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5월)에 OECD에서 Society at Glance 2009를 발표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잠을 제일 적게 자고 제일 열심히 일한다는 식으로 자랑스럽게 언론에 소개되었다. 하지만 이 보고서를 자세히 보면 창피한 순위가 한 두 개가 아니다.

우선 사회 복지 지출. 아래 그래프는 공공 사회 복지 지출의 NNI (Net National Income) 비율이다. 한국 끝에서 이등이다. OECD 평균이 전체 국민 소득의 24%를 공적으로 사회 복지를 위해 쓴다. 한국, 8%다. 멕시코(7.9%)한테 한 끝 차이로 밀려서 꼴찌에서 일등을 못했다.

하위 3개 국가를 제외하면 모든 OECD 국가가 비슷한 수준에서 복지를 위해 돈을 쓴다. 20-30% 사이의 전체 국민 총소득을 복지를 위해 쓰는게 선진국의 국제 표준이다. 한국은 선진국 국제표준 따라갈려면 지금의 3배 쯤 복지 지출을 늘려야 한다.

한국이 아직 1인당 국민소득이 낮아져 그렇게는 못한다고 생각하는 분들 있을 텐데, 한국과 1인당 국민소득이 비슷한,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슬로바키아 를 보라. 다들 20%가 넘는다.


미국은 다른 나라보다 복지 지출은 확실히 적지 않냐고? 끝에서 4등이니 한국이랑 2끝 차이 밖에 안나 지 않냐고?

아래 그래프는 공적 지출 뿐만 아니라 사적 지출, 즉 기부금까지 포함한 사회 복지 지출이다. 미국은 OECD 평균 보다 높다. 미국은 세금으로 복지를 책임지지는 않지만, 부유층이 전체 국민소득의 10%(자신의 소득의 10%가 아니다)를 기부하여 복지를 카바하는 국가다. 스쿠루지의 나라라고 일컬어지는 미국도 우리나라보다 3배 가까운 비율을 복지를 위해 쓰고 있다. 한국과 복지가 비슷한 나라는 OECD 국가 중 멕시코 (아마도 터키 포함) 뿐이다.


멕시코, 터키, 한국 중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제일 높은 건 물론이다. 전세계에서 최악의 스쿠루지 국가를 꼽으라면 어느나라가 꼽힐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가.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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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a-1 2009.05.31 23: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 나라의 복지 예산 비교는 항상 나오지만 우리가 '국방'에 돈을 써야 하는 현실까지 고려한 분석은 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스웨덴과 우리나라를 위치를 바꿔도 똑같이 할 수 있을지...

    • kanie 2009.06.01 0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국의 국방예산은 GDP의 4.06%입니다.
      스위스는 4.7%, 이스라엘은 무려 7.3%네요

      세 나라 모두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보다 높고, 국방지출이 한국보다 많은데도 불구하고, 복지 지출 또한 한국보다 많은 나라들입니다.

  2. 바이커 2009.05.31 23: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의 국방 예산은 제가 알기로 GNP 4% 수준입니다.

    ----

    CIA factbook 찾아봤는데요, 제 기억이 좀 오래된 것이네요. 국방비 부담이 한국은 GDP의 2.7%, 스웨덴은 1.5%군요. 복지는 대략 한국 8%, 스웨덴 34%죠.

  3. Ha-1 2009.06.01 00: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짜로 좋은 자료를 눈팅하고 가는 김에 죄송하지만-_-; 그렇다면 대체 우리나라는 GDP를 '어디에 주로' 쓰고 있는 것일까요?

    • 기린아 2009.06.01 0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세금을 적게 거둡니다. 그러니 알아서 먹고 마시고 투자하고 쓰고 있습니다.

    • Ha-1 2009.06.01 02:18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나 한국의 경우 변방국이기 때문에 들이는 비용을 생각해야죠 (영어라거나 영어라거나 영어라거나)

    • 바이커 2009.06.01 08:15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비용, 조족지혈이죠. 어떤 핑계거리를 만들어서라도 안하겠다는 태도가 복지를 가로막는거지, 여타 비용 때문이 아닙니다.

    • Ha-1 2009.06.01 2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궁금한 건 이렇습니다. 우리가 복지를 '안하'면 (못하는게 아니라) 그만큼 '여유있'게 살아야 하는 것인데, 그러냐면 또 그렇지도 않아 보인다는 거죠.

      '조족지혈'이라고 보기엔 '유학 비용' 포함 '어학 비용'은 만만한 규모가 아니라는거..

    • 바이커 2009.06.01 2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복지 대신 자식 유학 보내는게 낫다는 생각이 지배하는 한 복지는 없을 겁니다.

  4. 해일링 2009.06.01 01: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미 알고있던 내용인데도 볼때마다 답답하네요.

    저렇게 명백하게 수치로 나타나도 정치인, 언론인, 국민의 대다수는 별관심을 두지 않는다는게 현실이라는 사실

  5. pseudorandom 2009.06.01 1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자료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한국의 GDP대비 조세비율이나 정부재정 규모는 저렇게까지 차이나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제 기억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그 돈을 다 어디에 쓰고 있는 지 궁금하군요. 실례일 지 모르지만 혹시 담세율이나 재정규모를 포함한 좀 더 입체적인 비교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 바이커 2009.06.01 2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노동수입대비 담세율은 확실히 낮은 걸로 알고 있는데, 나머지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혹 재정을 공부하는 분이 알고 있으면 알려주시면 좋겠군요.

  6. 갈매기 2009.06.01 2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율이 낮은 것도 낮은 거지만 한국은 경제부문 예산이 상당히 높죠.

  7. 대학생 2009.06.02 2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위 어른들 얘기 들어보면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이 아니라
    파이의 크기를 늘려야한다고 복지지출이 적은건
    당연하다는 생각하더라구요.
    근데 언뜻 들으면 이 말이 맞는거 같기도 하고..
    복지 예산이 늘어나면 GDP는 증가할 수 없는 건가요?

  8. 아크몬드 2009.06.04 07: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타까운 일이네요

  9. sdf 2013.07.28 2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론 복지를 늘려야하는건 맞지만, 일본이나 미국,스웨덴의 세율또한 높아서 그런 것 아닐까요? 그리고 현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그리스나 스페인 정도의 복지를 하면 파탄납니다. 지금 유로존 위기를 보시고도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 바이커 2013.07.29 1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타 국가의 세율이 높아서죠. 해결책은 복지 포기가 아니라 세금 인상이 되어야죠.

      그리고 유로존 위기는 복지와 별 관련이 없습니다. 유로존 위기에서 가장 견고한 국가들이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 복지국가 입니다. 최근 IMF의 자기 반성, 그리스에 제안하고 실행했던 복지 축소를 통한 위기 극복 전략이 잘못되었다는 발표도 좀 찾아보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