노조효과는 전문직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되었다.

유형근 교수는 "결국 한국 진보정당의 지지층은 전반적으로 축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초창기에 형성되기 시작했던 계급적 기반도 상실했고, 이에 더해 최근 국면에서는 조직 노동자와의 연계도 거의 끊어졌다고 볼 수 있다"며, "2024년 22대 총선의 결과, 즉 정의당의 원외 정당화와 진보당의 민주당 위성 정당화가 단순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의 왜곡과 같은 선거 제도의 개혁 실패로 인한 결과물로 환원될 수는 없다는 점을 말해준다. 오히려 최근 진보정치 몰락의 위기를 가시화한 선거 결과는, 중기적 시야에서 보면, 2010년대 초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계급적 지지 기반 붕괴의 최종적 결과물로 봐야 한다"고 결론내린다.
이 논문을 <진보정책연구> 기고 후에야 봤는데, 이 번 대선에서 나타난 결과도 이 분석과 일치한다. 진보정당은 정의당에서 민주노동당으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여전히 핵심 계급적 기반을 형성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