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불평등은 소득 불평등과 그 패턴이 상당히 다르다. 그 때문에 측정 방법도 달라야 한다.
한국에서 두 불평등을 동일한 방식으로 측정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건 한국의 자산 불평등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불평등을 동일한 방식으로 측정해도 되는 것처럼 생각한다.
여러 번 말했지만, 한국의 자산불평등이 상대적으로 작은게 반드시 좋은 현상은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중상, 중산층의 자산은 집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한국은 전세, 그리고 월세를 살아도 보증금을 꽤 내야하는 제도 때문에 무주택자도 자산이 있다. 외국이었으면 자산이 제로에 가까웠을 계층이 몇 천 만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산 하층 20%와 자산 상층 20%를 비교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국가에서 자산 하위 20%는 자산이 없거나, 마이너스다. 불평등은 네거티브 숫자가 들어가면 비교가 어려워진다. 애초에 불평등 지수가 소득을 중심으로 개발되었고, 마이너스 소득은 잘 없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에게 없는건 아니다). 하지만 자산은 가진 돈보다 부채가 많은 경우가 상당히 있고, 전체 시민 중 순자산이 마이너스인 비중이 무시할 수 없게 크다.
그래서 자산불평등은 "하위 20% vs 상위 20%"가 아니라 "하위 50% vs 상위 10%" 이런 식으로 비교한다. 전자의 비교가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KBS 기사에서 청년 자산 하위 20%와 상위 20%를 비교하지 않은 이유도 아마 자산 하위 20%의 평균 자산이 마이너스였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한국에서 자산 하층의 자산이 마이너스가 되는 대표적인 집단이 청년이다. 당연하지 않은가. 청년일 때 교육 대출도 받고, 전세 대출도 받고, 사업 대출도 받으니까. 사회 시스템이 잘되어있어서 청년들에게 대출을 많이 해주고 미래를 도모할 수 있게 해주면 청년 중 자산 하층은 당연히 마이너스가 된다. 이 경우 마이너스 자산이 나쁜게 아니라 좋은 거다. 마이너스 자산 없애겠다고 청년 대출 규제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청년 자산 불평등은 매우 조심해서 다루어야 하는 주제다. 다각적으로 분석하지 않으면 헛소리하기 딱 좋은 주제다.
Ps. 코로나 이후 증가한 20대 청년 독립 가구주는 이 전 대비 상대적으로 고학력이면서 저소득이라는 특징이 있다. 코로나 이후 중상층 이상 집안 자녀들의 독립이 늘었다는 거다. 대학, 대학원에 재학하며 경제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20대 독립 가구주 말이다. 이런 인구학적 변화를 통제하지 않으면 소득, 자산 불평등 관련해서 20대 가구주 가구의 특성에 대한 오판 하기 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