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박정부에서 대학생들에게 학자금을 융자해주고 졸업 후 취업하여 최장 25년에 걸쳐 나눠갚는 제도를 시행한다고 한다.

환영한다.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이로써 돈이 없어서 대학 교육을 못받는 불평등은 상당히 시정될거라는 예측들이 많다. 그러나 만약 타국의 경험이 한국에도 적용된다면 불행히도 그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미국에서 1990년대에 대학 장학금을 대폭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의 대학진학률은 개선되지 않았다. 장학금 확대의 혜택은 저소득층이 아닌 중산층 자녀들에게 속속 들어갔다.

이유는 학력격차의 발생은 대학에 들어가기 훨씬 이전에 부모의 소득에 의해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대학에 들어갈 시점에서는 이미 돈이 문제가 아니라 기초 학력 격차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학자금 융자해주면 뭐하나 대학갈 실력이 안되는데, 대학에 가면 또 뭐하나 좋은 대학 갈 실력이 안되어서 괜히 돈만 쓰고 남는 것도 없는데.

어린 시절에 비슷한 학습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남는 방법은 저소득층 자녀 특별전향 밖에 없게 된다. 서민층에게 보다 절실한 교육 대책은, 초등학고, 중학교 단위에서의 저소득층 자녀, 저소득층 학교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다.

명박정부의 학자금 융자는 좋은 제도임에 틀림없지만, 주혜택 계층은 서민이 아닌 중산층이 될 것이다.



ps. 한국의 기성세대는 자신들이 없는 돈에 공부했고, 세대 간 계층 상향 이동을 했기 때문에 후대도 약간의 조건만 갖춰지면 이게 가능할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기성세대가 계층 상향 이동을 하던 시절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전환하던 시점이다. 이 때는 어느 나라나 계층 상향 이동이 지배적 계급 이동 패턴이다. 부모의 부유함이 자녀의 부유함을 결정하는 영향력이 낮다. 그러나, 일단 산업사회가 정착된 후에는 부모 경제력의 영향력이 증대한다. 산업사회 정착 이후의 저소득 계층에 대한 대책은 그 전과는 달라져야 한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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