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기사; 한국일보 기사


한국의 지니계수를 비판하는 아주 익숙한 기사다. 이 번에는 한국경제포럼 9(2)에 실린 박명호 박사의 논문에 근거한 기사다. 


가계동향조사 자료에 근거해서 추정한 소득 지니 계수에 따르면 경제 위기 직후 2009년에 소득 불평등이 가장 높아졌다가 그 후 줄어드는 것으로 나오지만, 소득세 신고자료를 활용해서 최상위 소득 계층의 소득집중도를 추정하면 소득집중도는 오히려 높아진다는 것이다. 


기사는 가계동향조사가 최상층 소득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류라고 비판한다.  


기사의 주장이 맞을 경우 한국에서 소득 하위 95-99% 내부에서는 소득 불평등이 줄어드는데, 소득 상층 1%의 소득이 워낙 빨리 증가하여 전체 소득 불평등은 커진다는 추론이 나온다. 


하지만 과연 그런지는 그렇게 쉽게 결론 내릴 수 있는게 아니다.


우선 예전에도 몇 번 얘기했듯, 통계청에서 작성하는 지니계수와 김낙년, 박명호 등이 계산한 소득불평등은 그 대상이 다르다. 통계청 지니계수는 가구단위 소득을 균등화하여 가구 구성원이 공유한다는 가정 하에 전체 불평등 지니를 계산한 것이다. 


구체적인 계산 방법을 얘기하면 뜨악하는 분들이 있는데, 통계청의 방식이 OECD 기준이다. 다른 나라도 다 그렇게 계산한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몇 가지 문제가 있긴 하지만... 


어쨌든 통계청 지니와 박명호, 김낙년의 지수는 직접 비교가 불가능하다. 한 해만 놓고 두 통계를 직접 비교하는 건 넌센스다. 





하지만 그래도 경향은 볼 수 있다. 이 기사의 가장 큰 쟁점은 지니계수는 2009년 이후 줄어든다는데, 세금자료로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웬만해서는 개인 소득 불평등과 가구 소득 불평등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연구자의 관점에서는 큰 뉴스다. 


여기에 대해서 세 가지 가능성이 있다. 


(1) 통계청 자료가 틀렸을 가능성 


통계청에서 내년 말에 새로운 지수를 내놓겠다니 두고 볼 일이다. 헌데, 왜 국가 통계를 자기들만 들여다 보고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통계청 사람들이 이 통계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2) 가구 구성 변화의 계층화로 가구 구성원 내 소득공유를 가정한 통계와 단순 소득 통계가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 


통계청, 박명호/김낙년의 계산이 모두 맞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그 의미는 소득은 양극화되고 있지만 소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고소득 가장을 둔 가구는 가구 구성원이 많고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이 여럿인데, 못사는 사람들은 1인가구화해서 모두가 노동시장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즉, 고소득 가장의 소득은 다수 가구구성원이 공유하고, 저소득 가장은 1인 가구로 소득 전체를 혼자 소비한다. 



(3) 마지막으로 박명호, 김낙년 등의 계산이 맞지 않을 가능성이다. 


박명호, 김낙년의 계산은 생산가능인구와 소득분포에 대한 특정 가정에 기반한 추정이다. 박명호의 논문을 보면 김낙년의 방법과 자신이 작용한 mean split hitogram 방법에 따라 상위 5%의 소득 점유율에 상당한 격차가 있음을 보여준다. 


아니면 이 3가지가 모두 중첩해서 나타날 수도 있다. 





내가 세 번째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보는 이유는 지난 몇 년 간 홍종학 전의원이 (이 분 필리버스터에서 맹활약을 하셨지만 이 번 총선에 자진해서 안나오셨다. 좀 아쉽다.) 국세청에서 전달받아 공개한 자료 때문이다.  


어쨌든 아래 제시한 표는 박명호/김낙년 처럼 몇 가지 가정에 기반해 소득집중도를 추정한 것이 아니라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를 그대로 공개한 것이다. 이 자료가 한국에서 소득이 있는 사람의 개인 소득 분포에 대해서 가장 정확한 자료라 할 수 있다. 


아래 <표7>에는 2010-2013년 사이 과세미달자 포함 근로소득과 통합소득의 구간별 소득 증가율이 나타나 있다. 보면 2010-13년 사이 소득 하위 20%의 증가율은 60%가 넘는데, 상위 1%는 12.9%에 불과하다. 이렇게 되면 소득 불평등은 당연히 줄어든다. 


저 밑에 <표6>을 보면 상위 1%의 집중도는 2010년 11%에서 2013년에는 10.7%로 줄어들었다. 중위소득 대비 비율로 보면 집중도는 더 줄어든다. 


박명호/김낙년이 제시한 표와 겹치는 기간이 짧고, 2014-2015년에 어떻게 변화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쉽게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홍종학 전의원의 자료에 의하면 최근 몇 년 간 소득불평등이 감소한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 


 

소스: 경향신문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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