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기고글


... 한국에서 0~17세 빈곤율은 8%에 불과하다. OECD 평균보다 5%p 정도 낮다. 심각한 노인 빈곤율과는 정반대로 이 연령층에서 한국의 빈곤율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편이다. 미세하지만 스웨덴의 아동 빈곤율(8.3%)보다 더 낮다. 18~25세 청년층의 빈곤율도 9.1%로 매우 낮은 편이다. 북구 복지국가인 노르웨이(30.0%)나 네덜란드(21.9%)에서 우리를 배워야 할 판이다. 26~65세 노동 연령층의 빈곤율(9.7%)도 그리 높지 않아서 OECD 평균(9.9%)과 비슷하다.


그러나 65세 이상 인구에서는 OECD 회원국 가운데 독보적으로 높아진다. OECD 평균은 12.6%이지만 우리는 그보다 37%p 많아 4배에 육박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우리의 40%에 불과한 멕시코의 노인 빈곤율은 31%로 우리보다 19%p 낮다. 다른 나라들은 아동 빈곤율보다 노인 빈곤율이 1%p가량 낮지만, 한국은 노인 빈곤율이 아동 빈곤율보다 42%p 가까이 높아 6배나 된다. 한국은 65세 미만에서는 빈곤 문제가 별로 없는 모범국가인 반면 65세 이상에서는 전 세계 최악의 빈곤 국가다. ...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한국의 연령대별 빈곤율 양상은 1960년대 이전 미국의 연령대별 빈곤율 양상과 비슷하다. 50년대 말 미국의 65세 이상 노인층의 빈곤율은 35%에 달했다. 아동 빈곤율보다 2배가량 높았다. 하지만 2012년 현재 미국에서 65세 이상 인구의 공식 빈곤율은 8.7%에 불과하다. 그사이 빈곤율이 75% 가까이 떨어졌다. ...


미국에서 노인 빈곤율이 낮아진 가장 큰 원인은 연금소득의 증가다. 노인 빈곤율의 역사적인 변화 패턴은 연금소득 증가 패턴과 정확히 일치한다. 잉겔하트와 그루버의 연구에 따르면 1967년과 2000년 사이 노인 빈곤율 감소분 17%p가 모두 공적연금인 사회보장소득(Social Security Income)의 효과로 설명된다. ...


한국도 마찬가지다. 살인적인 노인 빈곤율을 해결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공적연금 강화다. 그중에서도 다수 국민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국민연금을 강화하는 사회제도 개혁을 통해 노인 빈곤 문제를 풀 수 있다. ... 높은 적립금은 연금 도입 초기의 특징일 뿐, 연금이 성숙되면 적립금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미국 사회보장소득의 적립금도 우리보다 훨씬 낮다. ... 노인 빈곤은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경제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정치적 결정을 통해 풀 수 있는 정치 문제다.


아래 그래프는 연령대별 상대적 빈곤율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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