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홍준호 칼럼.

등록금 논쟁이 한국 사회 여러 문제에 대한 전방위적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해결책도 백가쟁명이고. 오늘 조선일보에서는 직업 "교육"으로 해결하자는 논설위원 칼럼도 나왔다.

몇 년 전에 한국에서 직업교육의 효과에 대해서 열심히 들여다본 적이 있다. 민주정부 10년동안 직업교육에 대한 투자를 안한게 아니다. 효과는? 직업 교육에 대한 투자가 불평등을 오히려 심화시키고 있더라는 것.

미국과 한국에서 직업학교가 유럽보다 활성화되지 못하고, 대학에 가서 보편적 인지 능력을 더 키울려고 하는 이유는, 산업, 고용 관계가 직업 학교에서 기술배워서 먹고살기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처럼 직업 교육 학교가 성공하려면, 노동자를 해고하지 말아야 한다. 불가피하게 해고할 경우 상당히 장기간 동안 비슷한 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하고, 나중에 고용사정이 좋아지면 해고되었던 노동자가 우선 재고용 되어야 한다.  하루 아침에 짤리고, 짤리면 갈 데가 없어지는 고용관계에서는 직업 교육이 발전하지 않는다.

직업학교는 특정 기술을 가르친다. 특정 기술은 특정 산업에 특화되어 있다. 한국 같은 경우에는 특정 기업에 특화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정 산업, 기업에만 통하는 기술을 열심히 배우도록 독려할려면 그 기술을 배워서 평생 먹고 살 수 있어야 한다. 중간에 기술이 노화되면 재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그 기간 동안 소득이 보전되어야 한다.

그런 시스템이 안되어 있는, 한국, 미국 같은 사회에서는 직업학교를 통해 특정 기술을 배우기 보다는, 대학에 가서 보편 적용 가능한 일반 기술(즉,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지식)을 배우는게 낫다. 그래야 해고되어도 어디서나 사용가능한 보편적 인지 기술로 재고용도 된다.

직업 학교가 발전된 유럽에서 우리 같은 해고가 없는 이유는, 그 동네 자본가가 유난히 착해서가 아니고, 그래야 그 기술인력을 재생산하는 산업 체제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반값 등록금 대신 직업학교, 기술교육을 강화하라고 주장하려면, 한진중공업 노동자 해고도 문제삼아야 설득력이 있다.

<강한 노동자권리--직업 교육--무료 등록금>이 한 셋트로 연결되어 있고,
<약한 노동자권리--대학 교육--비싼 등록금>이 한 셋트로 연결되어 있다.

사회체제는 패키지 상품이지,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옵션 상품이 아니다. 사회적 연대는 낡은 운동권 생각이 아니라, 다수가 편안한 사회를 만드는 가장 현실적 방법이다.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