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재 한국의 실업률이 2.8%라는 공식 통계를 제시했더니, 어떤 분이 댓글에서 쉬었음 인구를 생각하면 실업률 운운할 수 없다고 한다. 통계를 종합해서 사고하기 보다는 지 마음에 드는 것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메신저를 공격하는 전형적인 패턴.
그런데 20대 노동시장은 분석하기 매우 까다로운 주제다. 한 두 가지 지표로 선동하기도 쉬운 주제고. 예를 들어 이런거다: 2010년에 나온 "청년 고용률 사상 최악"이라는 경향기사가 있다. 당시 여러 신문이 비슷한 기사를 냈다. 고용률은 인구 대비 현재 고용 인원의 비율로, 청년 고용률은 15-29세 인구의 해당 통계다. 그리고 이 때 고용률이 계속 낮아진 가장 큰 이유는 대학 진학의 확대다. 그러니까 교육이 확대되면 15-29세 고용률은 당연히 낮아진다. 반대로 청소년과 청년의 교육 기회를 박탈하면 고용률은 높아진다. 2000년대 초반의 고용률 하락 원인이 교육이니까, 대학 교육 기회를 축소하면 고용률은 반등할 것이다. 그런데 그게 해결책인가?
OECD에서는 15-24세의 고용률을 별도로 구하는데 한국은 27%로 최하위권이다. 가장 큰 이유는 한국에서 10대는 알바를 거의 하지 않고, 대학생도 고용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많은 OECD 경제선진국에서 대다수의 대학생이 일을 한다.
그러니까 20대 고용률은 통계에서 말하는 선택편향이 크게 작용하는 분야다. 군복무, 교육, 취업준비, 가정형편 등등 고용이 디폴트가 아닐 여지가 많은 연령대다. 따라서 20대 고용률 변화는 이유가 무엇인지 세밀하게 밝혀야 한다. 아니면 교육의 팽창 등 긍정적 이유를 부정적으로 해석하게 된다.
반대의 예도 있다. 한국의 노령층 고용률은 다른 국가보다 높다. 이유는 연금의 미비로 노동시장에서 소득을 얻지 못하면, 생활이 안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고용률이 좋은게 아닌 경우다. 이에 반해 60대의 건강 개선과 연령차별 축소로 고용률이 증가할 수도 있다. 고연령층 고용률 변화를 단순하게 해석하기 어렵다.
그래서 얘기하고자 하는 포인트는 20대의 고용 지표는 여러 지표를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는거다. "쉬었음"이 증가할 때, 고용이 안되어서 절대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것인지, 다른 가용한 자원이 늘어서 취업 준비 기간이 늘어나는 것인지, 어떤 계층에서 쉬었음의 비중이 증가한 것인지 등등.
그렇다면 한국에서 노동시장 상태를 체크해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는 뭘까?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저는 30대와 40대의 고용률을 꼽겠다. 20대는 교육 훈련 등 노동시장에 들어오지 않을 여러 이유가 있고, 50대는 빠르면 초반부터 늦어도 중반부터 은퇴가 시작된다. 여성은 가정형성, 출산이 노동시장에서 탈락하는 이유로 작용한다. 30-40대, 그 중에서도 남성은 노동시장에서의 고용 상태가 디폴트 가정이다.
아래가 21세기 한국의 30-40대 고용률(= 고용인구/전체인구)이다. 보다시피 30대 고용률은 2000년 73%에서 2025년 81%로 8%포인트 증가했다. 그리고 그 증가분은 전적으로 여성 고용의 확대 때문이다. 53%에서 73%로 무려 20%포인트 증가다. 퍼센트 증가로 따지면 근 40%에 육박한다 (=.73/.53). 이에 반해 남성 고용률은 92%에서 88%로 4%포인트 하락했다. 30대 전체 고용률은 증가했기 때문에 노동시장에서 일자리가 줄었다고 하기는 어렵고,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으로 인한, 경쟁의 격화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는 한국의 성평등 진전이 없다고 한탄하지만, 보다시피 조용하지만 커다란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
40대를 보면, 남성 고용률은 변화가 없고, 여성 고용률은 30대 만큼 크지는 않지만 63%에서 69%로 6%포인트 증가했다.


안정된 변화를 보이는 30, 40대 고용률과 달리, 20대 고용률은 지난 사반세기 동안 상당히 큰 등락을 보인다. 20대 전체의 고용률은 2000년대 초반 대비 2010년대에 2-3%포인트 낮았다. 하지만 2025년 현재의 고용률 60%는 2000년과 완전히 동일하다. 교육팽창으로 하락하던 20대 전체의 고용률이 최근 코로나 시기 이후 이 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이다.
그런데 성별로 보면 남녀의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2000년대 초반에는 남성의 고용률이 여성보다 12%포인트 높았는데, 2025년 현재는 여성고용률이 남성보다 5%포인트 높다. 이러한 성별 고용률의 역전은 2010년대 초반에 이루어져 지금까지 확대되었다. 남성은 교육의 확대가 고용률의 하락으로 이어진 반면, 여성은 교육확대로 인한 노동시장 유입의 하락 정도보다 혼인 출산의 저하와 노동시장 기회 확대의 정도가 컸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여러 요인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는 사람들을 제외한 20대 청년 고용상태를 볼 수는 없을까? 그렇게 볼 수 있는 지표가 바로 실업률이다. 아래 보다시피 2017~2020년 사이에 청년 실업률이 10%에 육박하여 2000년의 7.5%보다 2.5%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이후 실업률이 빠르게 개선되어 2025년 현재 실업률이 6.1%로 21세기 중 최근 3년이 가장 낮다. 고용률은 21세기 초와 다를 바 없고, 실업률은 20세기 초 보다 낮다.
현재의 낮은 실업률은 남성에게서 더 도드라진다. 2000년 20대 남성 실업률은 8.8%였는데, 2025년에는 6.6%다. 여성은 각각 6.0%, 5.6%다.

종합하면 노동시장 상태를 보기에 가장 간편한 지표인 30-40대의 고용률은 21세기들어 남성은 거의 변화가 없고, 여성은 상당히 개선되었다. 20대 청년은 21세기 초반대비 여성은 모든 측면에서 개선되었고, 남성은 고용률은 낮아졌지만, 실업률이 높아진건 아니다. 30-40대 여성의 고용률 확대와, 20대 청년 고용률의 성별 격차 역전이 21세기의 가장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Ps. 사실 이 얘기는 바로 얼마 전 했던 것의 확장 버전인데, 청년층의 정치적 성향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앞으로도 몇 번 더 얘기하지 않을까 싶다.
Pps. 그런데 위에 말한 지표는 고용의 "질"을 포함하지 않는다. 고용의 양은 증가했더라도, 질적으로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 양적, 질적으로 모두 좋아져도, 교육 팽창으로 인한 기대수준 대비 고용의 양질이 미비할 수도 있다. 쉬었음 집단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여러 가능성 때문에 위 지표를 무시하는건 오류다. 위 지표를 기본으로 보완적 설명을 제시해야.
통계가 선동이 될 수 있는건, 어떤 하나의 지표를 확대 과장하고, 그걸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고용 뿐만이 아니다. 청년층 보수화 이유로 매크로 지표를 무시할 수 없다고 했더니, 왜 그걸 무시해도 괜찮은지를 얘기하는게 아니라, 자기가 꽂힌 원인만 강조한다. 그런 주장은 설명하는 대상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게 아니라, 설명하는 화자의 특성을 더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