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후

기타 2009. 12. 17. 14:18
30년이면 한 세대다. 역사를 따질 때도 30년이면 뭔가 큰 변화가 있다고들 생각한다.

미국의 역사를 그릴 때, 대략 30년 정도면 큰 사이클이 돈다고 생각을 한다. 전후 30년의 케인지안 민주당 시대가 레이건의 등장과 함께 끝났고, 레이건 이후 공화당 시대 30년이 오바마의 등장으로 끝났다고들 한다.

1950년에 6.25가 터지고,
30년이 지나서 80년대에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 중에는 주사파가 나왔다

1980년에 광주민주화 항쟁이 있었고,
내년이면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대학생이 생긴다.

6.25가 한국사회에 끼친 영향은 광주항쟁이 한국사회에 끼친 영향보다 그 죽음의 비만큼 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년, 1세대가 지나고 위수김동을 외치는 세대까지 나왔다.

그렇다면 호남에서도 광주를 과거사로 돌리고, 지역개발을 위한 새로운 모색을 시도하는 일군의 집단이 등장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명박통이 호남에 대고 영산강개발, 제주해저고속철을 얘기할 수 있는 환경도 광주의 시대가 이제 저물고 있다는 판단도 한가닥 있으리라. 80년 광주, 민주의 성지는 30년이 지나 투쟁의 현장이 아닌, 역사의 기록으로 바뀌고 있다.

어쩌면 진보의 재구성은 호남을 상수가 아닌 변수로 놓고 고민해야할 시점이 될지도 모른다. 이미 수도권에 진입한 호남출신자는 상수가 아닌 변수가 된 듯하다. 이건 민주화가 아닌 다른 내용으로 진보개혁을 채워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의료보험은 70년대 후반 박정희가 시작해서, 전두환이 확장했고, 국민연금은 1988년 노태우가 시작했다. 토지공개념은 노태우가 시작했으나 위헌판결로 망가졌다. 고용보험은 김대중 시절 IMF 당시에 위력을 발휘했지만, 시작은 1995년 김영삼 시절이다.

진보개혁세력 집권 10년 중,  삶의 방식의 변화, 한나라당은 할 수 없는 변화를 가져온게 뭐가 있냐는 질문에 답할 말이 많지 않다. 진보개혁세력의 집권이 경제위기로 망가진 다음이었고, IMF의 위력 때문에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고는 하지만, 변명일 뿐이다. 지난 10년간 누구, 어떤 계급, 계층의 삶이 좋아졌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국가"라는 명목하에 정당의 "계급, 계층대표성"을 잃은 것은 아닌지. 재정건전성 개선해서 명박통의 위기대응 쌈짓돈만 불려준 셈이 아닌지.

명박통이 당선된 대선을 기점으로 한국의 선거도 선진국형 선거, 지난 5년 간 살림살이의 개선 정도에 따라 선거 결과가 판가름나는 선거로 변화되지 않았나 추측된다.  민주주의 이슈를 버릴 필요는 전혀 없지만, 진보개혁세력이 "삶의 다른 모습"을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을 때 재집권의 가능성이 커질 것이고, 경제적 이데올로기를 담당하는 한 정당으로 역사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보다는 조금 더 과감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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