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해서 약간 정신이 없고, 마감이 다가오는 몇 개 논문도 있고, 요즘 들여다보고 있는 주제들이 "임금의 측정오차가 분산추정에 끼치는 영향"이라든가 "오하카 요소분해의 준거그룹의 동일화 문제" 같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하품나오는 것들이라 블로그를 잘 들여다보게 되지를 않는다. 그게 무슨 사회학이냐고 물으시는 분들에게는 미국 사회학회에 "수학사회학"이라는 분과도 있다는걸 알려드리고 싶다.

하여튼 주말이 되어 토론사이트를 조금 둘러보니 아크로에 올라온 "공론사이트의 논쟁자 분석" 이 재미있고, "논쟁 참여자의 소셜네트워크 그림"도 쌈빡하니 눈에 띈다. 고재열 기자의 트위터 개설기도 재미있다.

공론사이트도 그렇고, 트위터나 사이월드같은 미디어를 소셜미디어라고 부른다. 소셜미디어의 발전과 더불어 사람들의 네트워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도 잘 알려져 있다. 인터넷의 발전과 더불어 사람들의 관계가 단절될지 알았더니만 그렇지 않다라는건 워낙 여러 사람들이 열심히 얘기했다.

미국에 있는 나도 토론사이트와 블로그 등 덕분에 한국에 계신 분들과 쉽게 의견을 나눌 수 있고 같은 사회적 사건에 대해 공감할 수 있다. 나는 오프에 나가본 적이 없지만 온의 모임이 오프로도 확산된다. 온에서 만난 동호회 모임이 오프에서 잘 꾸려지는 것도 많이 들어봤다.

하지만 Social Captital에 관심있는 분들은 Putnam이 쓴 "혼자 볼링치기"라는 책에 대해서 들어보셨을 거다. 미국에서 사람들의 관계가 점점 줄어들어서 볼링도 같이 안치고 혼자 친다는 거다. 소셜미디어의 발전과 더불어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과는 모순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냥 아는 사람"과 "진정한 친구"는 구별하는 편이다. 소셜미디어가 그냥 아는 사람은 늘려주지만 진정한 친구를 늘리는 지는 의문이다. 2006년에 McPherson, Smith-Lovin 그리고 Brasheras 라는 세 사회학자가 ASR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서 중요한 문제를 진지하게 상의할 수 있는 진솔한 친구(confidant)의 숫자는 1985년에 2.94명에서 2004년에는 2.08명으로 1/3이 줄었다.

동 기간에 진솔한 친구가 1명도 없다고 대답한 사람의 숫자는 1985년 10%에서 2004년에는 25%로 늘었다. 여기서 진솔한 친구는 가족을 뺀 숫자가 아니라 배우자와 부모까지도 포함한 숫자다. 미국 사람 4명 중 한 명이 가족을 포함해서 단 1명도 솔직히 자신의 어려운 고민을 터놓고 얘기할 수 없다는 거다.

가벼운 친구는 늘지만, 고민을 진지하게 상담할 수 있는 진솔한 친구는 줄어드는 추세. 인터넷 소셜미디어 헤비유저들은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소중하다는 걸 가끔 상기하는게 좋을 듯.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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