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기고문


... 확률이 낮음에도 많은 사람이 미래에는 자식세대가 부모세대보다 가난해질 가능성을 언급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 하지만 한국에서 지난 30년간 인당 국민소득의 연평균 증가율은 6.3%이고, 물가상승률은 4% 정도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해도 자녀세대가 부모세대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소득을 올렸다. 과거보다 성장이 정체되고 그리스와 같은 경제위기를 겪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경제가 장기간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 


두 번째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경제 성장과 가계소득 성장 간 괴리다. 국가경제는 성장해도 가구와 개인에게 돌아가는 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 ... 한국노동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동소득분배율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000년 73%에서 2012년 67.3%로 감소했다. 줄어든 노동자 몫은 자본가, 기업가에게 돌아간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공공기관 신입직원 연봉 삭감 조치 등이 바로 노동소득분배율을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정책이다. ... 


세 번째는 노동자 간 불평등 악화다. 설령 경제가 발전하고 노동소득분배율에 변화가 없더라도 일부만 슈퍼리치가 되고 대다수가 빈곤하면 자녀세대가 부모세대보다 가난해질 수 있다. ... 소수 임금노동자만 슈퍼리치가 되고 나머지 노동자의 소득이 감소하면 가계에 미치는 효과는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과 다를 바 없다. 


말하자면 경제성장이 이뤄지지 않아서가 아니라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전체 몫이 줄어들거나, 설령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같더라도 소수의 고액 연봉자가 열매를 독식하면 자녀세대 소득이 부모세대보다 낮아질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 발표된 데이비드 그루스키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와 라지 체티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교수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견고한 경제성장에도 불평등 악화로 부모보다 자녀의 실질소득이 떨어지는 비율이 급증했다. ...



‘그래프’는 미국에서 출생연도별로 자녀세대 소득이 부모세대보다 높은 비율이다. 1940년생의 경우 90% 이상이 부모보다 소득이 많았다. 하지만 그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80년생은 부모보다 자녀 소득이 높은 비율이 50%밖에 되지 않는다. ... 


한국의 20, 30대라고 이들과 다르겠는가. 부모세대보다 가난한 자식세대를 만들지 않는 최선의 방법은 경제성장의 열매를 평등하게 나누는 것이다.  

Posted by so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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