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A: 민족주의 없이 복지국가가 가능한가염?

나도 불가능하다고 생각. 복지"국가"는 민족국가라는 근대 정치체제에 의해 제공되는 제도이고, 이 제도는 공동체 의식을 필요조건으로 한다. 일국주의, (민족)공동체 의식이 무너지면 복지국가를 건립, 유지하기 어렵다.

거의 모든 잘사는 국가가 다민족국가가 되어가는 현 상황에서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민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의 실체가 혈통이라기보다는 사회적 구성("socially constructed")의 결과라는 거다. (예를 들어 한국의 정치지형을 지배해온 지역감정이 지역의 지세라든가, 혈통 때문이라고 믿는 어리석은 분들은 얼마 없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다른 진보적인 분들과 내가 의견이 상당히 다른 것이 모병제다. 나는 징병제가 여러 측면에서 우리에게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공동체 의식이다. 없는 넘들과 있는 넘들, 배운 것들과 못배운 것들이 같이 생활하는 거의 유일한 기회다.

외국의 사례를 봐도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는 국가에서 외부인이 진정한 내부인이 되는 거의 유일한 통로가 군사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다.


ps. 미국에서 미국식 복지국가, 중산층의 형성, 주택 소유자라는 가치의 형성도 2차대전에서 봉사한 군인들에게 각종 혜택(GI Bill)을 줌으로써 이루어졌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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