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에서 호남차별 문제로 싸움이 붙었나 본데,

다른 차원은 모르겠고, 내가 기존에 나와 있는 여러 가능한 데이타(노동패널, 센서스)로 노동시장을 분석해 본 결과에 따르면,

(0) 호남출생자의 임금이나 직업위계가 서울 출생자보다는 확실히, 영남 출생자보다는 미미한 수준에서 더 낮다.

하지만, 일단 학력을 통제한 후에는,

(1) 출생지가 호남인 사람의 임금이 출생지가 영남인 사람의 임금보다 낮지 않다.

(2) 출생지가 호남인 사람의 직업위계지수가 출생지가 영남인 사람의 직업위계지수보다 낮지 않다. (여기서 직업위계지수는 Duncan의 지수와 유홍준/이월화가 개발한 한국직업지위지수를 사용해서 계산하였다. 직업위계지수는 보통 직업의 평균 학력과 평균 임금으로 결정한다.)

(3) 출생지가 호남이나 영남인 사람의 임금이나 직업위계지수는 출생지가 서울인 사람보다 공통적으로 낮다. 임금이나 직업위계의 면에서 호남과 영남 출생자의 위치는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노동시장에서의 "차별"은 학력이나 연령을 통제한 후에 나타나는 잔존 격차로 "추정"(증명이 아니고)한다. 그런 면에서 호남출생자의 낮은 임금과 직업지위는 노동시장에서의 차별이 아니라 노동시장 진입 이전에 쌓은 학력이 낮기 때문이다.

호남출생자들의 학력이 평균적으로 낮은 이유는 70년대의 경제개발 단계에서 (출신지역에 따른 차별 때문이 아니라) 호남 "지역"이 저개발됨으로써, 다수의 호남인들이 지역을 떠나면서 안정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호남출생자의 문제는 <호남저개발>이"었"지 (과거형), 현재의 노동시장에서의 차별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불이익이 젊은 세대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호남 저개발 외에 호남 출생자의 불이익은 없었는가?

그렇지는 않다. 영남출신이 지속적으로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호남 출생자들은 정권과 관련된 고위 관리직이나 고위 행정직에서 꾸준히 배제되었다. 이런 학습 효과 때문인지, 출생 지역별 직업별 분포를 보면 호남출생자들은, 학력/전공 등을 모두 통제한 후에도, 관리직보다는 전문직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관리직과 전문직의 선택은 차별이라기 보다는 선택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는 면에서, 능력있고 똑똑한 호남인들은 관리직을 택해서 뻔히 보이는 한계에 부딪히기 보다는 비슷한 위계와 임금 수준을 보이는 전문직을 "선택적으로" 추구했다고 할 수 있다.


미국과 비교한다면, 호남출생자의 문제는 흑인과 같이 확실히 전방위적으로 차별을 받는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임금이나 직업은 백인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지만 고위관리직에서 소외되고 있는 아시안계 미국인의 처지와 비슷하다.


ps. 지금까지 이 블로그에서 광고를 빼고는 글을 삭제한 적이 없지만, 지역문제는 한 번 시작되면 지나치게 과열되는 주제라, 적절한 근거와 적절한 존중을 담지 않은 댓글은 물관리 차원에서 삭제할 예정입니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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