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교수의 한겨레신문 인터뷰
동일노동 동일임금제를 실시하면 생산성이 낮은 기업은 능력보다 임금을 더 줘야 하니 더 어려워지고 생산성 높은 기업은 번 돈보다 적은 임금을 줘도 되기 때문에 이윤이 더 많이 남는다. 따라서 생산성 높고 혁신을 많이 하는 기업 쪽은 번성하고, 낮은 쪽은 도태된다.

실제로 그랬다. 1970년대인가(그 전인가)? 스웨덴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 정책을 수행한 결과, 산업구조조정이 이루어진다. 생산성이 낮은 중소기업이 몰락함에 따라, 대기업 쪽으로 자본 집중이 이루어졌다.

스웨덴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정책은 2단계로 추진되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은 1단계의 모습이다. 더 높은 평등 수준을 추구했던 2단계는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하청업체를 쥐어짤 수 없기 때문에 동일노동,동일임금 정책이 친재벌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하청업체는 해외로 돌리면 된다.

현재의 세계화 수준에서 이 정책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책의 결과로 자본집중화가 가속되고, 산업구조 조정이 일어나는 것은 괜찮은데, 자본의 이탈, 내지는 중소기업의 공동화가 일어나면 곤란하다.

이걸 막기 위해서는 "자본과 노동의 타협"에 더하여 "노동 내부의 타협"이 필요하다. 자본은 국내 하청업체 위주의 선택을, 노동은 상층노동자의 희생을 요구한다. 이게 그리 쉽지 않은게 문제다. 스웨덴의 정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단순히 노조가 강해서가 아니라, 노조가 노동 내부의 갈등을 억누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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