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페다고지"라는 책이 필독도서 중의 하나였다. 대안학교 초기에 문제아들을 마음대로 놀게했더니, 결국 정신차리고 열심히 하더라는 스토리도 많았고. 

다른 진보적인 분들과 달리, 나는 대안학교도 싫어하고, 자유주의 교육관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쉬운 수학능력 시험도 이해하지 못하겠다. 

1.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공교육은 인류 사회가 만든 가장 최초의, 가장 훌륭한 복지다. 대안학교는 중산층만이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이지, 다수 대중을 대상으로 한 대안이 아니다. 공교육에서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는게 목표가 되어야지, 우리 아이는 현재의 공교육과는 다른 교육을 시키겠다는 마인드는, 결국 가정 교육을 통해 지식을 재생산했던 귀족 교육 시스템으로 귀결될 것이다. 

2. 
교사들이 학생을 대상으로 신체적 폭력을 행사하는 것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100% 공감한다. 허나, 이의 대안이 처벌의 폐지가 될 수 없다. 자유방임 교육은 60-70년대의 실험을 통해 실패한 것으로 결론난 것이 아닌가? 왜 이 실패를 반복하는가? 학교는 지식의 전달과 더불어 훈육 (discipline)을 제공하는 곳이다. 

교사의 사적 신체적 폭력은 막아야 하지만, 학생들을 훈육시킬 수 있는 엄격한 처벌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학생에 대한 처벌은 두 가지. 하나는 군대의 얼차려와 같은 체력 단련식 처벌, 다른 하나는 친구들과의 접촉을 막는 감금이다. 시간에 대한 관념은 나이가 들면 달라진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간다고 느끼고, 어릴수록 무료한 시간을 견디기 힘들어 한다.

처벌은 개인 교사의 결정 범위, 학교 위원회의 결정 범위, 더 상급 위원회의 결정 범위를 정하여,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체제에 의해서 강제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정학 처분을 받은 학생의 전학, 자퇴, 검정고시 응시 등을 막는 것 등이다. 

3. 
공부는 어려운 것. 쉬우면 왜 누구나 잘하지 못하겠는가. 중,고교 시절에 가능한 많은 것을 가르쳐야 한다. 쉬운 수학능력시험이 목표가 되는 걸 이해할 수 없다. (GED 제외) 고교 졸업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고, 10대 미혼모, 마약의 문제가 심각한 미국의 고교체제에서나 얘기될 수 있는 방식을 한국에 그대로 이식하는 듯하다. 

사람의 능력은 차이가 있다. 이 차이는 상당 부분이 선천적인 것이다. 능력이 있는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치고, 변별력있는 시험을 치르고, 이들이 우수한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등교육의 교육 수준이 낮아지면, 고등교육의 교육 수준도 낮아진다. 고등교육의 교육수준이 낮아지면, 과학기술의 혁신성이 낮아지고, 경제성장률이 떨어진다.

혹자는 중등 교육 수준이 낮은 미국에서 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영역의 박사 학위 수는 지속적으로 늘었다고 반박할 것이다. 하지만 
늘어난 이공계 박사수는 모두 이민자들이 채운 것이다. 미국인들의 STEM 영역 학위 취득자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미국이야 이민 인력이 있으니 과학기술 혁신을 이민자들에게 맞겨도 상관없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여러가지 능력 차이 때문에 어려운 공부로 좋은 대학에 가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대안은, 쉬운 것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의 격차 축소로 선천적 능력 차가 삶의 질의 격차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는가? 
Posted by 바이커 sovidenc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미성년 2011.06.26 22: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
    공교육에서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과 별개로 다양성 측면에서 대안학교의 존재가 부정적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2.
    저는 중등교육은 지식 전달보다 규율(discipline)을 습득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규율은 창의를 저해한다고 하는데, 그 기간에 얼마나 창의를 발휘해야 할 일이 많을지 의문이고 무엇보다 규율을 체득한 다음에야 자율적인 사고가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거든요.

    체벌이 금지된 이후로 교권이 급격히(?) 추락하는 사례들이 보도되고 있는데, 체벌을 대체할 것은 공권력 투입 외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성질이거든요. 경찰관이 교실까지 들어와야 되요. 이것만 관철되면 교사가 굳이 간접체벌도 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3.
    공부가 어려운 것과 과중한 것을 구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공부가 어렵다는 건 보통 대학에서 학문의 세계를 접할때 느끼지 않나요? 우리 학생들은 과중한 학교교육에 고통받고 있죠. 학생마다 능력과 흥미에 따라 교육을 달리해야 하는데, 역시 선결과제는 노동시장의 격차해소인 것 같습니다.

    평소하던 생각은 아닌데 주인장님 글을 읽고 저도 개인적인 감상을 적어봤습니다.^^

    • 바이커 sovidence 2011.06.27 04: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국은 어려운 공부는 안시키고, 똑같은 내용을 과도하게 반복하는 공부만 시키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대안학교는 다양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말이 좋아 다양성이지, 우리 아이는 특별나게 교육시키겠다는 발상이죠. 대안학교, 외국인학교, 외고, 조기유학 모두 비슷한 거죠.

  2. Q 2011.06.27 07: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교육에서 어려운 것을 가르칠 선생이 없어서 생기는 문제도 있을 것 같네요. 저같은 경우에는 10년 전 이야기이긴 한데, 수능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못 가르치는 교사들이 대다수였습니다. 농담이 아니라요.

    학력고사에서 바뀐지 대략 6~7년이 지난 시점이었는데, 수학 능력 시험이란 것을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 수학 능력 시험도 공식을 외우고, 논설문/설명문, 외재율/내재율 이런 거 외우게 해서 보게 했죠.

    • 바이커 2011.06.27 09:04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학력고사 세대인지라...

      현재의 상황을 잘 모르지만, 한국 교사의 수준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Q 2011.06.30 1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것도 아마 고등학교 학생들처럼 평균은 높지만 상위권 수준은 별로일 거 같네요. 예를 들자면 대학 수준의 미적의 모든 아이디어를 공식화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설명하려면 실해석학 - 집합론을 잘해야 하는데 이 정도가 안된다는 거죠.

  3. polarbear 2011.06.27 20: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안학교와 외국인학교,외고,조기유학은 다르죠.
    후자는 현재의 공교육 시스템의 최상층으로 올라가기 위한 일종의 편법이고,
    대안학교는 공교육 시스템 자체를 부정 혹은 회피하는 초법입니다.

    물론 그나마 깨어있는 교사들이 대안학교로 빠져나가는, 즉 바이커님 말대로
    전체 공교육 시스템의 질이 떨어지는 점은 아쉽지만

    교육 시스템이라는게 단기간에 변하지 않기 때문에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의 아이들이 (대안학교의 관점에서)피해를 본다는 점이 있죠. 이기적일수도 있지만, 남의 자식을 위해 내 자식의 희생을 도모한다가 가능이나 한가요.

    대안학교를 다양성으로 보지 않는다면, 어떤 교육 구조를 다양성으로 봐야할지
    모르겠네요. 보여주기 식의 각종 특화교육이야말로 외고, 외국인학교 등과 가깝죠. 공교육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참여 기회가 희박하니까요.

    대안학교의 학비가 비싼 것은 사실이고, 이 때문에 중산층이상의 아이들만 들어올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 부분은 바이커님이 비판하시는 것을 피해갈 수 없죠. 다만 이 부분의 해결은 공교육 시스템 꼭지로 편입시키면 해결되는 문젭니다. 다시 말해 정부의 지원을 말합니다. 저도 정확히 모르지만, 대안학교에 어느 정도 정부 지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부분의 확대와 함께 대안학교 자체 볼륨의 크기를 키운다면, (1)공교육 시스템이 발견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재능을 찾고, (2)공교육 시스템이 어울리는 학생들의 수업의 질도 높일 수 있죠.

    한국과 같이 블루칼라를 폄하하는 나라에서 공업고등학교는 한계가 있습니다.

    • 바이커 2011.06.27 2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데올로기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대안학교가 다양성이면, 외고, 조기유학도 다양성입니다. 대안학교 나와서 검정고시 안보고, "공식" 학력 취득 안하나요? 결국은 "공식" 학력을 취득합니다.요즘은 출신고교가 아니라 출신대학이 중요한 사회인데, 대학, 대학원도 대안학교 다니는 분 있나요? 대안학교라는 건, 출신 고교가 중요하지 않고, 검정고시라는 제도가 있기 때문에 생긴 현상(즉, 일종의 편법)입니다. 초법적 현상이 아닙니다.

      조기유학을 막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굳이 할려면 못할 것도 없지만...), 대안학교도 막기 어렵습니다만, 대안학교는 공교육의 대안이 아닙니다.

      대안은 공교육 "내"에서 나오는 것이지, 밖에서 나올 수 없습니다. 다수 대중에게 높은 수준의 교육을 평등하게 제공하는 것은 오직 공교육을 통해서 가능하다는게, 사회가 수백년의 경험을 통해 축적한 진리가 아닐까 합니다.

  4. 김고기 2011.06.27 2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제는 극심한 대학 서열화인데 자꾸 이걸 과잉 자유주의적으로 풀려고 하니 더 꼬이죠.

    말씀하신 것처럼 중등교육에서 어려운 내용 가르쳐도 됩니다. 문제는 대입의 부담, 즉 대학서열에 따른 임금의 지나친 격차지, 결코 중등 교육의 컨텐츠 자체가 아니죠. 왜 이걸 구분못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됩니다.

    피라미드형 서열 구조가 그대로인데 쉬운 수능이나 수능 등급제 처럼 선발 과정을 느슨하게 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혼란만 가중할 뿐이죠.

    • 바이커 2011.06.28 1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과잉자유주의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적극 동의하고요. 한가지 질문은 대학서열화의 선형성을 줄일 수는 있어도 피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5. 지나가다 2011.06.27 2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의 중등학교의 현재 문제점은 과도한 사교육비입니다.

    하지만 그 사교육비의 원인은 대학의 학벌 제도와 노동시장의 극심한 경쟁, 그리고 그 위에서의 모든 인생을 결정하는 단일한 수능 시험 제도에 있지, 중등교육에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결과만 놓고 보면 한국의 중등교육은 핀란드에 이어 세계 2위의 매우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교육과정의 문제를 말할 때는, 대학의 체질 개선에 대한 논의는 쏙 빼더군요. 특히나 대학 서열화로 날로 우수한 인재를 빨아먹는 상위권 대학들의 체질개선문제에 대해서는...

    대학 수를 줄여야 된다는 논의에 대해서, 저는 상위 엘리트 계층이 60~70년대처럼 대학만 일단 들어가면 뻥뻥 놀아도 취직되곤 하던 그 시절 그시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대학 수를 줄이려면 대학을 가지 않고 취직할 수 있는 노동시장의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필요한데, 이걸 짝으로 같이 주장하는 사람은 별로 없더군요. 이래서는 공부 못하는 놈들은 대학에서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도 박탈당한채 저임금에 육체노동이나 해라 라는 말과 다를바가 뭐가 있겠습니까?

    • 바이커 2011.06.28 1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중등교육, 고등교육, 노동시장이 서로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무척 동의하는데, 중등교육의 문제를 고등교육 문제의 파생으로 파악해서는 곤란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사교육비 문제가 하루이틀된 것도 아니거든요.

      그리고 핀란드에 이어 세계2위를 기록하는건 평균이고, 상위득점자만 따지면 좀 문제가 있다고 나옵니다.

    • 시닉스 2011.07.03 0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흔히들 중등교육의 성과를 세계 2위라고하는데 제가 알기로 학업 성취도 결과입니다. 즉, 중등학교 학생들의 높은 학업 성취도가 과도한 사교육의 결과인지, 아니면 우수한 중등교육 과정 자체의 결과인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런 이야긴 할 수 있겠네요. 원인 결과 차치하고 지금의 과도한 사교육이 과연 사회적 비용 대비 효율적이냐, 오히려 더 효과적인 제도나 방법이 있을 수 있지 않느냐.

      그 다음, 우수학생 뽑으려는 대학들의 노력이 왜 비난받아야하는 것인지? 제가 알기로 그 경쟁은 미국, 유럽 공히 똑같은데? 다만 우수학생들을 어떻게 거를 것이냐, 우수학생의 기준이 뭐냐가 다를 뿐. 개인적으로 성적외 다른 요소를 중시하는 미국식 전형이 과연 성적을 우선시하는 한국보다 특별히 더 좋다고 보지 않습니다.

  6. .... 2011.06.30 09: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안학교는 진보, 중산층의 악세사리 용도로나 쓰이죠....

  7. 시닉스 2011.07.02 23: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바이커님 의견에 상당 부분 동조합니다. 다만 일부분은 지적하고 싶네요.

    1. 대안교육이 공교육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은 100프로 동의합니다. 다만, 복잡해진 현대 사회에서 공교육 자체에 만족하지 못하는 계층은 나오기 마련이고 따라서 외고든, 과고든 대안교육이든 형성될 수 밖에 없습니다. 중요한건 그 계층의 그런 교육이 다시 공교육에 자극을 줘서 질을 올리는 계기로 작용하는가, 또 그러한 특수 학교들이 사회 전체적으로 순기능을 하는가 입니다. 현재까진 대안교육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2. 체벌이 아닌 '처벌'을 회피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동의합니다. 다만, 이런 측면만 지적하고 싶습니다. 체벌이 허용되면 '체벌 외 처벌'을 개발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전교조든 교총이든 '다른 처벌 수단이 없는데 체벌 금지하면 어쩌자는 거냐?'는 볼멘 소리 나오고 있지만 자업 자득입니다. 아니 솔직히 제가 교사라도 체벌 허용되면 그냥 편하게 체벌 할 겁니다. 체벌 외 처벌 수단 개발하는 거, 말이 쉽지 어렵거든요. 결국 자기 문제로 닥치니(즉, 안하면 안되니) 체벌외 처벌 수단을 개발하는 거지요.

    3. 교육이 어려워야 한다는 지적은 정말 동의합니다. 전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게 공부외 다른 재능에 대해선 선천성을 인정하면서 왜 공부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시험은 정상적으로 공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풀 수 있는 문제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께 묻고 싶어요. 그럴거면 시험을 왜 치냐고. 당연히 걸러주고 서열화해야 합니다. 서열화 자체에 불만들이 많은데 서열화 안하면 어쩔건데요? 서열화를 해야 수학에 재능이 잇는지, 국어에 재능이 있는지를 알죠. '그냥 공교육 받으면 누구나 풀 수 있는 수준'이라면 아무나 수학과가고 국문과가고 그래도 되게요? 그랬다간 사회적 비용은 물론이거니와 개인의 인생에도 엄청난 마이너스이고 결국 공부외 다른 수단으로 서열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부자들에게 훨씬 더 유리합니다.

    이건 공부외 다른 분야를 적용하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죠. '학교 체육시간에 충실하면 누구나 프로스포츠 선수 될 수 있다.' 혹은 '학교 미술 시간에 충실하면 누구나 화가로 먹고 살 수 있다'란 말을 하면 바보 소리듣죠. 이상하게 공부에 대해선만 '노력만 하면 누구나 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들이 너무나 강합니다.

    • Q 2011.07.03 0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3. 누구나 학교 미술 시간에 충실히하면 미술 선생님이 되거나 실용 미술가가 될 수 있죠. 또 학교 체육 시간에 충실하면 체육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될 수 있고요.

      마찬가지로 수학 열심히 하면 전문적 수학 연구자가 될 수는 없지만 수학 교육자가 될 수 있죠. 오히려 전문적 수학 연구자보다 수학 교육자가 교육을 더 잘하겠죠.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를 시험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무척 우습네요. 중등 교육은 고등 지식을 쌓게 하는데 목적이 있는게 아니라 다양하고 폭넓은 시각을 갖춘 교양인을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죠.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대학에서부터 전공 지식을 쌓게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 시닉스 2011.07.03 0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쎄올시다. 누구나 학교 미술에 충실하면 미술 선생님이 되거나 실용미술가가 될 수 있다고요? 재능이 없어도? 가능하기야 하겠지만 별로 바람직한 인생으로 보이지 않는군요. 말 나온 김에 이야기지만- 그리고 제가 그 분야 언저리에 있어서- 정말로 재능이 없어도 학교 미술 시간에 충실하면 실용미술가로 밥먹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재능이 있어도 포기하고 다른 길 찾는 사람이 널려있는데? 현업 미술인들을 우습게 봐도 너무 우습게 보는 말씀이 아닌지? 제가 보기에 '재능이 없어도 학교 미술 시간에 충실하면 미술로 밥먹고 살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면 몰라도 '현실이 그렇다'고 주장하신다면...

      그 다음 수학 열심히 라고 말씀하셨는데 핀트가 조금 다릅니다. 저도 과외 좀 해봤는데 수학은 재능 따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수학보다 다른 재능있으면 다른 쪽으로 키워주는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그리고 현실은 그냥 열심히만 하면 수학 교육자가 될 수 있지도 않습니다. 열심히 할 뿐더러 재능까지 있는 애들이 한정된 수요를 차지합니다. 재능 없는 아이보고 열심히만 하면 된다는 건...저라면 그렇게 가르치지 않겠습니다.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를 시험으로 판단한다는게 우습다고 하시는데 그럼 뭘로 판단할까요? 선생이 봐서? 아이가 스스로 있다고 우기는 걸로? 제비 뽑기로?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나 다른 기준을 먼저 제시하는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중등교육이 님 말대로 그런 목적이 있다는걸 부정하지 않겠습니다만 그 목적만 달성하면 그만인 중등교육이라면 저부터 제 자식 공교육에 보내지 않을 겁니다. 자신의 재능으로 보건대 어느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게 가장 좋을지조차 안가르쳐주는 중등학교는 낭비입니다. 아니면 대학가서 이 전공, 저 전공 돌아다니며 자기 적성과 재능 파악해요? 한 10년 떠돌아다니면 가능하겠지요. 돈이 남아돕니까?

    • i.D. 2011.07.03 02:06  댓글주소  수정/삭제

      공교육이 자신의 적성을 철저히 깨우쳐주는 것이 또 사실이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중등교육 기간에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쉽게 파악하기 힘들었다는 것을 저의 예로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적성검사 하면 항상 예술쪽이었고-참고로 제가 지금 운영하는 블로그도 포스트모던 예술, 디자인, 패션, 음악 등을 주로 다루는 개인 블로그입니다 취미삼아 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있었지만 정작 공교육은 저에게 아무런 제시도 해 주지 않았습니다. (bold accent!!->) 무조건 공부하고 한국 사회에서 말하는 좋은 직장을 얻어 장가 잘 가야된다는 신념을 주기만 했지, 내가 뭘 잘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 주지 않았습니다. 성적도 전체적으로 좋지 못했습니다. 공부를 안 하니까 다 안 좋게 나왔고 비교적 쉬운 과목-평균점수가 굉장히 높았던-은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수리능력이 특히 좋지 못한 편이었는데, 거기에 대해서 선생들은 그냥 하면 된다고 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길이 마음에 안 들어 빠져나왔고, 학교공부를 그만 두고 독학해서 지금은 해외에서 사회학을 공부중에 있습니다. 참고로 아주 즐겁게 통계학과 미적분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듣기에는 제 자랑 같이 들리시겠지만, 결국 확연한 적성에 분류되기 힘든 예이기도 하고 현실적으로 공교육은 아무런 저의 적성에 대한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저 제도외에서 스스로 찾아낸 경우입니다. 높은 교육수준을 통해 재능이 있는 학생이 적성에 대해 인지하고 분류되고 특화된다면 좋은 진로에 대한 모색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현실이'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대부분 학생들은 놀기를 좋아하고, 그것에 대해 잘 모릅니다(통계나 자료는 기사만 보셔도 아실 겁니다). 기존 life-long learning에서도 그 점을 지적하듯이, 인간은 중장년이 돼서 자신이 잘하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는 사실입니다. 일찍이 사회 구조로 인한 직업관이나 인생관에 대해 물색해 보기도 하지만 학생들에게 있어서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당연히 구조적 왕도에 맞추는 학생이 비율적으로 많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단편적으로 설명하기 힘듭니다. 이외에도 많은 것이 보이는데 글이 길어지니 이 정도로.

    • 시닉스 2011.07.03 0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공교육이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와 할 필요가 없다는 다른 문제지요.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 대해선 동의합니다. 다만 제대로 하는 방법에 있어서 서열화는 불가피하다는 것이지요.

      당장 공교육 과정에서 님이 미술이나 기타 예술 수업에 어떤 서열화도 없었다면, 가령 수업 시간마다 선생님이 '열심히 하면 누구나 잘할 수 있다. 고로 너희들의 그림 성적은 다 거기서 거기고 지금은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누가 잘하는지 못하는지 평가할 수 없다. 열심히만 하면 된다.' 이 말만 반복했다면 님이 재능있는지 없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을까요?

      저렇게 수업하는 건 학생들을 독려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무책임한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너가 미술에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그 쪽으로 나가도 되는지 안되는지는 너희들이 알아서 판단해. 열심히만 하면 미술로도 먹고 살 수 있어'밖에 안되거든요. 전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8. 시닉스 2011.07.03 0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동시장의 격차 축소는 100프로 동의하고 거기에 하나 덧붙이면 전 '가난한 집안 아이들이 공부외 다른 재능이 있어도 성공할 수' 있는 교육 및 사회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현실은 축구든 미술이든 음악이든 엔터테이너든 돈이 있어야 된다는. 당장 저만해도 우리애가 골프에 재능있을까봐 겁납니다. (다행히 없는 것 같다능.)

  9. i.D. 2011.07.03 0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에서만 보면 그로 인한 문제에 대한 것은 전혀 언급이 되지 않아 아쉽습니다. 저 글은 전혀 학술적인 것이 아니고 개인의 견해를 아주 단편적으로 드러낸 글이기는 하지만, 교육제도에 대해 공론화가 계속 이뤄지는 것도 말씀하신 제도나 훈육, 교육 수준같은 것 자체를 논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로 인해 나타나는 기존의 교육제도의 병폐라 할 수 있는데, 한국의 교육제도는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과 더불어 상당히 특수합니다. 가령 체벌정당화에 따른 신체적, 정신적 피해 사례들, 교육과목 중에서도 유독 특정과목(국영수?)이 크게 작용하는 것, 대학서열화가 명확한 것, 어마어마한 사교육 현상, 고졸에 대한 구조적 차별, 대학진학율이 90% 가까이 된다든지 하는 것들입니다.

    게다가 미국의 교육제도나 사례하고만 비교하는 것은 좋지가 않습니다. 양쪽의 결과만 두고 단순비교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단순히 결과를 놓고 비교하는 것보다 아시다시피 우선 기원과 과정에 대해서도 살펴보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환경적 요인도 있겠고, 이런저런 원인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들이 공통되지 않아서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고, 근본적인 차이가 분명하기도 할 것입니다.

    아무튼 저는 지도교수가 volunteering, life-long learning을 연구하시는 분이고, 저도 따르는 편이라 그런지 바이커님의 견해에는 크게 동의가 되지 않습니다.

  10. 후추상사 2013.12.05 05: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이커님의 포스트가 흥미롭습니다.
    예전에 제가 쓴 독후감인데 일맥상통하는 생각이 있어 링크걸고 갑니다. ^^

    http://blog.naver.com/ledzeppeline/20181782516

    • 바이커 2013.12.06 12: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동감합니다. 더 나은 학교 교육은 가능하지만, 학교 교육 보다 더 나은 교육이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