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기사: "이명박과 문재인, ‘세대’가 달리 평가한 역대 대통령"

 

며칠 전 갤럽에서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물었더니 세대별로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달랐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세계일보에서는 이를 세대별로 자세히 보도했다.  "2030세대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본 반면, 4050세대에서는 강한 부정적 반응을 보"였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은 40-50대에서 긍정 평가가 높인다고 한다. 기사는 2030은 보수화 흐름 속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늘었다고 결론내린다. 

 

그런데 이제는 모두가 알듯이 청년층은 성별로 정치 인식이 상당히 다르다. 

 

올 7월에 시사In 자료로 청년세대 극우화/보수화에 대한 분석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시사인에서 역대 대통령에 대한 감정온도를 물어봤었다. 총 100점 만점으로 0점이면 매우 차가운 감정, 100점 이면 매우 따뜻한 감정으로 답하는 질문이었다. 공이 많은지 과가 많은지 물은 갤럽과 정확히 일치하는 질문은 아니지만, 대략적으로 유사한 결과가 예상되는 질문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시사인에서는 대선에 대한 평가와 극우화에 주목해서인지 이 항목은 별도로 보도하지 않고 넘어가더라. 

 

지난 7월에 극우화 기고문을 쓸 때 역대 대통령에 대한 감정 온도도 분석해 봤었다. 아래 표가 성*연령 그룹에 따른 단순평균이다. 셀에 색깔을 넣은 것은 같은 세대 내에서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날 때이다. 노란색은 10%포인트 이상, 주황색은 20%포인트 이상 다른 성별보다 감정 온도가 높은 경우이다. 

 

보다시피 장년층과 노년층은 색깔이 칠해진 셀이 전혀 없다. 성별 격차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반면 청년층에서는 성별 격차가 뚜렷이 나타난다. 

 

청년 남성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을 포함한 보수 대통령 모두에 대해서 청년 여성보다 더 따뜻한 감정을 느낀다. 그렇다고 청년 남성이 모든 보수 대통령에 따뜻한 감정을 느낀다는건 아니다. 전두환에 대한 청년 남성의 감정온도는 18.4점으로 장년이나 노년 남성보다 낮다. 하지만 동세대 여성보다는 감정 온도가 11점 더 높다. 여러 보수 대통령에 대한 청년 남성의 감정 온도가 전체 국민 평균보다 특별히 더 높은건 아니지만, 동 세대 여성보다는 확실히 높다. 

 

이에 반해 청년 여성은  보수 대통령에 대한 감정 온도가 청년 남성에 대비해서 낮을 뿐만 아니라 전체 국민 평균보다도 확실히 낮다. 모든 보수 대통령에 대해서 일관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 청년은 전체 국민 평균보다 성별에 관계없이 더 낮은 감정온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박정희에 대한 감정온도는 청년의 성별로 크게 갈리지만, 청년 남녀 모두 국민 평균보다는 상대적으로 차갑다. 마찬가지로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다른 세대보다 청년 세대에서 성별에 관계없이 덜 우호적이다. 

 

여기서 벗어나는 두 대통령이 이명박과 문재인이다. 청년 남성은 이명박에 대해서 국민평균보다 더 따뜻하게 느끼고, 문재인에 대해서는 더 차갑게 느낀다. 이에 반해 청년 여성은 이명박에 대해서 국민평균보다 더 차갑게 느끼고, 문재인에 대해서는 더 따뜻하게 느낀다. 

 

이명박과 문재인, 두 대통령이 청년 남녀를 가르는 기준인 셈이다.

 

좀 더 해석하자면, 이 결과는 박근혜 탄핵이나 윤석열 탄핵에서 청년 남녀가 비슷한 태도를 보인다고 정치 성향이 비슷한게 아니라는걸 의미한다. 박근혜나 윤석열에 대한 태도는 period effects가 작용한 셈이다. 달리 말해, 박근혜 탄핵에 찬성하거나, 윤석열의 계엄에 반대하는 period effects에 기반해, 청년 남성의 보수성이라는 generation effects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18-34 27.7 40.8 18.4 42.5 58.4 41.4 26.3 28.8
15.9 17.9 7.2 47.1 63.0 20.8 13.7 51.9
격차 -11.8 -22.9 -11.2 4.6 4.6 -20.6 -12.6 23.1
35-64 29.4 48.4 21.2 58.6 70.6 31.7 29.7 47.6
29.5 44.1 15.3 58.2 70.5 27.6 26.3 49.3
격차 0.1 -4.3 -5.9 -0.4 -0.1 -4.1 -3.4 1.7
65+ 55.9 72.5 39.7 55.2 60.7 47.4 50.7 39.5
49.8 65.9 31.2 55.4 63.0 43.2 49.5 42.1
격차 -6.1 -6.6 -8.5 0.2 2.3 -4.2 -1.2 2.6
전체 32.9 47.7 20.8 55.0 66.7 33.3 31.1 45.2

 

그리고 청년층의 보수 대통령에 대한 따뜻한 감정은 상위계층에서 더 명확하게 나타난다. 청년 남성은 어느 대통령도 예외가 없고, 청년 여성은 전두환만 예외다. 

 

장년층이나 노년층은 계층에 따른 전직 대통령에 대한 감정온도 변화가 상대적으로 약한데 비해, 청년층에서는 계층에 따라 전직 대통령, 특히 보수대통령에 대한 따뜻한 방향으로의 감정온도 변화가 확실히 나타난다. 청년층은 하위계층 대비 상위계층에서 보수 대통령에 확실히 더 우호적이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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