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만 증세하는 걸로는 충분하지 않고 모든 사람이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는 건 다시 한 번 밝혀두고.
소득세를 올려야 된다, 부자들의 세금을 올려야 된다고 하면, 한국의 최고소득 세율은 이미 충분히 높다고 하거나, 부자들이 낸 세금이 전체 소득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마치 부자들은 이미 할 만큼 하고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과연 그럴까?
대략 연봉 1억을 버는 노동자가 사회보장세까지 합쳐서 세금으로 내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KPMG에서 국가별로 비교해서 보고서를 낸다.
아래 그래프는 2011년 보고서의 순위다. 여기서 세율은 명목상의 세율이 아니고 여러 감면 혜택을 모두 고려한 실제로 내는 소득 대비 세금 비율이다. 글자가 작아서 한국을 찾기 어려운데, 그래프를 누르면 커진다. 녹색이 소득세의 비율이고 청색은 사회보장세의 비율이다.
위 그래프에서 한국을 찾지 못했다고, 너무 실망하지는 마시라. 한국의 1억 소득자가 내는 전체 세금의 비율은 너무 낮아서 위 그래프에 없고 아래 그래프에 있다. 미국도 세금이 낮아 위 그래프에는 없고 아래에 있다.
한국의 1억 연봉 소득자가 소득세와 사회보장세를 합쳐서 미국 만큼 세금을 낼려면 21%를 증세해야 하고, 레이디가카가 좋아하는 독일만큼 낼려면 115%, 옆나라 일본만큼 낼려면 40%를 증세해야 한다.
한국의 고소득 연봉자들은 충분히 세금을 더 낼 수 있고, 내야 한다.
복지국가를 하고 싶으면, 자꾸 명목세율로 호도하지 말고, (감세혜택을 줄여) 실효세율로 한국의 소득세를 올려야 한다. 애들 입에 들어가는, 얼마 하지도 않는 급식가지고 정쟁만 불러일으킬게 아니고.
ps. 연봉 3억 이상의 초고소득자의 실질 세율은 한국이 미국보다는 조금 높다. 일본, 독일보다는 물론 상당히 낮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