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부에서 부가가치세 인상 논의가 있고, 누리꾼들이 여기에 대해서 반발하는 모양이다.

나는 부가가치세 인상에 찬성한다.

첫째,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는 다른 나라보다 낮다. (아래 표 참조, 클릭하면 해상도 조금 나아짐, 출처는 OECD). OECD 평균이 18%인데, 우리나라는 10%다. 복지국가라는 나라들은 대부분 20%에 달한다.


둘째, 복지국가에서 중요한 것은 세금의 진보성 보다 세금의 절대액이다. 일부 세금에서 진보성을 가짐으로써, 저소득층의 반발을 무마하고, 전체적인 세금에서 flat-rate tax system의 성격을 가짐으로써 부유층의 반발을 무마하여, 전체적인 공유분을 늘리는게 진보정책을 펼칠 수 있는 기초다.

한국의 진보적 인사 뿐만 아니라 많은 일반 사람들이 국민 전체의 공통된 노력은 무시하고, 부유층의 희생으로 복지국가를 이룰려고 하는데, 이렇게 해서는 절대 복지국가로 갈 수 없다. 복지국가는 계급투쟁과 계급화해의 균형의 결과물이지, 계급투쟁에서 프롤레타리아트 승리의 산물이 아니다.

세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에서 부유층의 세금은 모두 깎으면서 저소득층의 부담만 늘리는 부가가치세 인상이 곱게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부가가치세를 인상해서 사람들의 조세 정의감에 위배되는 일을 해두면, 다음 정부에서 소득세에 진보적 세제를 강화하여,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된다. 결국은 총세금이 늘어나 복지국가로 갈 수 있는 물적토대가 구축된다.

이명박 정부가 여론의 지탄에도 불구하고 부가가치세 인상을 밀어붙인다면, 나는 이명박 정부를 지금보다 덜 싫어하게 될 것 같다. 그들의 의도가 무엇이든 부가가치세 인상은 인기 없는 정책이지만 국민 전체를 위해 나쁘지 않은 정책이다.

여담으로, 부가가치세가 낮은 다른 나라에서도 인상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적 조류에 발 맞추어서 나쁠게 없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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