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 주제에

교육 2009. 6. 12. 05:01
우석훈 선생이 한 번 언급한 적이 있다. 최종 학력이 학사인 주제에 경제학 학술토론에 끼어서 유명해진 인물에 대해서.

이름하여 존 메이나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다. 그가 누구인지는 설명할 필요가 없을거다.

그의 최종 학력은 학사, 그것도 경제학이 아닌 수학이다. 그래놓고 경제학파의 거대한 한 흐름을 형성했다.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브레튼우즈 세계체제의 고안자이고, 우리에게도 너무나 친숙한 세계은행과 IMF의 고안자이기도 하다.

그가 유명해지기 전에 이미 캠브리지대 경제학과에서 lectureship을 획득하기도 했다. 수학과 학사 주제에 경제학과에서 강의를 한 것이다. 학사 주제에 그 자리를 낼름 차지하여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낸 후 그는 경제학계에서 유명해졌다. 별로 유명하지도 않았던 케인즈에게 그 자리를 준 건, 캠브리지대 교수들의 자의적인 판단이었다.

대학에서 누가 어떻게 성공하는가에 대해서 Sponsored mobility이론과 Competitive mobility이론이 있다. 전자는 <고수끼리는 서로 알아본다>론이고, 후자는 <니가 고수임을 객관적 데이타로 증명하라>론이다. 현실에서 두 이론은 순수하게 존재할 수 없고 언제나 뒤섞이기 마련이다. 그 사회의 문화에 따라 어느 하나가 강세를 띈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는 후자를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지만, 전자가 없는 건아니다. 이 중 하나만 옳다고 믿고 강한 목소리를 내는 양반들 보면 좀 답답하다.

케인즈가 학사라는 건 좀 알려졌지만, 사람들이 이건 잘 모를거다. 케인즈는 고전무용과 음악에도 취미생활로 관심이 있었다. 심지어 그는 <영국 음악과 미술 촉진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영국 미술위원회> 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수학과 학사 주제에.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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