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이 쓴 중앙일보 기사.


제가 알고 있던 것과 일치하는 아주 좋은 기사^^ 네, 통일 독일의 문제를 해결한 것은 유로화 통합이었죠. 이런게 국가의 운빨.


... 독일 통일은 역사적인 의미 못지않게 경제적인 의미가 중요하다. 서독은 동독과 통일을 할 때 화폐의 교환비율을 1대1로 했다. 그 당시 암시장에서 서독 통화와 동독 통화의 교환비율이 1대4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동독 통화를 심하게 고평가(통화의 가치를 실제가치보다 높게 평가)시킨 것이다. 이는 서독과 동독을 합친 통일 독일의 통화를 고평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로 인해 동독의 근로자뿐 아니라 독일 전체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실업이 발생했으며 성장률이 하락했다. 92년부터 2005년까지의 성장률이 평균 1.4%에 불과했다. 2003년에는 실업률이 11.6%에 달하고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이 400만 명에 이르렀다. ... ‘통독은 실패’했다는 인식이 세계시장에 퍼졌다.

급기야 2003년 슈뢰더 총리는 ‘어젠다 2010’을 제시하고 노동시장 유연화, 복지제도 개혁 등을 제안했다. 복지 축소 등에 대해 독일 내의 반대도 많았다. 슈뢰더 총리는 결국 2005년에 물러나고 독일은 연정(聯政)을 구성하게 된다. ...

그런데 통독 후 어려움에 빠진 독일을 건져낸 것이 ‘어젠다 2010’인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환율을 전쟁 전 수준으로 고평가하고 침체에 빠진 영국이 찾은 해결책이 결국 환율의 평가절하였던 것처럼 독일 역시 환율에서 그 길을 찾았다. ...

환율 조정의 발단은 99년 유럽 통화 통합(전반적인 확산은 2002년)에서 시작됐다. 이는 동독과 통일할 때 통화를 고평가했던 것과는 반대되는 사건이었다. ... 여러 유럽 국가와 단일통화를 형성하면 독일은 평가절하의 효과를 누리게 돼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다. ... 통화 통합은 환율의 절하 효과 이외에 시장을 통합시켜 유럽 국가들을 독일의 내수시장으로 만들어 주었다.  ...


두 가지 교훈: (1) 한국도 통일 후 비슷한 운빨을 가질거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 (2) 교육과 노동시장의 시스템이 상당히 다른 독일의 제도를 베껴서 한국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지 회의적이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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