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이나 영국보다 장하준의 23 Things...의 출간이 늦었다. 20여일 전에야 겨우 출시. 그래프나 표가 하나도 없어서, 킨들로 읽기에 매우 괜찮은 책이다. 간간히 영국식 영어가 보이는 것도 재미있고.
워낙 유명한 책이니 추가 소개는 필요치 않을 터. 이 책에 대해서 여러 비판들이 나왔는데, 솔직한 심정은 왜 그리 난리인지 잘 모르겠다. 이 책의 대상은 다수 대중, 사회과학적 배경 지식이 없는 학부 2학년이 큰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는 정도다. 더군다나 23가지 큰 주제를 다루고 있다. 당연히 논의는 깊이는 없다.
23가지 얘기 중에서 새로운 것은 없다. 후진국의 발전에 대한 아이디어는 장하준 교수 본인의 과거 책인 <나쁜 사마리아 사람들>과 다를 바 없고, 파이넌셜 섹터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크루그만의 주장과 다를 바 없다. 오히려 크루그만보다 온건하다. 인터넷과 세탁기를 비교한 것은 미국 경제학자인 DeLong의 주장과 다를 바 없다. 교육의 효과에 대해서는 인적자본론, 시그널링, 크리덴셜 이론의 오랜 논쟁 중에서 시그널링 이론을 더 지지했을 뿐. 정부의 크기와 역할에 대한 주장은 Galbraith의 주장보다 약하면 약했지 강하지 않다. 주주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은 Fliegstein나 Temin/Levy가 했던 얘기의 반복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새로운 얘기를 했다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회과학 전공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얘기를 일관된 관점을 가지고 읽기 쉬운 대중서로 엮었다는 점일게다.
나 역시 제도학파적 사고를 많이 해서 그런지, 이 책에 대한 대부분의 비판은 좀 뜬금없다고 생각한다. 김기원 교수의 격렬한 비판은 통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요기). 주주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두고 자유경제를 부정한다는 식으로 비판하는 것도 좀 웃겼다. 재벌에 대한 얘기를 안했다고 주로 비판하는데, "얘기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것의 한계는 비판하는 본인들도 잘 알거다. 재벌, 내지는 대기업과 정부의 유착이 후진국의 경제발전에 유효했다고 현재의 재벌의 행태를 옹호하면 곤란하다는 지적은 타당하지만, 이 책에 대한 비판으로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이 책의 두 가지 문제점은, 하나는 경제성장률과 자유시장중심주의를 너무 단순하게 연결시키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다. 시카고 보이로 대표되는 칠레가 남미 중에서는 그래도 경제성장률이 괜찮았고,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에서도 90년대 이후에 상당한 경제 발전이 이루어졌고, 90년대 이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유럽보다 더 높았다는 것도 장 교수의 주장과 딱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또 하나는 후진국의 발전 경로로 "unfair"하게 우호적인 정책을 필 것을 선진국에게 요구하는게 현실 경제에서 가능한지 의문이다.
내년도 학부 경제사회학 강의에 보조 교재로 사용하면서 23가지 중 몇가지를 추려서 토론 주제로 삼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워낙 유명한 책이니 추가 소개는 필요치 않을 터. 이 책에 대해서 여러 비판들이 나왔는데, 솔직한 심정은 왜 그리 난리인지 잘 모르겠다. 이 책의 대상은 다수 대중, 사회과학적 배경 지식이 없는 학부 2학년이 큰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는 정도다. 더군다나 23가지 큰 주제를 다루고 있다. 당연히 논의는 깊이는 없다.
23가지 얘기 중에서 새로운 것은 없다. 후진국의 발전에 대한 아이디어는 장하준 교수 본인의 과거 책인 <나쁜 사마리아 사람들>과 다를 바 없고, 파이넌셜 섹터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크루그만의 주장과 다를 바 없다. 오히려 크루그만보다 온건하다. 인터넷과 세탁기를 비교한 것은 미국 경제학자인 DeLong의 주장과 다를 바 없다. 교육의 효과에 대해서는 인적자본론, 시그널링, 크리덴셜 이론의 오랜 논쟁 중에서 시그널링 이론을 더 지지했을 뿐. 정부의 크기와 역할에 대한 주장은 Galbraith의 주장보다 약하면 약했지 강하지 않다. 주주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은 Fliegstein나 Temin/Levy가 했던 얘기의 반복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새로운 얘기를 했다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회과학 전공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얘기를 일관된 관점을 가지고 읽기 쉬운 대중서로 엮었다는 점일게다.
나 역시 제도학파적 사고를 많이 해서 그런지, 이 책에 대한 대부분의 비판은 좀 뜬금없다고 생각한다. 김기원 교수의 격렬한 비판은 통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요기). 주주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두고 자유경제를 부정한다는 식으로 비판하는 것도 좀 웃겼다. 재벌에 대한 얘기를 안했다고 주로 비판하는데, "얘기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것의 한계는 비판하는 본인들도 잘 알거다. 재벌, 내지는 대기업과 정부의 유착이 후진국의 경제발전에 유효했다고 현재의 재벌의 행태를 옹호하면 곤란하다는 지적은 타당하지만, 이 책에 대한 비판으로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이 책의 두 가지 문제점은, 하나는 경제성장률과 자유시장중심주의를 너무 단순하게 연결시키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다. 시카고 보이로 대표되는 칠레가 남미 중에서는 그래도 경제성장률이 괜찮았고,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에서도 90년대 이후에 상당한 경제 발전이 이루어졌고, 90년대 이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유럽보다 더 높았다는 것도 장 교수의 주장과 딱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또 하나는 후진국의 발전 경로로 "unfair"하게 우호적인 정책을 필 것을 선진국에게 요구하는게 현실 경제에서 가능한지 의문이다.
내년도 학부 경제사회학 강의에 보조 교재로 사용하면서 23가지 중 몇가지를 추려서 토론 주제로 삼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